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본부, 내실과 알맹이 다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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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본부, 내실과 알맹이 다질 때
  • 정미선 기자
  • 승인 2017.08.28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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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타트컨설팅 김상훈 소장
▲ (주)스타트컨설팅 김상훈 소장 ⓒ 사진 이현석 팀장

(주)스타트컨설팅 김상훈 소장은 프랜차이즈의 갑질이 성행하게 된 이유를 ‘기본’이 갖춰져 있지 않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성장, 잘못 뿌리내린 프랜차이즈 관행, 고용창출을 위한 정책에서 비롯된 양적 팽창, 급하게 창업전선으로 뛰어든 예비창업자, 언론 등 다양한 각도로 평가하고 있다.

실력있는 점주 양성, 운영이 절실

Q. 최근 일어난 프랜차이즈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나요?
최근 벌어진 프랜차이즈 업계의 일련의 사건들은 이미 예감했습니다. 또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인해 창업자들의 주먹구구식의 창업이 안 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사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프랜차이즈의 역기능, 가맹점 3000개를 넘고 해당 아이템에 라이프 사이클이 끝나고 폐점하게 되는 것이 기획형 프랜차이즈입니다. 이렇게 양적팽창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2009년 정부의 프랜차이즈 활성화 정책과 MB정권시대에 고용창출이라는 명목으로 가맹점 1000개 이상 되는 프랜차이즈 본사 100개 만들기 육성방안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방안은 단시간에 프랜차이즈를 급성장하게 했지만, 결국 프랜차이즈 역기능을 부각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하게 됐습니다. 이 때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프랜차이즈 본부가 늘어나면서 프랜차이즈의 비극은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프랜차이즈가 발전하려면 점주가 실력이 있어야하고, 양질의 점주가 운영해야합니다. 하지만 점포를 한 번도 오픈해본 적 없는 사람이 본사까지 되려고 하는 것이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현주소입니다. 

 

Q. 프랜차이즈의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기획형 부동산들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프랜차이즈 본사와 손잡고 예비창업자들을 현혹시켜 가맹점을 계약하는 식이라고 볼 수 있죠. 
일본을 봐도 다점포로 많이 보이는 것은 편의점 정도죠. 50년 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맹점수가 50~60개에 불과하니 말이죠. 결국은 단기간 내에 급팽창한 것이 부실한 프랜차이즈를 양상하게 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수프랜차이즈 수준평가 매뉴얼만 봐도 가맹점 수가 100개 이상이어야 가점을 줍니다. 하지만 저는 101번째 오픈하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1000개 점포를 오픈한 한 브랜드가 1등급을 받았어도 결국 우수프랜차이즈는 가맹점주가 성공확률이 높느냐를 기준으로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또 프랜차이즈 업계에 건전한 필터링이 없어 정확한 정보 없이 인터넷을 떠돌다 기획형 프랜차이즈로 시작하는 창업자들도 나쁜 프랜차이즈를 양산하는 역할을 하죠. 소위 프랜차이즈 갑질은 본사의 얘기만은 아닙니다. 갑질하는 가맹점주도 많죠. 50개 미만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면 가맹점주가 더 본사를 군림하려 하는 모습도 적지 않다는 것도 아셨으면 합니다.

 

Q. 앞으로 프랜차이즈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저는 착한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것은 업계 자체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단기간에 급히 오픈해서 잘되는 것은 없습니다. 잘 되지도 않는 상권에 빠르게 출점하면 단기간에 폐점을 양산할 뿐이죠. 때문에 가맹점 계약부터 진입장벽을 높여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사업 조건을 1호점, 2호점, 3호점의 업력이 1년이 넘어야만 공정거래위원회 가맹등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시스템 전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전한 자영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개설마진이 아닌 다점포를 지양하고, 알짜배기 점포들만이 살아남는다면 프랜차이즈는 내실 있는 시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점포 개수를 가지고 가치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프랜차이즈도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프랜차이즈로 구별해 관리하고 인식하는 것이 잘못된 프랜차이즈의 폐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올바른 프랜차이즈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브랜드가 지속가능 할 수 있도록 본사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맹점 계약 후부터가 본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본사는 기존의 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해 시즌 2버전을 만들어 기존의 가맹점주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사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고 기존 브랜드를 접고 신규브랜드를 론칭한다면 본사의 규모는 변함이 없는데 기존의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침체할 수 밖에 없죠.

그렇기에 예비 가맹점주들도 프랜차이즈 본부를 알아볼 때,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수보다 기업 윤리를 고려해야 합니다. 매력적인 구매 포인트, 양질의 서비스 등에 점주가 희소성가치를 부여한다면 착한 프랜차이즈의 지속가능성은 높아질 것입니다. 또 창업자들은 선수 창업자를 만드는 시장을 구축해 예비창업자들이 자금과 시간에 있어 여유있게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돼야 합니다. 정부의 이러한 지원이 원활이 이뤄진다면 예비창업자들의 시행착오 또한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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