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전략 응용사례 국외편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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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전략 응용사례 국외편Ⅰ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6.05.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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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살펴본 공격전략 응용사례 국내편에선 차별화 된 제품으로 측면공격을 꾀한 제일제당의 <비트>, 새로운 유통구조를 공략한 럭키의 <드봉>, 획기적인 제품과 기존개념을 뒤흔드는 이미지 변신으로 성공을 거둔 코렉스를 통해 게릴라 전술 원칙을 적용해 성공을 거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게릴라 전술을 뒷받침해줄 공격적인 마케팅이 함께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에선 어떤 방식의 게릴라 전술이 사용됐을까? 3편에 걸쳐 다양한 기업들의 성공적인 게릴라 전술을 살펴보자.

일본 텔레비전의 미국 시장 게릴라 공격
텔레비전 시장의 상황
텔레비전은 미국 기업의 산업적 리더십, 기술적 발명력, 상업적 기업가 정신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텔레비전의 판매는 놀랄 정도로 급속히 신장하여 1950년대가 끝나기도 전에 미국 가정의 80% 이상이 흑백텔레비전을 보유하여 이미 성숙기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미국에서는 27개 기업이 텔레비전을 생산하였으나 지금은 미국 기업들이 전멸하였다. 일본 기업의 다양한 공격 앞에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일본은 1961년 처음 미국으로 진출했다. 일본 기업들의 초기 진입전략은 미국 기업과 직접적인 대결을 피하는 전형적인 게릴라 공격이었다. 출시한 대부분의 제품은 작은 크기를 내세워 미국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텔레비전 크기뿐만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게릴라 공격을 시도했다. 미국 생산업자나 소매업자의 상표를 부착함으로써 미국 상표와 경쟁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초기 몇 년간은 유통 경로에서 미국 기업과 직접 대결하지 않았다.

전략전술
일본은 덤핑, 담합, 부정 등의 비합법적 게릴라 전술로 미국기업을 괴롭혔다. 일본기업들은 처음부터 드러내 놓고 덤핑을 해댔다. 이에 미국기업들이 1968년 반덤핑 소송을 걸었고 1971년 덤핑 판정에 이르러 과세액이 산정됐으나 일본의 섬유류 대미 수출 제한과 맞물려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일본 텔레비전 수출 위원회는 ‘5개 회사 규정’이라는 자체 규정을 두어 미국 수입업자를 5개씩 지정한 후 다른 회원사의 미국 회사에는 서로 팔지 않도록 하였다. 또한, 최저가격을 설정하여 일본의 텔레비전 생산업체들을 보호하였다. 이러한 담합은 미국 측에 실질적인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자유경쟁 정신에 익숙한 미국은 이러한 담합 행위가 독과점법 위반이라고 항의하였지만, 일본은 과열 경쟁에 따른 불만 및 불법 활동에 대한 예방조치에 불과하다고 발뺌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본 기업들이 ‘관리가격’ 이하로 미국에 판매하고, 비밀계좌를 이용하여 미국 수입업자에게 별도의 할인액을 지급한 것이 드러났다. 그러자 미국에서는 1976년 청문회를 개최하여 일본에 덤핑 벌금 4억달러를 부과하자 일본 기업들은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 엄청난 자료로 압도해 나가면서 미국 무역대표부의 은퇴한 고위 관리를 로비스트로 고용하여 벌금을 4만 600달러로 삭감시켰다. 이 삭감과정에서도 부정이 개입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미국 정부는 관세국을 개편했다. 규정에 따르면 일본은 최소 1억 4000만달러에서 7억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으나, 1977년 재무성은 무역전쟁을 피하고자 벌금을 5000만달러로 삭감해 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는데 의회는 결정을 보류한 채 이 문제를 재무성에서 상무성으로 이관시켰다. 결국 상무성이 덤핑 벌금 6600만달러, 관세부정 벌금 1000만달러를 부과했는데 그것은 덤핑 소송이 시작된 지 12년이 지난 뒤였으며, 액수도 일본 기업의 1년분 할인액도 못 미치는 것이었고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은 이미 텔레비전 생산을 중단한 후였다.

평가
일본 텔레비전 제조업체들은 게릴라 전술로 끊임없이 미국 기업과 정부를 괴롭혔는데 미국 기업들은 20여 건의 불공정무역소송을 제기하였고, 37차례에 걸쳐 조사가 진행됐으나 결과는 흐지부지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미국과 일본 간의 텔레비전 전쟁에서 승자는 단연 일본이다. 1950년대 27개에 달하던 미국 텔레비전 생산업체 중 1980년까지 살아남은 업체는 3개뿐이었다. 이마저도 결국 다른 나라에 매입되어 미국 내 텔레비전 제조업체는 전멸한 셈이다.

