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당 열풍 벌써 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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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당 열풍 벌써 꺼지나?
  • 김민정 부장
  • 승인 2020.05.15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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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설마 했는데. 지난해 폭풍처럼 일었던 흑당과 샌드위치의 인기가 무색할 정도다. 제 2의 대만 카스테라가 되는 게 아닌가 했던 우려가 점차 현실로 나타나는 걸까. 왜 주기적으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

ⓒ 사진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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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디저트의 매력
2018년부터 시동을 걸던 흑당 음료는 한해에만 11개 브랜드가 등장했다. <타이거슈가>, <더앨리>, <쩐주단>, <락립배>, <호이차>, <행인당>, <흑본당>, <블랙슈가>, <춘풍슈가>, <타이완슈가> 등에 이어 정점은 지난해 찍었다고 할 수 있다. 

대만 브랜드 뿐 아니라 누가크래커 전문 <몽샹 82>에서도 음료 브랜드 <흑화당>을 론칭했다. 흑당 음료의 기세에 놀란 국내 브랜드들도 저마다 흑당티에 흑당커피, 흑당빙수까지 출시했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마저 흑당버블티를 비롯해 흑당샌드위치 등 온갖 먹을거리가 등장했다. 심지어 흑당막걸리, 흑당컵케이크에 이어 최근에는 흑당피자까지 나타나 화제를 모았다.

대만에서 디저트로 유행하기 시작한 흑당버블티는 흑설탕을 졸인 흑당시럽과 쫀득쫀득한 타피오카펄로 만들어 색다른 단맛을 자랑한다. 컵에 흑당시럽을 돌려가며 묻혀서 흘러내리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년전 닥쳤던 버블티보다 더 화제성을 뿌린 것은, 이 비주얼을 각종 SNS에 올리면서 절로 홍보가 된 것도 한몫 한다. 흑당 관련 게시물은 SNS에서도 수십만 건에 달할 정도다.

ⓒ 사진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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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가능성은 충분했지만 
흑당 음료만 인기를 누린 것이 아니다. ‘삼색샌드위치’로 인기몰이를 한 대만샌드위치도 지난해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버터와 연유, 햄만 든 얇은 샌드위치는 2,000원 미만의 가격으로 온라인상에서 입소문 나기 시작했다. 달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까지 있어 그동안 접했던 샌드위치와는 다른 매력에 찾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대표 브랜드 <홍루이젠>을 비롯해 <메이젠>, <홍베이팡> 등 샌드위치 전문 프랜차이즈도 늘어났다.

그밖에도 지파이 등 대만 음식과 디저트 등이 패스트푸드점과 편의점에 등장했다. 그 정도로 대만 음식은 매력적이란 평이었다. 대만 여행으로 친숙해진 음식과 디저트 등의 한국 상륙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떠올리던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등장이었다. 한국음식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개성과 새로운 느낌의 대만 음식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마구잡이식으로 우후죽순 대만 디저트와 음식 브랜드가 생기는 것을 경계와 우려의 시선으로 보기도 했다. 영화 ‘기생충’에서도 주인공 가족은 ‘대만 카스테라 장사하다가 망했다’라고 나온다. 소자본 창업을 내세운 대만 카스테라 사업에 많은 창업자들이 장밋빛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대만 카스테라와 함께 많은 생계형 창업자들이 무너졌다. 당시에도 창업 관련 업계에서는 ‘반짝 했다가 무너질 아이템’이라며 예비창업자에게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 사진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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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그때?
우려에 대해 버블티, 흑당음료 업체들은 “그때와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흑당음료 뿐 아니라 한국인 취향의 음료 개발, 여름겨울 등 계절 상관없이 판매할 수 있는 주력 메뉴 개발, 사이드 메뉴 개발, 인테리어 등으로 예전과 다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럼에도 지난해와 같은 뜨거운 바람은 이미 불지 않고 있다. 흑당음료 브랜드가 아닌 일반 카페나 편의점에서도 흑당 음료가 있고, 대만 샌드위치는 편의점을 넘어 대형마트 PB 상품으로도 등장했다. 가격이나 맛이나 전문 브랜드에 비교해도 오히려 더 나은 수준이다. 

비단 대만 디저트의 문제만이 아니다. 핫도그, 호떡, 치즈등갈비 등 한때 핫했던 음식들과 사방에 솟아나던 관련 브랜드와 매장들이 1년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트렌드에만 매달리면 어떤 아이템이든 낭패를 겪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예비창업자라면 반드시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본사가 튼튼한지 스스로 분석해야 한다. 대만 디저트가 아니라도 언제든 ‘제 2의 대만 카스테라’는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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