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이전(B.C. Before Corona Virus)과 이후(A.C. After Corona Virus) 외식 브랜드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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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이전(B.C. Before Corona Virus)과 이후(A.C. After Corona Virus) 외식 브랜드의 변화
  • 김태경 Ph.D
  • 승인 2020.06.1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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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식당

코로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 처음에는 다들 그냥 메르스나 사스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코로나는 상황이 좀 다르다.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것을 넘어서 실물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어 다들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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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이 V자형, U자형, 아니 L자형이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일단, 사회적 거리두기로 내수 시장이 초토화됐다. 하반기에는 수출이 안 돼 내수 시장이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이런 경기 침체가 세계적인 대공황으로 장기화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 
코로나 이전(B.C.) 세상과 코로나 이후(A.C.) 세상의 패러다임이 변화한다.
코로나 이전 우리는 해방 이후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커지는 외식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해왔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는 내수 소비시장이 위축돼 외식 시장이 더 이상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즉 코로나 이전에는 파이가 해마다 커지니 나누어 먹는 것이 불평등해도 내 몫이 좀 작아도 매년 전체 파이가 커졌다. 그래서 내 몫도 조금은 늘었다. 

코로나 이후에는 시장이 작아지니 파이를 잘못 나누면 내 몫이 너무 작아진다는 거다. 작년보다 내가 가져가는 파이가 작아진다면 사회에 불만이 생기기 시작한다. 성장 중심의 세상이 분배 중심의 세상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된다.

외식업에서도 시장 파이가 커질 때는 마케팅, 홍보 활동 열심히 해서 사람들을 많이 모으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데 시장 파이가 작아지면 마케팅, 홍보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도 건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장에선 ‘BACK TO THE BASIC’ 이 중요하다. 관리를 잘 해서 낭비를 줄여야 한다. 인력 관리, 식재료 원가 관리, 거기에 매장의 규모나 업종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즉 규모를 축소하고 가족 노동만으로 운영을 하거나 특별식 식당이 아니라 일상식을 판매하는 식당으로의 업종 전환도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렇게 파이가 작아지는 시장에서 외식 브랜드 관리는 더욱 중요해진다. 우리가 매일 회식으로 삼겹살을 먹을 수 있으면 오늘 회식장소인 삼겹살 식당 선택에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모험적으로 사무실 건너 새로 생긴 식당도 가보고 인스타, 블로그에서 홍보하는 새로운 삼겹살집도 찾아가 본다. 맛없으면 내일 또 다른데 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밖에 회식을 할 수 있다고 하면 모든 직원들이 모여서 심각하게 오늘 회식할 삼겹살집을 신중하게 선택하게 된다.

대부분 이미 가봐서 맛있었던 삼겹살집, 믿을 수 있는 삼겹살 식당을 찾게 된다. 그게 브랜드 식당이다. 경기가 어렵고 외식 시장의 파이가 작아질수록 브랜드 파워가 있는 식당,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식당은 더욱 잘되기 마련이다. 사람들 마음속 사다리 꼭대기에 있는 브랜드 식당이 그래서 중요하다. 

 

식당 브랜드 마케팅의 시작은 맛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들 매출이 극감하는데 유독 매출이 신장하는 브랜드 식당이 있다. 이 식당은 배달도 하지 않는데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뭐 특별한 메뉴가 있겠지? 메뉴도 외식시장에서 돈가스 전쟁이라고 할 만큼 치열한 돈가스 식당인데, 돈가스의 브랜드 식당, <101번지 남산돈가스> 본점이다. 남산에 돈가스 식당이 <101번지 남산 돈가스>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닌데 유독 이곳만 어려운 시기에 잘 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최근 이 브랜드가 프랜차이즈를 공격적으로 전개하면서 그만큼 브랜드 노출이 잘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맛까지 인정받으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가 더욱 높아졌다. 필자는 식당이 브랜드화 되기에 매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더욱이 마케팅 활동만으로 브랜드 인지도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외식 마케터들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식당 브랜드 마케팅의 시작은 ‘맛’이다. 늘 강조하지만 식당 브랜드 마케팅의 시작은 맛이다.

돈가스 맛은 거기서 거기다. 아니 돈가스만큼 포지셔닝이 다양한 메뉴가 없다. 망원시장에서 2,000원에 파는 돈가스부터 2만원대의 고급 돈가스까지 정말 다양하다. 일본은 돈가스가 이제는 접대 메뉴로까지 고급화되고 있으니, 우리나라도 곧 돈가스가 접대용 메뉴가 될 수 있다. 돈가스 맛의 차별화에 대한 노력들을 기울려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어려울 때 빛나는 브랜드 가치 
<101번지 남산돈가스>가 우리나라의 모든 돈가스보다 맛있어서 브랜드 인지도나 충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이처럼 코로나 이후 보복적 소비기가 오면서 <101번지 남산돈가스>같이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더욱 높아진 식당들은 다른 식당에 비해서 더 잘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게 브랜드의 힘이다. 브랜드 가치는 어려운 시장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흔히 브랜드 마케팅이라고 해서 마케팅 활동과 브랜딩을 같은 선상에 놓고 이야기하지만, 브랜딩과 마케팅이 좀 다른 면이 있는 것은 브랜딩은 단기의 투자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101번지 남산돈가스>도 1992년에 창업한 식당이다. 남산 돈가스라고 하는 돈가스의 오랜 역사가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브랜드의 힘을 보여 준 것이다. 물론, <101번지 남산돈가스>는 필자가 아직 모르는 이 집만의 숨겨진 맛의 비밀이 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김태경 Ph.D  식육마케터, 건국대학교 미트컬쳐비즈랩·식품유통경제학교 겸임교수.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에서 학부과정과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롯데햄우유, 도드람양돈농협, TGIF 등 국내외 주요 육류생산과 가공, 그리고 외식업체에서 식육마케터로 활약해왔다. 국내 축산물이 처음 브랜딩 되기 직전 축산물 브랜드화의 필요성을 가지고 학위논문을 작성했고, 실제로 1세대와 2세대 돈육브랜드 론칭 과정에 참여하며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며 축산물 전문 마케터로 오랫동안 활약해 왔다.   e-mail pigres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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