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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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산이다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3.10.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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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앤코> 채영원 대표

<워크앤코> 채영원 대표는 스타트업기업을 이끄는 여성 CEO가 창업에서 이중고가 될 줄 몰랐다. 그러나 1년 만에 두 가지 모두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방법을 터득했다. 어찌 됐건 ‘존버’는 이긴다.

워크앤코 채영원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워크앤코 채영원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워크앤코> 채영원 대표는 지난해 창업 이후 1년 여 동안의 고생을 단단히 보상받고 있다. 숙명여대 개강에 맞춰 ‘순헌황귀비길 상인회 부스’를 통해 열심히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서 더욱 고무적이다. 룰렛, SNS 팔로우 등을 통해 상인회 소속 상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바우쳐를 제공하는데, 학생들은 최소 커피 한 잔 등의 상품을 기분좋게 얻을 수 있고, 소상공인들은 어떤 손해도 안 보고 물건을 팔고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순헌황귀비상인회 
“<워크앤코>는 골목상권 또는 재래시장 브랜딩을 맡고 있습니다. 상인회가 조직을 갖게 하고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역할을 합니다. 상인 역량 강화, 제품 연구, 온라인플랫폼 등까지 기획, 개발하고 교육까지 하고 있어요.”

숙대앞 상권을 살리기 위해 상점들의 힘을 모은 조직 ‘순헌황귀비상인회’는 용산구 골목상권 공동체 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1,5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채영원 대표는 이 지원금으로 홍보 부스를 만들고 이벤트를 벌여 숙대 학생들이 가진 학교와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단단히 만들었다.

모두가 좋은 결과지만, 시작은 미미하고 어려움이 많았다. 상인회 조직을 갖추기 위해 채 대표는 가가호호 방문하여 일일이 인터뷰를 진행해야 했다. 각각의 상점을 모두 찾아다니며 상인회 출범 동의를 받고, 임원을 선출하고, 회칙을 정하고, 중장기 전략을 짜는 등 노력한 결과 지원 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순헌황귀비상인회’는 갓 출범한 신생조직이란 점을 염두에 두면  큰 성과인 셈이다.

 

 

워크앤코 채영원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워크앤코 채영원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창업의 보람과 슬픔
HRD를 전공하고 교육 관련업에서 일하던 채 대표는 숙대 캠퍼스타운과 지역협력사업단에서 벌인 사업에 관심을 두게 됐다. 자영업자가 창업, 업종변경, 하다못해 폐업을 할 때도 절차가 복잡하고 세금에 장비 등 해결할 문제가 쌓여있어 교육이 필요하다.

소상공인 필드에서 인적 자원 개발을 어떻게 하는가 눈여겨보게 된 채 대표는 그 길로 퇴사하고 숙대 박사과정에 들어가면서 <워크앤코>를 창업했다. 첫 번째 사업인 ‘순헌황귀비상인회’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는데, 사업 초반의 어려움을 말로 다 풀기 힘들 정도다.

“<워크앤코>는 비투지사업Business to Government으로 학교나 소상공진흥위원회 사업을 수주합니다. 수익화비즈니스로는 어려울 수 있다는 건 예상했던 건데요, 일하는 과정에서 잡상인 취급 당한 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1년 이상 가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젠 상인회 분들과 엄청 친해졌지만요, 하하.”

매출 증빙, 공인인증서 등록 등을 어려워하는 상인들을 위해 채 대표와 직원들이 직접 노트북을 들고 집을 방문해 하나씩 알려드리기도 했다. 야근의 연속인 셈이니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있지만, 이 과정에서 상인들과 더욱 돈독해졌다. 식사나 커피를 마시러 상점에 가면 서비스를 많이 챙겨줘서 ‘이러면 자꾸 찾아오기 어렵다’라며 사양해야 할 정도다.

 


자원을 확보하라 
신생 기업을 운영한다는 점도 힘들지만, 여성 창업자로서 정말 힘들다고 생각할 때는 따로 있었다.  여성인 채 대표를 보며 ‘반찬값 벌러 나왔다’라고 여긴다는 점이다. 특히 아이를 둔 기혼 여성이 일하러 나오면 책임있게 일할 거라는 생각도 안 한다.

이러한 현실을 깨달았을 때 기운이 빠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발상을 달리하고 있다. ‘일을 잘 해내면 밥값이든 반찬값이든 벌겠지’라고. 어려움을 먼저 겪은 선배 입장에서 채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자원을 확보하라’라고 조언한다.

군대 등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한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은 물적, 사회적으로 자원을 확보할 기회가 적은 편이다. 이 점을 감안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사회적 네트워크를 쌓을 필요가 있단 것이다.

“저도 인적 기회라는 게 얼마나 중요하겠냐 라고 여기던 사람인데요. 사업을 하다보니 기회가 생각지 않은 데서도 오더군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시너지를 내는 업종인 만큼, 사람이 자원이란 점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채 대표는 ‘순헌황귀비상인회’ 이후 프로젝트로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다문화의 색깔을 살리고자 모로코 등 다문화 여성들과 자국음식 밀키트를 기획, 준비하고 있다. 결국 ‘존버’는 승리한다는 믿음은 이번에도 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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