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에서 유명한 M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여성이 “이거 집에 싸 가고 싶다! 포장 되나요?”라고 묻자 종업원이 난처한 표정으로 테이크아웃은 안 된다고 대답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누구나 집에서도 즐기고 싶은 법.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삼시세끼’는 참 어려운 일이다. 최근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삼시세끼’를 챙기기 위해 도시락이 인기다.
도시락 소비자가 늘자 프랜차이즈 브랜드 역시 이런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하나둘 도시락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한솥도시락>, <토마토도시락> 등 도시락 자체가 상품인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있지만, 반찬전문점인 <진이찬방>도 도시락 상품을 구비해 놓고 있다.

<원할머니 보쌈·족발> 도시락으로 즐기는 보쌈정식
지난 1일 (주)원앤원의 <원할머니 보쌈·족발>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도시락 7종을 출시했다. 부드러운 보쌈과 아삭한 김치가 곁들여진 ‘보쌈정식’, 숯불향과 매콤함이 어우러지는 ‘제육볶음정식’, 화끈한 불맛으로 식욕을 잡는 ‘매운火(화)보쌈정식’,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건강 보양식 특선메뉴인 ‘오리보쌈정식’ 등이 7000원~1만 원선의 도시락이 나왔다. 쌈채소를 더한 ‘보쌈쌈밥’, ‘돼지불고기쌈밥’, ‘우삼겹불고기’ 등의 도시락은 8000~9000원이다.
이들 도시락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판매되며 3개 이상 주문 시 배달도 가능하다. <원할머니 보쌈·족발> 관계자는 “최근 1~2인 가구를 비롯해 각종 모임이나 세미나 등에서 도시락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보쌈, 제육 등 메인 고기와 갓지은 밥, 제철 채소로 더욱 알차게 맛과 영양의 균형을 맞췄다”고 전했다. 깐깐해지는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게 기존 메뉴만큼 도시락도 알차게 준비했기에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별한 날이나 저녁에 즐기던 보쌈이 도시락으로 나오면서 직장인들도 점심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돼 주목 받고 있는 <원할머니 보쌈·족발>의 도시락은 대치점, 역삼점, 성수점, 신도림점, 영등포구청점, 신정점, 용강점 등 서울 7개점과 대구다사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하루엔소쿠> 프리미엄 돈가츠 도시락
프리미엄 돈가츠전문점 <하루엔소쿠>는 기존 일부 매장에서 도시락 메뉴를 판매해왔다. 하지만 지난 4일, 이 도시락 메뉴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압구정점 등 일부 매장에서 판매됐던 테이크아웃 도시락 메뉴는 높은 호응도를 보이며 직장인, 싱글족, 단체 모임 등을 중심으로 그 수요가 늘고 있어 판매 매장이 확대된 것이다.
나베류를 제외한 ▲로스카츠(7400원) ▲히레카츠(8400원) ▲엔소쿠카츠(8900원) ▲냉우동(5400원) ▲냉모밀(5900원) 등 모든 메뉴가 도시락으로 판매된다. 도시락 메뉴는 홍천대명점 1개 복합몰 식당가 매장을 제외한 전국 매장에서 판매될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엔소쿠카츠’도시락은 갈릭 허브 소스가 바삭한 식감에 더해져 여성층에 크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 높은 기온 상승에 따른 무더위에 판모밀과 냉모밀 등도 테이크 아웃 빈도가 늘고 있다. <하루엔소쿠> 관계자에 따르면, “식사대용을 위한 테이크아웃뿐 아니라 각종 동호회와 세미나, 체육대회 등을 위한 단체주문이 늘고 있다”며 여름철 휴가시즌 캠핑족들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시락으로 ‘삼시세끼’ 지켜줘요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도시락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57.6%가 바쁜 현대인들에게도 도시락은 꼭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쁜 일상으로 점심시간을 놓치거나 끼니를 거르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도시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시간적인 여유만 된다면 도시락을 직접 싸서 다닐 의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37.6%)보다는 여성(54.6%)들이 도시락을 싸고 싶다는 사람이 많았다.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의 소비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실제로 소비자들은 도시락을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의견은 15.5%로 현저히 낮았다. 바쁜 시간 간단하게 먹더라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기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식사대용으로서의 도시락 조건 평가(중복선택)에서는 맛(52.3%)과 가격(52.0%)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했으며 재료의 신선도(46.4%)와 메뉴의 다양성(33.3%)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도시락에 대한 수요도가 높아지면서 도시락 시장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이러한 고객 니즈를 어떻게 반영하는가에 따라 도시락 전략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