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에 대한 새로운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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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 대한 새로운 해석,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6.05.1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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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바두마리치킨> 유상부 대표

▲ (주)신라외식개발 <티바두마리치킨> 유상부 대표 ⓒ사진 이현석 팀장

 

 

 

 

 


 

 

 

 

 

 

 

 





유상부 대표는 솔직했다.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말할 뿐, 꾸며내거나 포장하지 않았다. 20대에 무작정 서울에 와서 지금의 <티바두마리치킨>을 만들 때까지 역경은 그를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가난한 시골집에서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그저 돈을 벌고 싶었던 시절에서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가 사는 이유’가 되기까지, 질풍노도의 우여곡절을 아주 담백하게 이야기했다.  

꿈조차 가난했던 시절
유상부 대표는 20대에 무작정 서울로 갔다. 유 대표에게 그해 겨울은 유난히 빨리 왔고 늦게 머물렀다. 서울역에 내리니 막막한 심정이었지만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는 1970년 충남 예산군에서 6남매의 막내로 자랐다. 가난한 살림이라 돈을 벌고 싶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돈을 벌려면 서울에 가야 된다고 여겼다. 일단 숙식이 제공되는 곳을 찾았다. 시골에서 보따리 하나 들고 온 청년이 갈 곳은 많지 않았다.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신문배달을 하며 꿈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유 대표는 건설 일용직에 근무하다가 귀가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영업직으로 물건을 잘 팔면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활정보지를 뒤져봤다. 사람들에게 도장을 새기도록 하면 판매액의 50%를 준다는 곳이 있었다. 도장 하나에 1~2만원이므로 여러 개를 팔면 돈이 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는 “하지만 막상 해보니 쉽지가 않았다. 한 번은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미용실에 들어갔다. 거기 있던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데 입이 떨어지지가 않더라. 바로 쫓겨났다. 3일간 무작정 돌아다니다 적성에 안 맞는다고 생각해 사장님에게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사장님이 자기랑 같이 나가보자고 했다. 그때 그 사장님이 알았다고 가보라고 했으면 내 삶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게 사장님이 시범을 보여주는데 확실히 잘했다. 거기서 포인트를 잡아서 연습했다. 그 다음부터는 열심히 했더니 좋은 결과가 따랐다”고 말했다.

