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탉 오준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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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탉 오준탉
  • 조주연 기자
  • 승인 2023.1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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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탉> 오준탁 셰프

별명이 ‘오준탉’일 정도로 식재료로서의 닭에 대한 관심이 누구보다 많은 오준탁 셰프. 홍콩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폭넓은 재료와 맛으로 ‘닭 전문가’로서의 행보를 닦아나가고 있다. 

남영탉 오준탁 셰프  ⓒ 사진 이현석 팀장
남영탉 오준탁 셰프 ⓒ 사진 이현석 팀장

 

누구나 한번쯤 불특정한 장소, 시간에 나타나는 ‘전기구이 통닭’을 먹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제는 추억의 메뉴가 될 정도로 보기가 쉽지 않은데, 그 맛을 이어나가는 것이 <남영탉>의 장작구이 통닭이다. 유니크하면서도 해외에서는 보기 힘든 장작구이의 맛을 닭 전문가 오준탁 셰프가 <남영탉>으로 본연의 맛과 퓨전의 재미를 동시에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홍콩의 경험을 더한 특별한 닭 요리
다양한 요리 경험을 쌓던 오준탁 셰프는 2019년 말 홍콩의 한 레스토랑에서 근무를 하게 됐다. 한국인 셰프와 일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아 가게 된 곳이었는데, 야키토리(양념을 발라 굽는 일본식 닭고기 요리)를 메인 메뉴로 하는 매장이었다.

오 셰프는 원래 닭 요리에 관심이 많아 연구를 많이 해왔는데, 운 좋게도 여러 가지 새로운 방식을 접할 수 있게 돼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보통 배우고 싶은 요리가 있으면 일부러 찾아가서 배워야 하는데, 운 좋게 적성에 맞는 특기를 업무, 그것도 외국의 식당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소, 돼지, 닭은 버릴 게 없다고 말할 정도지만, 닭 한 마리에서 나오는 부위와 요리법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다양해서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되었어요.”

이후 귀국한 오 셰프는 팝업 매장을 하던 중 숙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현재의 <남영탉> 자리를 제안받아 ‘장작구이 통닭집’을 시작했다. 다른 조건도 좋았지만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장작구이 통닭에 어울렸고 2022년 1월부터 <남영탉>이 시작되었다.

 

남영탉 오준탁 셰프  ⓒ 사진 이현석 팀장
남영탉 오준탁 셰프 ⓒ 사진 이현석 팀장

시그니처 메뉴, 동량탉과 탉개장
요리 방법이 수없이 많다는 것은 오 셰프가 닭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는 이유 중 하나다. 디테일한 부분을 알수록 맛이 달라지는 게 느껴져서 요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영탉>의 대표 메뉴는 장작구이 통닭이지만 특수부위를 요리한 사이드 메뉴도 다양하다.

홍콩에서의 경험 덕분에 중화식 소스나 양념도 많은 편이다. 장작구이 통닭 중 ‘동량탉’은 인기 메뉴 중 하나인데 중국 후추를 베이스로 한 소스가 함께 나오며 찍어먹는 칠리오일 소스와 마늘 및 양파칩 플레이크가 들어간다. 홍콩을 가장 잘 표현하는 메뉴라고 생각해 레시피를 바꾸지 않고 꾸준히 판매하고 있는데 사이드 메뉴 중 가장 인기가 높다.

또 다른 인기 메뉴 중 하나는 ‘탉개장’이다. 육개장 사발면을 베이스로 레몬그라스, 얌 페이스트, 장작구이 닭살 등을 넣어서 만들었는데, 처음에는 사발면인 줄 알고 실망하지만 맛을 보고 깜짝 놀란다. 실제로 <남영탉>의 진한 탉개장을 먹으면 더 이상 일반 육개장 사발면은 먹을 수 없다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노포를 살리는 요리, 콘셉트가 있는 매장
오 셰프가 <남영탉>을 운영하는 방식은 최근 핫플과 조금 다르다. 대학생부터 지역 토박이까지 방문하다 보니 매출의 평균치가 나오지 않아 예약을 받지 않고 워크인만 가능하게 했다. 예약을 하면 고객의 만족도는 높겠지만, 빠른 테이블 회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약금을 별도로 받는 10인 기준의 룸과 오픈런을 하는 손님 몇몇을 빼고는 대부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고객들의 만족도는 높다. 일부러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메뉴를 만들었기 때문에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 부산에서 KTX를 타고 올라와 먹고 가는 손님도 있고, 미국에서 온 교포가 메뉴를 먹고 어렸을 때 추억이 떠오르면서도 새로운 맛이라는 찬사를 남기기도 했다.

오 셰프가 바라는 것은 <남영탉>이 한순간 핫한 맛집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꾸준히 방문하는 매장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매장을 빠르게 늘리는 것보다는 하나하나 오픈할 때마다 의미있게 만들어 가고 싶다. “최근 인기 있는 매장들은 마케팅에만 집중을 하지만, 저는 사라지고 있는 노포의 아이템들을 잘 살려서 만들어보고 싶어요. 우리나라의 소울푸드라고 할 수 있는 장작구이를 <남영탉>으로 만든 것처럼, 앞으로도 다양한 콘셉트로 요리를 하고 아이템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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