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기간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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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기간에 대한 고찰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6.05.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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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이라는 상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이전만 해도 보험시장엔 만기가 짧은(60~70세 만기) 상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만기환급이라는 당근을 제시함으로써 괜히 손해를 보지 않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 최근 가입한 당신의 보험을 보라. 대부분이 80세, 100세, 심지어는 110세 보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상품들은 보험사들의 효자상품이다. 보험료는 다소 비싸지만 보장기간이 길기 때문에 그 값을 한다고 느끼게 만든다. 과연 정말?

보험을 가입하는 목적에 대해서 가만히 생각해보라. 왜 가입하는가? 그냥? 아니면 주변에 다 드니까? 처음 물어볼 때부터 이 대답을 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말해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바로 “돈이 없어서”이다. 만약 암진단을 선고받았는데 치료비로 쓸 수천만원을 지출하더라도 현금흐름에 전혀 지장이 없다면 당신은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전혀 없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런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고 그렇기에 사람들은 보험이란 걸 가입을 해서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병원비와 그로 인한 요양비용을 감당하려고 한다. 그래서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고 보장기간이 길면 언젠가 큰 도움이 되리라 여기며 안심한다. 과연 그럴까?

다음 사람은 보험을 잘 가입했을까 잘못 가입했을까?
30년 전에 암진단금 1000만원을 지급하는 보험을 가입했다. 그런데 최근 암진단을 받게 되어 보험금으로 1000만원을 수령했다. 그런데 요즘의 암치료가 1000만원으로 가능할까? 건강보험제도가 좋아져서 분명 암치료비의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급여’에 대한 부분이라 ‘비급여’에 해당하는 치료들은 거의 해당이 없다. 심지어 하루에 10만원씩 나가는 간병비도 건강보험적용을 하려 했다가 물건너가지 않았는가. 게다가 그런 치료들은 1회에 수십만원을 훌쩍 넘어가며 그 치료를 정기적으로 반복하는데 몇 년에 걸쳐 가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1000만원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사람이 보험을 잘못 가입했다고 볼 수는 없다. 우선은 가입을 했다는게 중요하고, 그 다음은 30년 전에 1000만원이라는 돈은 분명 큰 돈이었다. 하지만 단순하게 물가상승에 의해서 지금 와서는 큰돈이 아니게 된 것 밖에 없다. 진단자금의 필요성도 잘 알았고 그 당시로서는 그에 대한 대비도 충분히 한 것이다.

보험 보장기간의 양면성
지금 대부분의 상품들은 암 진단자금으로 3000만원을 지급한다. 이 금액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고정금액이다. 그럼 30년 후 3000만원의 실제가치는 얼마나 될까? 물가상승을 3%로만 잡아도 실제가치는 1200만원에 불과하다. 시간이 더 지날수록 그 금액은 확연히 줄어들 것이다. 만약 만기의 길고 짧고가 보험료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그다지 고려할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보장기간의 장단이 보험료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 보험은 비용이다. 최소의 비용을 투자해 최고의 효과를 얻기 위한 지불이다. 그럼 우리는 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각종 매체들에 나오는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적절한 보장성보험료의 크기는 가계 수입의 약 8~12%이내라고. 하지만 이 기준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단순하게 요즘의 보장성보험(여기에선 종신보험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사망보장에 80세 만기의 특약들을 넣은 상품을 말한다)들이 설계를 하면 저 정도 금액이 나오기 때문이다.
필자는 만기를 길게 가져갈 필요가 전혀 없다고 본다. 짧고 순수보장형으로 가져가는 정기보험을 적극 권한다. 예를 들어 20년만기 정기보험이라고 하면 20년 동안만 보장을 받고 20년이 지나면 보험의 보장이 종료되는 것이다. 해지환급금도 없으니 순수하게 보장에만 보험료가 사용돼서 보험료도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 보통 동일 보장금액 크기의 종신보험과 비교를 해보면 3분의 1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면 20년이 지난 후에 암과 같은 질병에 걸리면 어떡하지? 이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만약 일반적인 종신보험에 20만원을 내는 사람들이 20년만기 정기보험을 가입하면 7만원 선일텐데, 그 차액만큼 저축을 하는데 사용한다면 20년이 지나고 나면 그 당시 어떤 질병에 걸리거나, 혹은 질병에 걸리지 않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수천만원의 현금을 갖게 된다. 사람이 살면서 암에 걸릴지, 뇌졸중에 걸릴지, 광우병에 걸릴지 알 수 없다. 이 불확실한 확률 때문에 너무 많은 돈을 보장금액을 준비하는데 지불하는 것보다 차라리 돈을 더 모으는 쪽이 현명하다는 얘기다. 
애초에 보험의 가입목적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보통 가장이라면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다. 적어도 그들의 가장이 부재나 일을 할 수 없는 몸상태가 됐을 때 금전적으로 타격을 입지 않기 위해서는 분명히 보험이 필요하다. 그 준비는 20년 혹은 자녀가 어느 정도 앞가림 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는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적당하다고 느끼는 보장금액이 실질적으로 우리 가계에 도움이 되는 기간도 그 이상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보험은 가족사랑이 아니다. 철저하게 비용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상품이다. 그러기 위해서 단순히 각 상품의 보험료를 비교할 것이 아니라 보장기간의 비교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년 후 보험회사에 보험료를 완납해 놓고 보장받기를 기다리는 것과 내 돈 수천만원을 가지는 것.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강경완 W에셋 지점장은 국민대학교 마케팅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언론사와 각종 강의를 통해서 솔직하고 정확한 금융의 이면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뜬구름 잡는 기존의 재무설계에서 벗어나 삶을 가장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실질적인 재정설계 상담을 하고 있으며 이패스코리아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www.facebook.com/hellohog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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