노력하면 된다는 경험적 증거
유 대표는 기본적으로 남들보다 오래 뛰어다녔기에 만나는 사람이 많았고 그래서 물건도 많이 팔았다. 도장 영업으로 동료들 중에서 1등을 했고, 안마기, 정수기 등 단가가 더 큰 품목으로 바꿔가며 당시 돈으로 억 단위를 벌었다. 그는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인 9시부터 발품을 팔기 시작해 밤늦게까지 돌아다녔다.
언젠가 내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그리느라 힘들어도 견뎠다. 그의 성실함 덕분에 당시 사장이 영업 노하우를 알려줬고, 영업의 달인이 되어 <티바두마리치킨> 사업의 주춧돌을 놓을 수 있었다. 지금도 유 대표는 사업상 술을 먹더라도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12년 전부터는 요가를 꾸준히 하고 있다. 언제나 맑은 정신으로 하루의 업무를 시작하므로 흐트러짐이 없는 기업 운영을 할 수 있다.
그는 “사업은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더라. 아무리 제대로 준비했다고 해도 반드시 위기가 닥친다. 장사 밑천을 마련해 중국에서 인형, 볼펜 같은 판촉물을 들여왔는데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영업 하나는 자신이 있었으므로 물건을 떼 왔지만 결과는 실패였다”며 “우선 자본력이 약하므로 재고를 잘 관리했어야 했는데 경험이 없으니 힘들었다. 하지만 거기서 포기했다면 지금의 티바두마리치킨은 없었다. 성실함을 무기로 끊임없이 노력했더니 화장품 유통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본도 두려움도 없었던 도전
유 대표는 화장품 사업을 하면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창 좋았던 화장품 유통사업이 홈쇼핑 및 카달로그 판매의 등장으로 이전만 못한 상황이었다. 20대에 무작정 상경했듯 이번에는 부산을 선택했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다만 내려가기 전 1년 동안 치열하게 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월급을 받지도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유 대표에게 감복한 업계 종사자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기꺼이 전달해줬다. 그의 성실함이 또 한 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런 유 대표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시작하니 여기저기서 가맹점을 하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졌다. <티바두마리치킨>을 아무도 모르는 시절이었지만 유 대표의 진정성을 보고 계약서에 서명한 예비 창업자들이 많았다. 가맹점이 20~30개가 됐을 때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겨 말 못할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티바두마리치킨>은 대한민국 대표 치킨 브랜드로 성장하고야 말았다.
유 대표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유명 브랜드는 아니지만 품질은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식재료로 푸짐하게 2마리를 제공하면 승산이 있다고 확신했다”며 “티바두마리치킨은 2마리를 주는데 하림에서 공급한 냉장육으로만 만든다. 
다른 메뉴는 국산을 쓰더라도 순살치킨은 외국산을 쓰는 브랜드가 많은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잠을 줄여가며 이러한 강점을 전국을 누비며 알렸다. 나 자신부터 속이지 않고 일을 대하면 주변 사람들이 알아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티바두마리치킨>은 최근 경기 화성시에 복합물류센터를 세우고 본사를 이전했다. 새 사옥은 <티바두마리치킨>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진기지가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제2창업을 선언한 유상부 대표로부터 그의 경영철학과 향후 도전에 대한 계획을 일문일답의 형식으로 들어봤다.

Q.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가리켜 흔히 종합예술이라는 표현을 쓴다. 사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하려면 다방면의 일을 해야 한다. 홍보·마케팅, 물류, 인사·총무, 영업, 운영관리 등 할 일이 많다. 빤한 질문이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요소가 가장 중요한가.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은 시스템을 구축한 수준이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서 결정된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은 마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잘 조직된 모습으로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성공할 수 있다. 만약 오케스트라가 지휘자도 없이 제각각 움직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나. 그래서 주먹구구식으로 하면 성공하기 어려운 사업이 프랜차이즈다. 이렇게 기술적인 부문을 먼저 충족해야 일단 도전할 자격이 생긴다.
그 다음으로는 지속가능한 사업을 만드는 업에 대한 사명이 있어야 한다. 나는 솔직히 돈을 벌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때는 돈이 없어서 불편했기에 일차적인 목표가 돈을 버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는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가 사회적 책임에 있다고 여긴다. 기업이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려면 일단은 망하지 않고 지속가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정도를 걸어야 한다. 반칙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롱런하게 되면 그것 자체로 사회에 공헌한다고 볼 수 있다. 아직 대한민국은 프랜차이즈 산업의 역사가 짧지만 앞으로는 100년, 200년의 업력을 가진 존경받는 기업이 나와야 한다.

Q. 유 대표는 업계에서 가장 성실한 CEO로 손꼽힌다. 사업상 술을 마셔도 언제나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는 모습에 감동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때로는 게을러질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가 없는 것은 삶과 일에 대한 사명감 때문인가.
살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삶의 목적의 큰 부분은 일이 차지할 수밖에 없다. 인생의 목적이 어떤 일을 어떤 자세로 하는가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다. 내 사업은 먹거리를 다루고 또, 생계형 창업이라는 점에서 항상 긴장감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먹는 음식은 무조건 안전해야 한다. 그러한 사명감이 없으면 먹거리 사업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내 사업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유지되므로 절대 함부로 할 수 없다.
사업을 처음 할 때는 돈을 벌고 싶었고, 어느 정도 키운 다음에는 더 큰 회사를 이루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고객과 가맹점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이 업의 본질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가맹점 1000개를 돌파하고 매출을 높이는 일보다 영속하는 사업구조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 항상 직원, 가맹점, 고객에게 귀를 열고 협력하되 최종 책임은 CEO인 내게 있다. 그러므로 항상 긴장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소중한 일을 하는데 대충 할 수는 없지 않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는 이유도 제대로 일을 하고 제대로 살고 싶어서다. 요가를 꾸준히 하는데 12년 됐다. 12년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후유증이 있었다. 요가를 하면 통증이 줄어든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계속 하니까 삶이 달라졌다. 그리고 아침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일을 계획하고 심사숙고하는 습관이 아주 큰 도움을 주고 있다.

