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콘텐츠를 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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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 콘텐츠를 심어야 한다"
  • 곽은영 기자
  • 승인 2019.12.1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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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한국브랜드마케팅연구소 대표
▲ 박재현 한국브랜드마케팅연구소 대표 ⓒ 사진 업체제공

박재현 한국브랜드마케팅연구소 대표는 LG 에어컨 ‘휘센’, SK 엔진오일 ‘지크(ZIC)’, 청정원 ‘카레여왕’, 안철수연구소 ‘안랩(Ahnlab)’ 등 대중에게 익숙한 이름들을 지은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이다. 브랜드 인사이터인 그에게 최근 창업시장에 불고 있는 뉴트로 열풍에 대해 물어보자 “뉴트로가 앞으로 얼마나 갈 것 같은가?”라는 역질문이 돌아왔다. 뉴트로가 단순한 유행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박 대표에게 혜안을 들어봤다. 


Q. 최근 창업시장에서 ‘뉴트로’ 콘셉트가 유행하고 있다. 뉴트로가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발달하고 생활이 스마트화 되면서 개인주의가 활성화되고 사회적 분위기가 차가워졌기 때문이다. 회식문화가 바뀌고 사내에서도 자기경쟁력 하나로 버텨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사회가 따뜻했을 때는 오히려 정갈한 콘셉트가 유행했다.

건축만 보더라도 신식의 모던 양식이 유행했다. 그런다 어느 순간 벽을 깨고, 콘크리트를 그대로 노출시키는 인테리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인위적으로 만들지말고 자연스럽게 보여주자는 것이다. 흐름은 정이 더 느껴지는 쪽으로 점점 변화했다. 정은 곧 사람을 의미한다.

손 때 묻은, 역사성이 있는, 빛 바랜, 새 것이 아닌 소품들에 사람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주요 소비 세력들이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너도 나도 ‘뉴트로’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거기에 사진으로 기록하는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뉴트로가 더욱 각광받게 되었다. 

 

Q. 뉴트로 콘셉트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나 가게를 보면서 아쉬운 지점은?
뉴트로를 개념 없이 따라하는 것이다. 개념이 없는 유행에는 소비자들이 반응하지 않는다. 스마트한 소비자들은 자기개념이나 콘셉트 없는 아류를 싫어한다. 뉴트로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지점도 많은 것 같다. 무턱대고 할머니가 쓰던 자개장, 재봉틀 하나를 갖다 놓는다고 뉴트로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접근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Q. 그렇다면 뉴트로의 개념에 대해 다시 한 번 정확히 정리하고 넘아간다면?
뉴트로에 대해서 ‘미래로 후진하고 있다’고 말한 기사를 봤는데 그 한 마디로 잘 정리된다고 생각한다. 뉴트로는 과거로 회기한 게 아니라 미래로 후진한 것이다. 과거의 문화에 새로운 감성을 더한 것이 뉴트로다. 다시 말해 각자의 브랜드 콘셉트에 맞게끔 뉴트로를 재해석 해야지, 소품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Q. 재해석을 할 때 주의하거나 주력할 점은 무엇인가?
레트로는 복고이고, 뉴트로는 복고를 재해석한 것이다. 여기서 재해석이란 복고를 현대식으로 푼 것이 아니라 복고를 나의 문화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각 브랜드마다 개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서로 베끼고 천편일륜적이면 매력이 없다. 소품 하나를 갖다 놓더라도 고객과 무엇을 나누고 싶은지 그 브랜드만의 이유와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저 유행이라서 갖다 놓았다는 대답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Q. 창업 시 메뉴, 인테리어, 서비스, 마케팅 등 다방면에서 뉴트로 콘셉트가 접목되고 있다. 뉴트로 콘셉트를 잡을 때 염두에 두면 좋을 팁이 있다면? 
요즘 세대들은 ‘글’ 세대가 아니라 ‘영상’ 세대다. 콘셉트 자체가 비주얼로 풀린다. 결국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가 중요해졌다. 콘텐츠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즉, 외식업이 콘텐츠 비즈니스가 되었다. 소비자는 ‘이 집이 무슨 음식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이 집에서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가’를 기대한다. 그걸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비주얼이다.

비주얼은 곧 사진으로 연결된다. 흔한 ‘One of them’을 피하다 보니 뉴트로가 나왔다. 주의할 것은 간판이나 상호명은 현대식으로 해놓고 내부는 유행에 따라 뉴트로로 푸는 것이다. 뉴트로를 콘셉트를 잡았다면 안팎에서 충분히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콘텐츠를 심어야 한다. 얄팍하게 뉴트로를 실현하면 고객의 눈 밖에 날 수 있다. 어설프게 흉내만 내면 완성된 콘텐츠가 안 된다. 

▲ 박재현 한국브랜드마케팅연구소 대표 ⓒ 사진 업체제공

Q. 뉴트로 콘셉트를 잡은 브랜드와 트렌드 자체가 오래 갈 수 있는 조언을 준다면?
뉴트로는 콘텐츠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 뉴트로를 자신만의 개성으로 풀어낸 곳은 오래 가겠지만 중심 없이 이용만 한 곳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이를테면 완전히 현대식 햄버거를 만들어 놓고 메뉴에만 옛날 말을 붙여 놓으면 언행불일치다. 메뉴에도 상관관계가 있어야 하고 정확히 그 시대의 언어와 글자체를 써야 한다. 개념과 콘셉트가 일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고, 고증하고, 스토리를 짜고, 거기에 맞는 소품을 구하고, 계획해서 배치해야 한다. 유행이라서 단순히 나열만 하는 건 지루하고 위험하다. 뉴트로라는 트렌드 자체가 오래 가기 위해서라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어딜 가도 똑같은 분위기와 콘셉트라면 소비자는 금방 질릴 것이다. 


박  재  현   한국브랜드마케팅연구소 대표
브랜딩컴 공동대표
연세대학교 브랜드전문가과정 책임교수
한국마사회 브랜드 마케팅 전략 자문위원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브랜드&마케팅 자문위원
브랜드 분쟁연구포럼 자문위원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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