맥주 전쟁에서 하이네켄과 라이트의 게릴라 공격
맥주시장에서의 상황
미국 맥주시장에서 1위는 슐리츠였다. 하지만 파레가 나온 후에는 슐리츠가 1위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었다. 그 후로 선두는 계속 바뀌어 1954년에는 버드와이저가 1956년에 다시 슐리츠가 선두를 차지하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었다. 하이네켄은 맥주 수입업체로 맥주시장에 뛰어들었고 다양한 게릴라작전을 통해 수입맥주 시장의 최고자리에 오르게 됐다.

하이네켄의 전략전술
2차대전 후, 미국에 수입된 최초의 맥주업체였던 하이네켄은 맥주시장에 쉽게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버드와이저의 승리는 경쟁자 슐리츠의 손실을 딛고 이뤄진 반면, 하이네켄은 사실상 경쟁 상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이네켄은 ‘추격은 공격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라는 게릴라 전술원칙을 적용했다. 초기 몇 년간 하이네켄은 지속해서 마케팅과 광고에 엄청난 돈을 퍼부었다. 해를 거듭하면서 하이네켄은 경쟁자들인 다른 수입맥주들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했다. 독보적이었던 하이네켄에 일격을 가해온 최초의 유력상표는 뮌헨의 뢰벤브로이였다. 뢰벤브로이는 청색, 녹색, 은색으로 치장된 아주 매혹적인 디자인의 병맥주를 출시하면서 대규모 광고 공세를 시작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 뢰벤브로이의 문제는 입지를 키우기보다 먼저 하이네켄의 영역을 점령하기 위한 기습공격을 감행했어야 했다. 즉 시장을 확장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있던 시장부터 차지해야 하는 것이다.
뢰벤브로이는 ‘주도자의 강점 속에서 약점을 발견하고 그 지점을 공격하라’는 게릴라 전술원칙을 적용했어야 했다. 하이네켄은 네덜란드라는 원산지가 약점이었다. 네덜란드는 풍차, 치즈, 운하로 유명했지만, 맥주로 유명한 나라는 아니었다. 프랑스는 포도주로 유명하고, 독일은 맥주로 유명하다. 미국 시민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관념이었다. 뢰벤브로이나 다른 독일 맥주가 하이네켄의 방어를 뚫고 그 약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이런 소비자들의 관념을 이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뢰벤브로이는 ‘공격은 가능한 좁은 전선에 집중시키라’는 게릴라 원칙을 적용해 “네덜란드에서 수입한 맥주를 맛보셨습니까? 이제는 독일에서 온 최고를 맛보세요”라고 광고했어야 옳았을 것이다. 경쟁자의 약점을 드러낼 수 있는 지점에 초점을 모아 집중적으로 타격을 해야 한다.

라이트의 전략전술
순한 맥주로 차별화한 게릴라 전술에 있어 1975년에 밀러 양조는 라이트 맥주를 발매하여 고전적인 게릴라 공격을 했다. 라이트 맥주는 ‘여러분이 맥주에서 항상 원하시던 모든 것 … 그리고 순한 맛’ 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게릴라 원칙을 철두철미하게 따랐다. 애주가들이 독한 술 대신에 포도주를 찾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라이트가 순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당시 미국에는 전국 규모의 라이트 맥주 제품은 없었다. 라이트 맥주는 경쟁 상대들을 완전히 기습적으로 공격했다. 시장조사도 없었고 언론에 그럴듯한 소문 한 번 떠돈 적이 없었다. 갑자기 게릴라처럼 ‘빵!’하고 터져 나온 것이다. 라이트 맥주는 발매되자마자 전국적 규모로 퍼지기 시작했다. 라이트 맥주의 발매 3년 후, 시장에 출시된 유사한 라이트류 맥주는 22종에 달했다.
밀러 사는 라이트 맥주광고로 방송 전파를 완전히 도배하다시피 했다. 업계 평균 광고비의 4배 가까운 액수였다. 주춤거리지도 않았다. 지금까지도 밀러 사는 라이트 맥주광고를 지속하면서 그 영역에 관한 지배권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사에 뒤쳐지지 않도록 추격전을 전개할 필요가 계속되고 있다.

 

 

 

 

 

(주)킴스정보전략연구소 소장 김병욱 박사는 산업통상자원부 광역선도 국가 연구개발 평가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삼성그룹 사가 작사와  「1등을 뛰어 넘는 2등전략」 외 100여권의 저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 밖에 방송·산업체 강의, 평가 등의 활동과 동시에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해 21세기 아시아 차세대 리더에 선임된 바 있는 정보전략가이자 경영자다.  e-mail kimsinst@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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