Q. 그간 <티바두마리치킨>은 품질과 양으로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고, 시대를 앞서간 스타 마케팅으로 트렌드를 이끌었다.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치킨 분야는 시장이 크고 경쟁도 치열하다. 수많은 치킨 브랜드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현실에서 차별성이 없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 스타 마케팅은 제대로만 하면 브랜드의 차별화에 큰 도움이 되므로 과감하게 시도해왔다. 2008년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스타마케팅을 많이 하지 않던 시절에 당시 인기를 끌었던 개그맨 정성호, 김주연과 계약했다. 2009년에는 SBS ‘웃찾사’에서 대박을 터트린 ‘웅이 아버지’를 홍보모델로 삼았다.
<티바두마리치킨> 스타마케팅은 2010년 가수 장윤정을 홍보모델로 하면서 크게 화제가 됐다. 장윤정은 예비 창업주들에게 브랜드의 신뢰도를 많이 높여줬다. 이어서 2014년 크레용팝, 2015년 EXID, 2016년 이수민까지 <티바두마리치킨>이 보여준 스타마케팅의 계보는 지금 생각해보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Q. 경기 화성시에 새 사옥을 세우고 더 큰 도약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 건립한 신사옥은 어떤 도전을 염두에 둔 것인가.
몇 년 전부터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교두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신사옥 입지를 고르고 설계를 시작했다. 여기저기 후보지를 찾다가 넓은 땅이 있고 청정지역인 화성시에 건물을 짓기로 했다. 최첨단 저온물류망을 위생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소스와 파우더도 직접 생산한다. 그러자 외주를 줬을 때처럼 품질이 널뛰기하는 일이 사라졌다. 여기에다가 치킨스쿨이라는 이름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의 기초부터 고급까지 배울 수 있는 교육장도 만들었다. 예비 가맹점주들은 치킨스쿨에서 실무만 교육받는 것이 아니라 닭이 어떻게 들어오고 가공되는지, 그리고 소스와 파우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이처럼 새 사옥에는 직원 40여명이 근무하면서 더 큰 도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해외진출을 위해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진출을 요청하는 나라가 몇 군데 있었지만 섣부른 진출을 하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은 함부로 전개해 실패하면 가맹점주들에게 큰 피해를 입힌다. 물론 그러한 부분을 아랑곳하지 않고 사업을 벌이는 곳도 있겠지만 옳지 않은 행동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제2브랜드도 마찬가지로 신중하게 가맹사업을 시작할 생각이다. 많은 브랜드보다는 하나의 브랜드를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화성에 넓은 땅을 산 것도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다. 새 보금자리에서 향후 100년의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치킨의 레시피가 얼핏 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묘한 세계가 들어있다. 반죽에 물을 얼마나 넣을지, 양념 재료의 배합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그리고 트렌드가 항상 바뀌므로 치열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시중에 파는 라면 하나만 해도 시간이 지나면 미묘하게 맛이 달라진다. 같은 이름의 라면을 자주 먹는 고객들은 차이점을 바로 알아채지 못할 수 있지만, 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맛이 분명하게 달라져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도 100년을 가려면 매일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화성에 세운 보금자리는 세월이 흐르고 나면 <티바두마리치킨>의 역사에 가장 소중한 부분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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