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베이> 3년 내 매출 1000억원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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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베이> 3년 내 매출 1000억원 ‘쏜다’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6.04.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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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성 대표 “커피베이의 경쟁상대는 스타벅스”
▲ <커피베이> 백진성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라이징 스타’ <커피베이>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연말, 미국 4600개 점포가 있는 ‘월마트’에 <커피베이>가 입점한다는 소식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이러한 쾌거를 거둘 수 있었는지 다들 궁금할만한 대사건이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커피베이> 본사를 찾아 백진성 대표로부터 월마트 입점계약 스토리를 직접 들어봤다.  

‘도광양회’에서 ‘대국굴기’로
<커피베이>의 2016년은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를 뛰어넘어 본격적인 대국굴기(大國堀起·대국으로 우뚝 선다)로 나가는 해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4600여개 점포를 가진 월마트 독점 입점계약 소식은 전 세계로 진출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프랜차이즈 <커피베이>의 확장전략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 소식이 있기 전에 중국에서는 이미 <커피베이> 매장이 들어섰고, 필리핀에도 출점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 분위기를 보면 앞으로 세계 주요국에서 <커피베이>의 간판을 볼 기회가 점차 많아질 것 같다. 업계에서는 지금 추세로 가면 <커피베이>의 매출이 3년 내 1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해 말 월마트 입점계약을 하고 나자, 업계에서는 계약이 체결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계약 체결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지만, 왜 월마트를 공략하기로 결정했는지, 어떻게 접촉했는지, <커피베이>를 어떻게 알렸는지, 어떤 제안을 했는지, 어떻게 설득했는지까지 얘기할 시간은 없었다.
이번 인터뷰에서 백진성 대표는 월마트 입점이 철저하게 기획된 <커피베이> 글로벌 진출전략의 하나였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화 시대에 한국 시장은 그리 큰 편이 아니고 프랜차이즈 업체의 해외진출은 필수다.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몸집을 키워야 한다. 내가 대표로 있는 사과나무(주)는 <커피베이>가 주력 브랜드다. 범세계적인 문화인 커피는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커피베이> 해외진출의 당위성을 밝혔다.

질 자신이 없었다
백 대표는 해외진출 전략을 짜기에 앞서 과감하게 <스타벅스> 같은 ‘월드 클래스’ 프랜차이즈 업체를 겨냥했다. 그는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스타벅스>가 최고 강자이므로 이를 면밀하게 해부했다. 조사결과 직접 맞대결은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국 업체가 북미시장에 여럿 진출했지만 실패한 사례가 꽤 있었다. 본토의 커피문화를 못 당해내기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스타벅스>가 없으면서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 같은 특수상권에 들어가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마침 월마트 또한 아시아의 커피 브랜드를 찾고 있었다. 월마트는 연간 매출 600조원의 명실상부한 글로벌 넘버 원 유통기업이다. 미국에만 4600여개 점포가 있어 더 출점할 곳이 별로 없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월마트는 다른 경쟁 대형마트에 입점하지 않은 참신한 커피 브랜드를 원하고 있었다. ‘타겟’ 등 월마트보다 객단가가 높은 대형마트들은 이미 <스타벅스> 같은 커피점이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커피빈> 등 여러 후보가 있었지만, 기존에 널리 알려진 커피 브랜드들로는 차별화가 어렵고, 더구나 아직까지는 중저가 전략을 펴고 있는 월마트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백 대표는 “월마트가 참신한 해외 커피 브랜드를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접촉을 시도했다. 월마트가 한국에서 철수한 경험이 있기에 한국 소비시장이 만만치 않음을 알고 있더라. 1년 넘게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커피베이>가 왜 월마트에 들어가야 하는지를 설득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결국 월마트가 <커피베이>의 가치를 인정했고 경쟁 입찰 없이 바로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월마트 입점 비결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진정성’이었다. 월마트는 서구권의 1등 기업답게 브랜드의 명성이나 인맥 등을 따지지 않았다. 백 대표는 <커피베이>의 가격 포지션이 중저가로 저렴하고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남을 강조했다. 아시아 기업 특유의 아기자기한 메뉴와 인테리어 분위기도 보여줬다. 다들 자사의 브랜드가 최고라고 할 때 <커피베이>는 전혀 다른 얘기를 했던 것이다.

