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던 어느 날, 삼청동에 있는 <보바타임>을 찾았다. 맛있는 타피오카가 들어있는 버블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느냐만은 나 역시 좋아하는 음료이기도 해서 더욱 기대가 됐다. 게다가 운치 있게 삼청동을 걸을 수 있으니 더욱 좋았다.(업무 시간에 삼청동에 나가서 버블 티를 마실 수 있다니, 내 일에 또 한 번 큰 기쁨을 느껴 본다.)
타피오카의 애칭 '보바'
버블티 전문점에 왜 '보바'라는 이름이 들어갈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타피오카의 애칭이라고 한다. 교포에 의해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보바타임>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성장해 나간다는, 다소 흔치 않은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됐다. 삼청동 거의 끝자락에 있는 <보바타임>은 삼청점에 도착하자 수많은 메뉴들이 들어왔다. 다양한 메뉴를 자랑한다는 <보바타임>답게 선택의 폭을 넓힌 것. 하지만 친절하게도 베스트 10 메뉴까지 알려줘서 선택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도 했다.
직접 매장에서 보바를 삶고 4시간이 지나면 폐기한다는 설명을 듣고, 신선하다는 느낌보다는 아깝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신선하고 맛있는 그리고 몸에 좋은 보바를 먹을 수 있는 것일 테니 덜 아까워하기로. 그리고 똑똑한 점장님이 있으니 필요한 분량만 척척 삶아낼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점장님이 추천해 준 메뉴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가니 너무나 예쁜 테라스석이 있었다. 이미 한 커플이 앉아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는데, 비를 막아주니 더욱 분위기 있었다. 당연히 겨울에는 사람이 없지만 나머지 계절에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보바타임> 삼청점의 매력이 새롭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아메리카노를 보바와 함께
신선해서 더 말랑말랑하게 먹을 수 있는 보바를 커피에서 즐길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손님이 넣어달라고 하면 넣어준다니 <보바타임>을 다시 찾아야만 할 이유가 생겼다(내가 SKT 회원이라 <보바타임>에서 20% 할인 된다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지만.).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보바를 넣어서 먹으면 어떤 맛일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다.
차가운 음료를 마시면 배가 아플 때가 많아서 잘 찾지 않지만, <보바타임>에서라면 좋을 거 같다. 오싹해지는 시원한 음료를 원샷하지 않고, 보바를 하나씩 음미하면서 천천히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말랑말랑한 보바를 하나씩 씹어먹으면서 음료를 마시면 더 천천히 더 맛있게 마실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