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에서 ‘언택트 밥’으로 외식 생태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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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에서 ‘언택트 밥’으로 외식 생태계의 변화
  • 박진우 박사
  • 승인 2020.04.2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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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노하우

퇴근 길에 “그냥 주문해서 먹자”라는 말이 은근히 많아지는 요즘이다. 주말도 예외가 아니다. 복잡하고 사람이 몰리는 곳은 피해 집에서 하루 종일 지내게 된다. 또 집에서 해먹자니 한 주 고생했는데 밥의 노동에 대한 미안함도 있어 “그냥 주문해서 먹자”라는 말이 그냥 편안히 나온다. 그게 지금 현 상황이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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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과 HMR이 일상화 되어가다 
최근 외식업계의 식사소비는 혼밥, 편도락(편의점 도시락, 저자 생각)이었다. 혼밥이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익숙해지기도 전에 이제는 언택트 밥(대면 접촉없이 배달 등을 통해서 식사하는 것)이 떠오르고 있다. 그래서 오프라인 음식점의 매출은 전년비 마이너스 50%는 기본으로, 대구·경북지역은 전년비 마이너스 90% 라는 수치가 나오고 실정이다. 이 정도의 심각함의 고통은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 언택트 밥이 지금의 대세로 자리잡은 듯하다. 

코로나 19로 인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감소에 반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 바로 HMR(Home Meal Replacement)과 배달이다. 반사이익이라고 보기보다는 경영자들의 선견(先見)이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언제나 얘기치 못한 천재지변이 오면 라면의 사재기는 일어난다. 흔한 현상이다. 최근 라면의 매출은 전년비 75%까지 증가했고, 즉석밥 매출도 전년비 150%까지 상승했다. HMR 상품 매출 역시 전년비 40% 이상, 배달 역시 전년비 15% 이상의 증가를 보인다고 한다. (2020년 2월 기준)

 

외식업,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 때 
외식업의 환경은 그동안 숫한 어려움 속에 봉착하면서 성장해왔다. 사스, 메르스, 광우병, 신종플루, 세월호, 외환위기 등 각종 이슈가 생길 때마다 우리 외식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아왔지만 그래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건강하게 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그동안 보아왔던 각종 위기보다 그 크기가 사뭇 다른 것 같다. 어떤 사회적, 천재지변적 이슈에도 잠시의 어려움은 있었으나 생태계 플랫폼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른 것 같다. 외식업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완전히 바꾸어 놓을 듯하다. 그래서 이후 빠르게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크게 마음이 아픈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고, 내가 예측할 수 없는 그런 놓여진 환경이다. 노력하면 가능하리라 판단했던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지금 마케팅도, 공부도, 메뉴개발도, 서비스교육도 모두가 필요가 없게 된 이런 상황의 무기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이제는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위기는 앞으로 얼마든지 올 수 있는 상황이다. 모든 음식점을 하는 우리 사장님과 종사자들은 ‘외식업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음식점의 비즈니스 생태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
오프라인 매장으로 비빔밥을 운영했던 모 브랜드는 오프라인매장에서 손실을 보면서도 브랜드 이미지를 잘 구축해서 HMR 상품 판매로 매출이 1조 5,000억원을 돌파했다는 기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남 인근에 있는 모 복국집은 매장 매출이 50%, 포장이 50%라고 했다. (포장에는 택배도 포함된다.) 또 코로나19가 발발하자 마자 모브랜드는 갈비와 탕 등 포장판매 행사를 통해서 40%까지 매출을 극복했다고 한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단순한 예를 들어 보자면,
대형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업주는 이제 대형레스토랑에서 매출을 창출하기 보다 대형레스토랑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업을 하고, 이 구축된 이미지를 통해서 배달과 HMR 상품을 만들어 매출을 만들어 가는 구조에 대한 생각, 언택트 소비가 일상화된 시점에서 포장을 전문적으로 하는 매장 운영에 대한 생각, 이런 생각들이 일상화되고 이제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야 한다. 

소형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언택트 소비에 근접하기 위해서 맞춤형 도시락, 배달 등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해야 하리라 생각한다. 생각보다 사태는 심각하다. 그래서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늘 생각하지만 51%의 가능성만 있으면 바로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조금 늦은 실행력은 우리 음식점의 몰락으로 몰고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잠시 바쁨이 멈추고 시간이 정지된 지금, 바로 다음 비즈니스 생태계를 선점하는 그런 아이데이션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란다. 내가 못하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빠르게라도 빌려와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길 바란다. 잘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강도높은 대응도 바란다.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최근 『외식 경영 노하우』 저서를 펴낸 박진우 박사는 외식은 가슴으로 하는 사업이며, 구성원들의 조직문화가 최우선임을 강조함다. 고객만족보다 직원만족, 수익보다는 고객가치, 마케팅보다는 QSC에 집중하며 이것이 진정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 유수의 대학에서 외식경영과 외식문화를 강의하였으며, 대기업을 비롯해 외식CEO들의 강의 요청으로 다양한 기업체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e-mail jinai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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