<커피베이>가 세계표준 된다
<커피베이>와 월마트 간의 입점계약은 ‘마스터 리스’ 방식이다. 월마트가 유통 공룡이므로 커피를 비롯해 약국, 안경점, 놀이방 등 여러 업태·업종의 브랜드가 월마트에 입점하길 원한다. 앞으로 <커피베이>만 미국 내 월마트의 모든 점포에 입점할 수 있고 다른 커피 브랜드는 들어오지 못한다.
백 대표는 “예를 들어, <커피베이>와 <서브웨이>는 함께 들어갈 수 있다. <커피베이>가 빵을 팔지만 주력이 아니고 <서브웨이>가 커피를 팔지만 주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커피베이>와 <맥도날드>는 함께 들어서지 못한다. <맥도날드>가 패스트푸드 브랜드이지만 커피도 열심히 팔기 때문에 안 된다”고 말했다. <커피베이>는 우선 캘리포니아주에 직영점 3곳을 운영할 예정이다. 매장 넓이는 42㎡(13평), 83㎡(25평), 99㎡(30평)으로 각각 다르게 했다. 월마트 매장 내부의 현황에 따라 출점하는 면적이 달라질 수 있다. 월마트와 지난해 말에 계약했지만 첫 3개 점포가 이제야 문을 연다. 한국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다소 긴 시간이다. 모두 직영점이고 이후 상황에 따라 가맹점도 유치할 생각이다.
백 대표는 “확실히 일을 철두철미하게 한다. 이번에 캘리포니아에 직영점 3개를 하겠다고 했더니 출점 후보지 리스트 150여곳에 대한 온갖 정보를 보내왔다. 매장 설계도 한 달 꼬박 걸린다”며 “<커피베이>가 세계 최고가 되려면 세계 표준에 맞춰야 한다. 중국만 특유의 문화 때문에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진출하고 다른 나라는 직접 진출하고 있다. 필리핀도 직접 진출했고 새로 짓는 세부SM몰 안에 132㎡(40평) 크기로 5월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꿈의 크기가 달랐다
전문가들은 <커피베이>의 담대한 도전이 그만큼 치밀한 내공을 쌓았기에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스타벅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커피베이>의 ‘패기’는 <스타벅스> 못지않은 음료의 품질과 운영 시스템을 갖췄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커피베이>의 메뉴 품질과 운영 시스템은 이미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덕분에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지만 4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운영중이다. 창업자에게는 안전한 실속창업을, 고객에게는 ‘가성비’ 높은 음료를 제공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의 한국프랜차이즈대상, 정부가 주는 우수프랜차이즈상을 각각 4년, 3년 연속 수상하는 등 상복도 터졌다.
<커피베이>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원하는 고객의 바람에 가장 잘 부합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가고 있다. 한 가지 실례로,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더치커피 3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부적합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커피베이>의 더치커피는 기준을 만족했다. 더치커피는 특유의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지만 찬물로 장시간 추출하므로 위생관리가 어려워 산업적으로 유통하기 어려운 품목이다.
<커피베이>는 자사의 미디엄 로스팅 커피를 ‘태우지 않은 커피’라는 콘셉트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로스팅 시간을 줄이는 ‘미디엄 로스팅’은 원두 본연의 맛을 잘 느낄 수 있지만 원두 품질이 좋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커피베이>는 이러한 고급 이미지를 tvN의 드라마 ‘시그널’, ‘치즈인더트랩’을 제작 지원해 알리고,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한 연계 마케팅을 벌여 좋은 성과를 거뒀다.
