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니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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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니가 좋아
  • 박신원 기자
  • 승인 2016.04.15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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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원 기자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작가의 '방문객'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매 번 취재를 진행할 때마다 와 닿는 말이기도 하다.

보통 인터뷰는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안팎으로 진행된다. 그 짧은 시간동안 상대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 사람을 느끼기엔 충분한 시간인지도 모른다. 한 사업을 경영하는 CEO,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그리고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 업계 마케팅 담당자 등등.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다보면 분명 다른 사람들인데 딱 두 가지로 나뉜다.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과 희미한 빛을 띤 사람.

반짝 반짝 빛나는 사람은 눈빛부터 다르다. 단 한 가지 질문만 던져보아도 그들의 심지는 느낄 수 있다. “자사 브랜드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주시겠어요?” 라고 했을 때, 자신감 한가득 하나 하나 애착을 가지며 설명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음..저희 브랜드는... 이러이러하구요.” 아무런 감정 없이 무미건조하게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를 어려워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그 질문 하나로 상대에게 자신이 몸담고 있는 브랜드가 어떤 의미인지, 어떤 마인드로 일을 하고 있는지가 대략 그려진다. 사진을 촬영해도 피사체에 대한 애정에 따라 천차만별의 사진이 나오듯, 기자가 기사를 쓰려면 브랜드의 매력이 무엇인지 파고들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정작 브랜드에 몸담고 있는 이들보다 내가 그 매력에 빠져 생동감 있게 느끼고 설명하는 순간이 적지 않다.

희미한 빛을 띤 사람을 상대하면 왠지모르게 피곤하고 지친다. 하지만 눈빛을 반짝반짝 빛내며 열정적으로 얘기하는 취재원을 만나면 기자 또한 그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다. 브랜드를 떠올릴 때나 그 매장을 떠올릴 때 왠지 모를 애착까지 생긴다. 분야는 달라도 각 업계, 분야에서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 애정을 가진 사람과의 인터뷰가 내겐 가장 즐겁고 설레는 일이다. 모래 알 속에 진주를 발견한 기분이랄까.

그리고 가장 상대를 빛나게 하는 것은 그가 가진 포부와 비전이다. 내가 대학을 설립한다고 가정 해 보자. “나는 재원도 없고, 자금도 충분치 않다. 이제 시작하기에 갈 길이 너무 멀다. 그래서 일단 되는대로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전문대학을 건립하겠다.” 라는 포부를 가진다면 잘해야 그 정도 되는거다.

하지만 “나는 서울대를 능가하는, 그리고 하버드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진정한 교육의 보고를 건립하겠다. 하버드대도 처음이란게 있지 않았나?” 라는 포부로 건립하면, 학칙 하나, 운영방침 하나, 또 커리큘럼, 교수들을 선정 할 때에도 그 기준은 하버드 적어도 서울대가 된다. 더 멀고 험한길이지만 그에게 가능성은 존재한다.

기자가 만난 CEO, 그리고 기업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수백 개의 가맹점을 갖고도 별 비전이나 체계가 없는, 인재는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가맹점주와의 상생은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계획이 없는 느낌을 갖게하는 CEO를 만날때도 있다.  하지만, 가맹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온갖 발판을 다 만들고, ‘정말 내가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라는 확신이 생기기까지 쇄도하는 가맹문의를 거절하며, 교육시스템, 가맹 관리 체계 하나, 직원 복지 하나라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최고를 지향하는 소기업도 있다.

그들에겐 수백, 수천개의 가맹점을 가진 가맹본부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업의 철학과 전세계를 재패하겠노라 하는 비전이 있다. 그래서 그들의 정책과 직원 복지, 교육 방침, 가맹 관리 체계는 신선하며 명확하고 똑똑하다.

그 짧은 시간 동안, 한 사람의 인생이 내게 다가온다. 아마도 그의 인생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일이고, 그 일을 대하는 태도는 그 사람의 중요한 면모중 하나며, 인생 그 자체이기도 하기 때문에. 밤하늘에 무수한 별들이 있지만 밝게 빛나는 별이 더 아름답듯이 반짝반짝 빛을 내는 그들처럼, 나도 나만의 빛을 선명하게 발하는 별이 되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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