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프랜차이즈 창업과 최경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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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프랜차이즈 창업과 최경환 효과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4.09.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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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창업&프랜차이즈
    발행인 이덕철

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꿈틀거린다는 낭보입니다. 언론에서는 거래량이 늘었다거나 미분양 물량이 소진돼가고 있다는 등 ‘부동산 구하기’ 작전에 나서기라도 한 듯 연일 관련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경제부총리인 ‘최경환 효과’라고 불리는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으로 인해 생긴 현상들입니다. 그동안 부동산 활황으로 생긴 부작용을 막기 위해 시행했던 각종 차단막을 거의 다 걷어낸 후광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의 되살아남으로 인해 예전의 투기에서 얻어진 ‘부가가치’의 단물들을 이번에도 또 구경할 수 있을 지에 관해서는 선뜻 확답을 피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동산에 투자해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이득을 남겼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느냐는 것에 대한 대답이 시원치 않다는 뜻입니다. 현재 다수의 부동산 구매 능력이 있는 층에서는 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주판알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다고 합니다.

심정적으로는 찬성하고 싶지 않지만 경기 부양을 위해 꼭 해야 한다면 굳이 반대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우려하는 일은 두 가지 입니다. 부동산 매매를 독려(?)하기 위해 대출금리 인하는 물론 대출금 상한제 상향조정 등 심리적 구매 의욕을 왕창 키워놓은 상황 다음에 일어날 수순입니다. 이제 자금력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 지출이 빠듯한 서민층도 이 달콤한 유혹에 이끌려 대출을 왕창 받아 집을 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예전의 호시절을 염두에 두고 산 부동산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를 상상해 보셨습니까.

요즘 창업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얼어도 아주 단단히 얼어붙었습니다. 하나의 나라가 가장 두려워한다는 경제용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디플레이션(저성장 저물가)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놓고 초입단계에 들어서지 않았나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경제전문가들이 여럿 있다고 합니다.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부스에 참석한 한 프랜차이즈 본사 임원은 긴 한숨을 쉬더군요.

요즘처럼 참관객들의 창업 상담이 적고 또 가맹점 오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이렇게 없을 수 있냐며 고개를 돌렸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 대표들을 만나면 빠지지 않고 얘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전보다 예비창업자들이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요즘 크게 히트를 치고 창업자들이 모이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한결같이 1억 원 미만의 소자본 브랜드들입니다.

닭강정, 떡볶이, 포장마차,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밥버거 등은 크게 바람몰이를 했던 아이템들이고 창업비용 역시 다들 1억 원 미만이기도 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2년을 못 넘기고 벌써 사양길에 오른 아이템들도 있습니다. 물론 부익부 현상으로 5억 원 이상의 대형 점포 창업을 하는 이들도  있긴 합니다만 이들은 소수이지 대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창업 분야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그래서 요즘의 부동산 정책에 관심이 많이 가고 있습니다.

부동산 규제책을 거의 다 풀어 놓은 이면에는, 다시 말하면 빚을 내서 부동산을 사라는 메시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물론 정부의 계획대로 ‘부가가치’가 생기고 또 경기가 살아나 경제가 활성화 된다면 더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하지만 특단의 조치로 풀어 놓은 부동산 규제 해결에도 불구하고 제자리 걸음마 상태라면 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창업시장이 얼어붙은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사정으로 가계 빚을 많이 졌기 때문이라는 게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또 다시 사람들이 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 빚을 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다행히 부동산 가격이 올라 기대한 만큼의 부가가치를 얻고 처분을 하면 가계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반대의 현상이 발생하면은요.

이자와 원금을 갚느냐고 거의 수년간은 아무것도 못하는 신세가 되지 않겠습니까. 부동산 활황의 끝물에 뛰어든 이들 가운데 삶의 의욕을 상실했다고까지 말하는 이들이 꽤 많습니다. 여기까지 시나리오가 써지면 정말 창업시장은 혹한기로 돌아설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지금의 상황도 굉장히 어려운 국면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다 부동산 정책이 예상한 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겁니다.

요즘 프랜차이즈 본사들 가운데 가맹점 개설이 안 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들 중 적지 않는 곳이 직원들 임금도 못주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프랜차이즈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 있게 지켜보아야만 할 것입니다. 이제 화살은 시위를 떠났습니다. 가계부채만 늘어나 창업은 꿈도 못 꿀 것인지, 부동산 경기의 활황을 맞아 ‘드림창업’에 동승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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