백 대표는 “올해 들어서 ‘태우지 않은 커피’ 캠페인을 통해 기존 커피 브랜드들과는 다른 소비자지향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가맹점 매출을 향상시키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한층 더 높이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커피베이>는 초창기 때부터 로스팅을 많이 하지 않았다. 많은 커피점에서 강한 맛을 선호하는데 이는 라떼를 쉽게 만들려는 측면이 있다”며 “커피 외의 음료 및 디저트 품질도 높여가고 있다.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주선으로 해남군과 MOU를 맺고 녹차음료를 출시했다. 이밖에 다크쇼콜라 2종, 베이글 6종, 크림치즈 5종, 추억의 달고나를 토핑한 ‘메이플달고나’ 등 계절에 맞는 신메뉴를 내놓을 때마다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베이>는 품격입니다
<커피베이>는 브랜드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마케팅 전략도 고품격을 지향하기 시작했다. 백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은 양적 성장이 중요하다. 아무리 아이템이 좋아도 매장이 없으면 고객이 올 수 없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브랜드 파워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점포 수다. 이처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고 외형을 키워야 하므로 <커피베이>도 초반에 적자를 보면서 점포를 늘렸다”며 “마케팅도, 예산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가맹점 모집에만 중점을 뒀다. 요즘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온라인 마케팅이 중요하다. PC방 사업을 해봤기에 키워드 광고 문구 하나도 더 잘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맹점이 어느 정도 늘어난 다음에는, 점포 수 대비 인지도가 떨어지게 되므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마케팅을 했다. 그리고 이제는 가맹점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마케팅도 해야 한다. 한국에서 <커피베이>는 소형 매장이 많다. 중저가로 계속 가되 매장 넓이는 조금씩 넓혀서 점포당 매출을 높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맹점주가 사랑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커피베이>는 가맹점주들의 만족도가 높기로 유명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백 대표는 “1억원 정도를 투자해 월 400만원 안팎의 순이익을 남기는 구조로 설계한 기획이 주효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이 말만 가지고는 <커피베이>가 사업 초기 4개월 가맹점 모집 중단이라는 ‘행복한 결정’을 내렸을 정도로 예비창업자들이 몰려드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커피베이> 가맹점주들의 얘기를 들어봤더니 어느 정도 답이 나왔다. 보라매점 조현승 가맹점주는 “아내가 <커피베이>의 팬이었다. 나는 커피를 잘 몰랐지만 커피를 즐기는 여성 고객인 아내의 말을 들었던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요즘 주변에서 보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오래 갈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라고 말한다. 장사 하루 이틀 할 것이 아니라면 경영철학이 확고한 곳을 골라야 한다. 커피만 해도 수많은 브랜드들이 나오지만 10년 넘게 갈 곳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홍제삼거리점 이정연 가맹점주 역시 고객에서 시작해서 <커피베이>를 창업했고, 이제는 가맹본부에 신메뉴까지 제안해 상금을 받기도 하는 열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기획한 ‘딸기쏙쏙’과 ‘망고쏙쏙’은 맛도 좋고 보기에도 좋아 <커피베이>의 인기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열성적인 가맹점주들에 대해 백 대표는 “우리 가족점주님들이 한 잔의 커피를 우려내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정성과 감동이 느껴진다. 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누가 어떻게 만드는가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달라진다. <커피베이>가 가성비 뛰어나다는 칭찬을 받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빙벽 뛰어내리는 첫 번째 펭귄
<커피베이>를 운영하는 (주)사과나무는 앞으로 도시락전문점 브랜드 <맘마미야>의 가맹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 도시락을 내놓아 맛과 가격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다.
백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커피베이>의 뒤를 잇는 차세대 성장분야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성공했던 <비타민PC방>은 점포 수가 100개 이하로 떨어졌다. 매장 크기를 키우고 식음료로 수익을 내는 등 진화하고 있지만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며 “프랜차이즈 사업은 문화적 배경을 따라가는 흐름이 있다. 도시락 브랜드 론칭은 일본 도시락 시장을 보고 결정했다. 한국에서 도시락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커피베이>는 중저가로 시작했고 <맘마미야>는 중상 정도의 가격대다. 어머니가 해주신 도시락이 콘셉트다. 일단 창업비용이 과하지 않고 부부창업이 가능하다. 배달도 테스트하고 있다”며 “도시락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시장 자체의 성장 여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PC방 잘 하고 있다가 커피 한다고 했을 때도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커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도 시장 자체는 성장을 거듭했으므로 새로운 강자들이 나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프리미엄 인터넷 카페 <비타민 PC방>에 이어 <커피베이>로 국내외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백진성 대표의 동물적인 사업 DNA가 또 어떤 힘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칭찬해주시는 것 같고 감사하다. 어깨가 무겁다”며 “대표가 젊은 편이라 가맹본부에 젊은 에너지가 충만하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서툰 부분들을 만회하면서 부지런히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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