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가의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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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의 창업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2.09.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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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고기장수> 행당점 이순화 점주

이순화 점주는 <청년고기장수> 밀키트 매장을 창업한 후 많은 여유를 얻었다. 아이들을 학교와 학원에 데려다준다는 건 딴 나라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언제든 가능하다. 십수년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출퇴근과 업무에 매였던 시절에 비하면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다. 무인점포가 아니라 일반 자영업이었다면 갖기 힘들었을 여유다. 

청년고기장수 행당점 이순화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청년고기장수 행당점 이순화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겁이 없고 도전과 모험을 즐기는 스타일이라는 이순화 점주. 십수년 직장생활을 뒤로 하고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할 기회가 오자 얼른 잡았다. 처음 해보는 밀키트 무인 점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그이는 깨달았다. 이 일은 매너리즘에 빠질 순간이 없겠다고.  글 김민정 부장 사진  이현석 팀장

 

동경에서 시작한 창업 
“안 해본 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어요. 월급쟁이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월급만 받는데, 자영업은 자기 하기 나름이니까요.”

학습지 회사에서 10년 근속으로 일하던 이순화 점주는 어느 날 문득 매너리즘을 느꼈다. 성과 위주의 일에 염증을 느낀 순간 그는 바로 퇴사를 결심했다. 뭘 해야겠단 계획 없이 퇴사한 다음 창업을 떠올렸다. 무한리필 매장에 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트렌드에 맞는 분위기와 메뉴 등 <청년고기장수>가 괜찮겠다 싶어 본사를 찾아갔다. 사람을 좋아하고 만나서 대화하고 설득해서 컴플레인을 해결하는 등의 자신의 강점이 자영업에도 괜찮으리란 기대가 있었다. 

막상 알아보니 창업자금이 부족하고 자영업 경험이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망설이던 참에 본사에서 밀키트형 매장을 권했다. 작년 여름 한창 코로나 거리두기 격상 단계였고, 밀키트가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르던 상황이었다. 이 정도 소형 매장이면 경험이 없어도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 

 

청년고기장수 행당점 이순화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청년고기장수 행당점 이순화 점주 ⓒ 사진 이현석 팀장

경쟁자는 없다 
무인 점포로 운영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게 된다는 건 큰 장점이다. 밀키트 매장은 많지만, <청년고기장수>에는 다른 곳에 없는 특화된 메뉴들이 있었다. 매장에서 먹던 그대로 집에서 먹을 수 있도록 채소와 양념까지 판매하는 곳은 없었다. 환하고 밝게 꾸민 매장 외관과 깔끔한 매장 내부도 고객이 선뜻 발을 들이게 하는 데 한몫 했다. 이순화 점주는 확신을 갖고 지난해 8월 행당점을 오픈했다.

갑자기 시작한 창업이라 초반에는 예상하지 못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결혼 17년 차 주부 경력이 있어도 10키로짜리 고기덩어리를 자르고 다듬는 작업은 만만하지 않았다. 그러나 잘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교육받은 결과 지금은 모든 작업이 수월해졌다. 작업 과정을 파악한 덕분에 시간과 공정을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어 그동안 하고 싶던 일, 못했던 일들까지 처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무인 점포의 여유
무인점포라서 늘 매장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항상 지켜봐야 한다.  쇼케이스에 제품이 있는지 없는지 늘 확인해야 하고,  쿠팡이나 배민의 배달 기사가 제품을 무사히 가져갈 수 있도록 소통도 해야 한다. 몸은 다른데 있어도 정신은 점포에 남아있는 이중생활(!)이지만 일반 직장이나 일반 자영업에 비하면 훨씬 편하게 운영하고 있어서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자영업자라면 꿈도 못 꿀 휴가도 편하게 잘 보낼 수 있었다. 무인 점포라서만이 아니라, <청년고기장수> 본사에서 대체근무를 맡아준 덕분이다. 아이템, 본사의 가이드, 1년 동안의 운영 등으로 이순화 점주는 <청년고기장수>를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매출을 더욱 끌어올릴 방법을 찾고, 앞으로 홀 매장도 운영해보겠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직장 다닐 때는 카운터만 보고 있는 사장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하하. 그렇다고 당장 홀까지 운영하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합니다. 외식업은 처음이라서 서빙 한 번 해본 적이 없거든요. 무인 점포 운영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계속 경험을 쌓아서 홀까지 운영하는 매장의 점주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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