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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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마라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7.01.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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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밑바닥을 기기 시작한 지는 오래고 아무리 눈을 돌려도 마땅히 투자할만한 곳을 찾지 못한다. 각종 매체에서는 유망투자처라는 처음 들어보는 투자처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금 같은 전통적인 현물 위주의 투자처도 많이 오르내린다. 도대체 그럼 어디에 투자해야 한단 말인가?

불안하니 기다려라
대한민국 특유의 조급증이 더해져서인지 사람들은 재테크라는 걸 하지 않으면 괜한 조바심을 내곤 한다. 돈이 가만히 있는 꼴을 못 보는 것이다. 하긴 가만히 놔두지 못하게 옆에서 들쑤시는 하이에나들이 많기는 하다. 어쩔 수 없다. 그 하이에나들은 내 돈을 가만 놔두지 않아야 본인들이 먹고살기 때문 아니겠는가. 
그럼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들여다보자. 지금 내 사정이, 우리나라가 투자라는 걸 할 상황이긴 한 건가? 각자의 개인적인 사정은 들여다볼 수 없으니 알 수 없지만 추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면 개인적인 사정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정도로 현재의 국가적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얼마 전 한 기사에서 지난 정부와 비교한 이번 정부의 경제지표가 비중 있게 다뤄진 적이 있었다. 
머니투데이 16.11.21 ‘최순실’로 망가진 朴정부의 경제... 이게 창조경제였나? MB정부기간동안 최악이라 여겼던 2008년 금융위기가 있었음에도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박근혜정부(13~16년) 들어서 2.9%를 기록했고, 수출증가율은 지금 정부 들어서 연평균 -2.9%를 기록하고 있는데 2년 연속 마이너스 수출증가율을 기록하는 건 1958년 이후 처음이다. 
국가부채도 GDP 대비 40%가 넘는 수준이며 공공기관과 공기업부채를 합친 국가부채를 고려하면 1인당 2000만원을 초과하는 부채를 지고 있으며, 가계부채는 기록된 것만 총 1300조원이 넘는다. 1300조원이면 5000만명으로 나눠도 1인당 2600만원이다. 4인가족이면 한 가구당 1억원이 넘는 부채를 다 가지고 있는 셈이다. 좋다. 갚을 능력이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벌이는 어떠한가?

열악해진 소득수준, 높아지는 물가
고용노동부에서는 정기적으로 직장인 월평균급여 통계를 발표한다. 그런데 2016년 1월 평균월급이 330만원이라고 한다. 이게 참 아이러니하다. 이 통계에 해당하는 근로자는 1년 이상 고용계약을 가지고 있는 정규직 임금근로자여야 하고, 사장이나 이사 같은 고위 임원들도 모두 근로자로 포함한다. 
삼성전자 임원의 평균연봉이 83억이 넘는데 말이다. 가장 아래쪽은 지우고 가장 높은 금액은 포함하는 셈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의 소득분위 표에서 딱 중간에 해당하는 연봉이 2500만원이다. 실수령액으로는 190만원이 채 안 된다. 그나마 중간이 이 정도 벌고 있으면 사실상 초고액을 받는 근로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근로자의 소득수준이 매우 열악해 졌다는 것이다. 
지금의 경기침체는 다른 이유가 아니고 근로자의 절대다수가 쓸 돈 자체가 없어서 생긴 침체이다. 그러면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소득이 늘어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꾸준히 돈을 모아서 장기적으로 목돈을 만들어가는 시스템 자체는 이미 붕괴된 지 오래고, 은행을 쳐다보면 한숨만 나오는 금리인데 이마저도 오를 것 같지 않고, 대출금리는 이제 상승으로 방향을 잡았으니 더 앞이 안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욕심을 부릴 수밖에 없다. 아니, 이를 욕심이라고 치부하기에도 참으로 어려운 세상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딱히 방법이 없다. 안타깝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세상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도 참으로 극복해내기 힘든 상황인데 모두가 알다시피 거의 모든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가장 시급한 건 이 시스템들이 최대한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것이 필수다. 그 다음에서야 우리 나름의 전략이란 걸 세우면서 대처를 해 나갈 수가 있다. 그러니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부채가 있다면 최대한 부채를 줄이는 방향으로 모든 가계의 자금을 동원하고, 부채가 없고 약간의 여유자금이 있더라도 괜히 어설프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를 하느니 상승이건 하락이건 방향이 명확히 보이기 시작할 때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엄마친구 아들은 항상 나보다 잘 나갔고, 지인의 가족을 보면 우리 가족보다 잘사는 것 같고, 항상 그래왔지 않은가? 내가 남보다 괜찮다고 여겨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지금은 누구나 똑같다. 물론 엄청나게 대다수의 우리와는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특이한 경우는 생각하지도 말고 내 주변은 모두 나와 같다고 생각하고 마음의 여유를 조금씩 가져보자. 
필자가 지금까지 많이 해왔던 말이 있다. 털리지 않아야 한다고. 하지만 그새 조금 더 생각의 방향이 틀어졌다. 2016년 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떻게든 견뎌내야 하는 시기가 되어버렸다. 

 

강경완 W에셋 지점장은 국민대학교 마케팅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언론사와 각종 강의를 통해서 솔직하고 정확한 금융의 이면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뜬구름 잡는 기존의 재무설계에서 벗어나 삶을 가장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실질적인 재정설계 상담을 하고 있으며 이패스코리아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www.facebook.com/hellohog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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