코로나 시대 식당 브랜드 전략 – 뭉쳐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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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식당 브랜드 전략 – 뭉쳐야 산다
  • 김태경 Ph.D
  • 승인 2021.02.1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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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식당

IMF 때 실직하고 식당 사장이 되었다. 겨우 자식들 공부시키고 이제 노후대비를 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코로나로 식당을 문을 닫아야 한다. 아이들 교육시키고 먹고 산다고 아무런 준비도 못 했는데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코로나를 방어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고 자영업자들의 영업을 정부가 규제하면서 보상 자체가 거의 없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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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식당의 피해
공연업계는 2020년 상반기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전시 분야의 피해액이 1,489억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0년 7월 발표한 ‘코로나19가 문화예술분야에 미친 영향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신문에서 인용해서 보도했다.

대충 계산을 해 보면 우리나라 외식시장이 100조원대의 시장이었다면 한 달에 8조 3,330억원, 하루에 2,778억원 정도의 매출 규모의 시장이다. 각 식당 매출이 평균 30%가 감소했다면, 이 기간이 45일 정도라면 2,778억원×30%×45일=37,503억원이다.

정부 규제로 약 3조 7,503억원의 손실을 보게 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걸 식당수로 나누면 약 점포당 500만원 이상 손해 본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식당의 피해액만도 수조원이 된다. 우리나라는 이걸 식당 사장 개인들이 다 부담하고 있다. 물론 앞에서 이야기한 추정치는 정확하지 않은 가상의 수치다.

누군가 정부에 시민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식당의 피해액을 산출해서 식당 사장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고 있는지 알려야 한다.

 

브랜드 파워가 약한 외식산업
이번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에 식당들이 이런 부당한 취급을 당하는 것이 외식산업이라고 이야기하는 산업 자체가 홀대당하고 있다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브랜드력이 약하다는 걸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외식의 역사가 그렇게 길지 않은 나라다.

밥을 돈 주고 파는 행위가 매우 익숙하지 않은 나라다. 그냥 지나가는 객이 찾아오면 없는 요깃거리라도 나누어 먹던 이상한 나라가 도시가 발전하고 산업화하면서 식당이라는 것이 생겨나도 식당은 그렇게 인정받는 산업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백년식당이 별로 없다. 엄청난 규모의 외식시장에 상장기업이 몇 개 있는지 다들 작은 규모의 사업체들을 운영하니 사회적인 지위가 아직도 낮은 평가를 받는다. 

외식산업에 100여개의 상장기업이 있었다면, 외식산업이 시민들에게 중요한 산업이었다면 정부가 지금과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까? 사업을 하는 데 있어 개인 브랜드의 강화도 중요한 일이지만 산업 자체의 위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외식산업 관련자들이 하나의 힘 있는 세력이 되었다면, 시민들에게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할 것 같은 충성을 키워 두었다면 아마 사회적 거리두기의 피해에 대해서 정부에 보상을 시민들이 먼저 요구하고 나왔을 거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외식기업은 베트남이나 태국의 메이저 외식기업들보다 규모가 작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외식기업들이 동남아 등 세계 진출을 한다고 하지만 역으로 외국의 외식기업들이 초토화된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 외식시장에 진출한다면 코로나보다 더한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브랜드 파워를 키워라
9시 마감 시간을 한 시간만 연장해 달라는 식당 사장님들의 요구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코로나 이후의 시장을 대비해서 살아남는 대형 외식기업들은 상장을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외식기업이 100개 정도 상장이 되어 있었다면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외식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정부의 이런 무책임하고 무지한 정책이 나오지 않았다.

상장 외식기업의 영업성적이 안 좋아 주식이 하락하면 피해를 본 사람들이 정부를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다음 선거의 투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럼 정부도 적극적으로 외식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 사회의 논리다.

상장 외식기업이 작은 식당들의 핵우산이 되어 보호해 주게 된다. 외식산업의 상장기업은 우수한 외식인들의 교육과 양성, 과학적 시스템의 개발, 정부의 외식제도 개선 등 앞장서서 할 일들이 많다. 서구의 유명한 자동차가 밀려 들어오니 사람들의 국산 자동차를 안 사고 외제 자동차를 산다.

우리나라 핸드폰은 애플이 있어도 세계적인 브랜드 삼성과 LG 핸드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식당들도 코로나 시대 생존을 고민하면서 처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살아남은 식당들은 이제 좀 더 뭉쳐서 대한민국 외식산업 전체의 브랜드 파워를 키워야 할 때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외식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오게 된다. 이제 인바운드 시장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인바운드 시장은 개인 식당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앞서 한국이라는 국가 외식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먼저 해야 한다. 

 

 

김태경 Ph.D  식육마케터, 건국대학교 미트컬쳐비즈랩·식품유통경제학교 겸임교수.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에서 학부과정과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롯데햄우유, 도드람양돈농협, TGIF 등 국내외 주요 육류생산과 가공, 그리고 외식업체에서 식육마케터로 활약해왔다. 국내 축산물이 처음 브랜딩 되기 직전 축산물 브랜드화의 필요성을 가지고 학위논문을 작성했고, 실제로 1세대와 2세대 돈육브랜드 론칭 과정에 참여하며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며 축산물 전문 마케터로 오랫동안 활약해 왔다.   e-mail pigres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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