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중식이 나아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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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중식이 나아가야 할 길
  • 조주연 기자
  • 승인 2016.07.04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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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중식> 한상현 셰프
▲ <한양중식> 한상현 셰프  ⓒ사진 이현석 팀장

정통 짬뽕, 퓨전 짬뽕 등 짬뽕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많아지고 있다. 주방장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프랜차이즈 본사의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어렵지 않게 운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짬뽕 전문점은 메뉴의 종류와 조리 방법이 더 까다로울 수 있어 고민해야 할 부분도 더 많다. 조리학과 경영학을 공부하고 신라호텔, JW 메리어트 호텔 등에서 일하며 중식에 대한 지식과 실전경험을 쌓은 뒤 마포구에서 <한양중식>을 운영하고 있는 한상현 셰프에게 짬뽕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들어봤다. 

Q 우리나라에서 중식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탕수육으로 대표되는 중식은 가장 대중적인 음식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중적이라는 의미가 저렴하다는 느낌이 강한 편이죠. 특히 배달이 주가 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고요. 호텔 중식당 등에서는 중식이 매우 고급스러운 음식인데, 일반적인 의미로는 그렇지 않아서 무척 아쉽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양중식>을 운영하면서 그런 고정관념을 깨보려고 해요. 아직은 도전 중이지만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중식 중에서도 특히 짬뽕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최고의 메뉴가 아닐까 생각해요.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 맛이 강한데다가 해물, 채소 등으로 신선함까지 갖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유난히 여러 메뉴 중에서도 짬뽕의 인기가 제일 높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부터는 퓨전 스타일도 많이 나와서 다양하게 짬뽕이 활용되고 있는데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짬뽕의 인기를 반증하는 것이니까요.

Q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또는 인상적이었던 짬뽕은? 
저는 신라호텔의 중식당인 <팔선>에서 먹었던 짬뽕이 제일 맛있었습니다. 제가 일하기도 했던 곳이기 때문에 잘 알고 있는데도 정말 맛있더라고요. 2만원을 훌쩍 넘으니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고급 재료를 써서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지는 게 정말 좋았고요. 국물에 불맛을 입혀서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었고요. 

Q 셰프나 중식 전문가가 운영하는 중식 전문점과 짬뽕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맛 차이는 무엇일까요?
다른 중식 메뉴와 비교해 봤을 때 짬뽕은 만들기 쉬운 것 중 하나입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음식을 만들려면 즉시 요리를 하는 것보다는 저장시스템이 기본이 돼야 해요. 제 경우는 주문을 받으면 바로 짬뽕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시원하고 매콤한 맛을 함께 느낄 수 있거든요. 하지만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그보다는 짬뽕 국물을 오래 끓이면서 깊은 맛을 만들어요. 셰프가 만드는 짬뽕이나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 만드는 짬뽕이나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것이고, 그것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소비자의 입장이 될 테니까요.

Q 짬뽕 프랜차이즈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다들 잘 아시는 것처럼 모든 시스템을 제공해 주니까 편하게 오픈할 수 있습니다. 최적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죠. 예전처럼 요리에 자신이 없으면 오픈을 생각조차 할 수 없다거나 주방장의 눈치를 보면서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반면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본사의 제한 때문에 자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식재료나 메뉴 등에 대해 소신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 부분은 짬뽕 프랜차이즈 브랜드뿐만 아니라 모든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갖고 있는 한계이기도 하고요.

Q 짬뽕 전문점을 창업하는데 주의해야 할 점이라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짬뽕 브랜드가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예비 점주들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더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어요. 하지만 중식 주방은 쉬운 곳이 아닙니다. 그 열기나 일의 난이도 같은 것은 다른 식당과 차원이 달라요. 개인 창업도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점주님이 주방을 책임질 수 있는 실력은 필수입니다. 뜨겁고 힘든 주방 업무를 이겨낼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고를 때 콘셉트를 잘 봐야 합니다. 신메뉴는 얼마나 나오는지, 관리는 잘 되는지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성공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으니까요.

Q 우리나라에서 짬뽕 그리고 중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중식이 좀 더 고급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고급스러운 메뉴를 만들 수가 없어요. 배달을 하는 중식 전문점에서는 보통 음식의 원가를 15%로 잡고 있습니다. 4000원짜리 짬뽕을 배달시켜 먹는다면 그 재료는 1000원도 안 되는 거죠. 그런 상황에서는 절대로 좋은 재료를 사용할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마진을 안 남기고 좋은 재료를 쓴다면 그 매장은 머지않아 문을 닫게 되겠죠. 적절하게 코스트 관리를 하면서 맛있고 고급스러운 중식 메뉴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Q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창업 역시 하는 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움직이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어요. 상권을 생각할 때도, 브랜드를 생각할 때도, 메뉴를 생각할 때도, 운영을 할 때도 많이 생각하고 움직이면서 상황에 따라 대처하고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대처나 변화라는 것은 업종을 바꾼다거나 매장을 옮기는 큰 것만이 아닙니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매장의 콘셉트를 정하는 것도 대처나 변화거든요. 이런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신다면 아무리 힘든 시기라고 해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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