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전략 응용사례 국외편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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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전략 응용사례 국외편Ⅲ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6.06.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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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살펴볼 게릴라 마케팅은 바로 틈새시장 공략이다. 선발기업이나 대규모 자본을 지닌 기업과 전면적으로 경쟁하기는 어렵다. 적의 경비가 허술한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게릴라 마케팅은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고, 고객 인지도 확산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햄버거 전쟁에서 <웬디스>의 게릴라 공격
햄버거 시장에서의 상황
미국 햄버거 시장에서는 <맥도날드>, <버거킹>, <웬디스>,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1984년 <맥도날드>는 TV광고에 무려 2억 5200만달러를 퍼부었다. 햄버거 전쟁은 물량전까지 동원된 치열한 전투가 지속되고 있었다.
패스트푸드 시장은 각 지역이나 도시마다 특색 있는 메뉴가 있었는데, 필라델피아에는 치즈 스테이크 샌드위치가, 보스턴에는 대합스프, 남부지방에는 볶은 옥수수가루가 있었다. 각 지방에서는 이 특별한 메뉴를 지키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자기 앞마당을 지키는 게릴라가 되어 싸우는 마케팅 전쟁 현장을 방불케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햄버거가 패스트푸드 시장에 침투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전략전술
<웬디스>는 뒤늦게 출발한 후 버거시장의 성인층을 겨냥한 게릴라 공격을 전개했다. 안락한 분위기와 어른에게 알맞은 크기를 강조하며, 점포의 위치도 어른들을 겨냥했다. 사은품으로 공짜 모자나 풍선을 주는 판촉도 하지 않았다. <웬디스>에 오면 취향에 따라 먹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광고전략을 펼쳤다. ‘피클 빼고 조미료 빼고 아이들도 빼고’라는 것이 <웬디스>의 슬로건이었다.
어른들을 위한 버거라는 점을 대중의 의식 속에 각인시킨 또 다른 광고전략은 ‘맵고 수분이 많다’는 것이었다. 맵고 수분이 많은 햄버거를 먹다 보면 옷에 흘리기 쉬워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그런 버거를 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버거를 먹고 집에 돌아오면 옷을 갈아 입혀야 할 테니 말이다. <웬디스>의 이윤율은 금세 업계 평균치의 거의 두 배 가까이 됐고 <버거킹>을 압박했다.
<웬디스>의 기발한 게릴라 전술은 팔순의 여류명사 ‘클라라 펠러’를 광고에 등장시켰다. 클라라 펠러 여사가 “쇠고기가 어디 있지?”라고 말한 광고는 아마 TV 광고 사상 가장 많은 시청자의 상상력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쇠고기가 어디 있지?” 덕분에 <웬디스>의 판매는 1984년에 26%나 뛰어올랐다. 정치인 월터 먼데일과 몇몇 유명인사가 그 말을 자주 인용해 일상회화에도 자리를 잡을 만큼 대중화되기도 했다.

시계 시장을 제압한 세이코의 게릴라전
손목시계 시장의 상황
1950년대에서 1960년대에 걸쳐 미국과 스위스의 시계 브랜드가 손목시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미국의 ‘부로바 워치사’와 스위스의 ‘론진 워치사’가 중급품 시장의 톱 브랜드였다. 그리고 미국의 ‘타이맥스사’와 텍사스 ‘인스투르먼트사’는 그보다 싼 가격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1969년 일본의 ‘세이코’는 미국과 스위스 기업과의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본어로 정밀함을 의미하는 세이코는 새로운 쿼츠(수정 발진식 시계)를 필두로 해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세계 시계업계에 진출한 것이다.
전략전술
제품 차별화로 게릴라식 포위공격에 있어 세이코는 기존 브랜드들이 제품의 잘못된 점에만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변화가 빠른 세계에서 스위스의 손목시계는 전체 디자인에만 집착하고 있었다. 세이코는 손목시계를 단지 시간을 알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해 시계 전체의 디자인보다 개구부, 즉 손목시계의 ‘얼굴’에 집중했다. 손목시계란 때로는 바에서 자랑하기도 하고, 칵테일 파티에서 화제의 실마리를 만들기도 할 만큼 흥미를 끄는 상품이어야 한다. 세이코는 비행기나 스포츠카의 계기판에서 힌트를 얻어 ‘계기판 룩’ 계획을 수립했다. 디지털 룩, 새로운 아날로그 룩, 나아가 계산기 룩 등 디자인을 다양화하는 것으로 미국과 스위스의 손목시계 시장을 포위하며 시장을 석권해 나갔다.
또 65달러에서 350달러까지 여러 종류의 중급품 모델을 즉각 출시해 진격을 개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이었다. 세이코는 완고한 기계식 손목시계 애호자를 위해 기계식 손목시계도 디자인했고 디지털, 크로노그라프, 초소형 계산기 등 모든 종류의 모델이 등장했다. 심지어 리모트 스위치로 조작되는 전자계산기 손목시계까지 등장했다.
새로운 중급품의 매출이 시작되자, 저가품 시장에도 그다지 복잡하지 않고 성능 좋은 손목시계를 대량으로 출시해 타이맥스 및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두 회사와 경쟁을 시작했다. 동시에 고급품시장에도 손을 뻗쳐 브로바와 론진 등 최고급품 모델과도 경쟁했다.
평가
세이코는 소규모 분산 게릴라 전술로 공략하며 석권을 위해 저가격품 및 중급품 시장을 완전히 포위했고 경쟁상대의 약점에 압력을 가할 수 있었다. 뛰어난 디자인, 저가격 생산, 걸출한 판매망으로 새로운 유행과 동태에 대응했다. 세이코는 미국에서 400종류 이상의 쿼츠 및 기계식 손목시계를 판매하며 10년 동안에 미국 손목시계 시장의 거의 절반을 석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게릴라 전술 원칙의 소규모 분산원칙을 적용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게릴라 마케팅과 전략을 마치며
기업의 관점에서 기습의 원칙을 살펴보면, 비밀유지와 상대를 유혹할 만한 요소가 극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제품과 서비스, 또는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방법 자체를 비밀리에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 개발을 비밀리에 진행시켜야 한다. 이는 게릴라 전술의 기습의 원칙과 기밀의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한 사례 중 하나이다.
군사상의 기습과 기업의 기습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 대기업이 근간 신제품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은 경쟁 제품을 생산해 현재 번영하고 있는 다른 기업에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그 결과 경쟁 기업은 수요처를 굳히려고 한다. 경쟁 상대와의 전선을 축소시키기 위해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일부러 유출시키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흔히 사용되는 전술이다. 강력하고 유능한 경쟁상대가 신제품을 내걸고 그 분야에 진출한다는 힌트만으로도 중소기업을 숨막히게 하는데 충분하다. 기습에서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 기업 지휘관은 최초의 쇼크를 떨쳐버리고 본래 보유하고 있던 유리한 입장을 다시 탈환하는 강인함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마지막회>

     
 

 

 

 

 

 

 

(주)킴스정보전략연구소 소장 김병욱 박사는 산업통상자원부 광역선도 국가 연구개발 평가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삼성그룹 사가 작사와  「1등을 뛰어 넘는 2등전략」 외 100여권의 저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 밖에 방송·산업체 강의, 평가 등의 활동과 동시에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해 21세기 아시아 차세대 리더에 선임된 바 있는 정보전략가이자 경영자다.  e-mail kimsinst@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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