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전문점 ‘우후죽순’…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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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전문점 ‘우후죽순’… 이대로 괜찮을까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8.03.16 08: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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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전문점 ‘우후죽순’… 이대로 괜찮을까
 

대만 카스테라 점포가 사라진 자리를 식빵전문점이 채우고 있다. 빠른 속도로 가맹점을 늘려가는 모습이 또 놀라움을, 한편으로는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식빵전문점, 과연 전망은 어떨까.  

벌써부터 포화현상 조짐
밤, 블루베리, 초콜릿 등 다양한 토핑이 들어있는 식빵이 진열대에 차곡차곡 쌓인다. 갓 구운 식빵 냄새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기 쉬운 것도 없다. 가격대도 2000원~3000원대여서 간식거리나 식사대용으로 부담이 없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성비’를 충족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는 아이템이다. 직장인 김은혜(여·36세) 씨는 “워낙 빵을 좋아하기도 하고, 토핑이 다양해서 질리지 않아 자주 찾는다”며 “출근할 때 여러 개를 사 여직원들끼리 티 타임을 갖거나, 친구 집에 방문할 때 가볍게 사들고 가기 좋다”고 말했다. 

예비창업자 입장에서도 식빵전문점은 눈길을 끌 만한 매력이 충분하다. 대부분 7000만원 선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33.3㎡(10평) 규모 점포면 면적도 충분하다. 소자본, 소규모 창업 아이템으로서의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하지만 식빵전문점이 동일 역세권 내에 여러 개 모여 있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의 경우 약 400미터 거리에 식빵전문점이 세 곳 이상 몰려 있다. 인근의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베이커리 가맹점까지 더하면 벌써부터 포화현상 조짐이 보인다. 지난해 창업 시장을 휩쓸었던 대만 카스테라의 악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식빵’이라서 괜찮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만 카스테라’와 ‘식빵’은 아이템 자체의 수요가 다르므로 동일 선상에서 놓고 보긴 어렵다고 말한다. 대만 카스테라는 가끔 사 먹는 별미였지만, 식빵은 주식 대용으로, 간식으로 매일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만 카스테라에 비해 훨씬 수요가 많고 시장도 크기 때문에 아직 포화현상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 또한 대만 카스테라는 따뜻할 때 빨리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식빵은 하루 정도 실온에 보관해도 맛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구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양한 토핑 덕분에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무리 수요가 많은 시장이라 해도 한계는 있는 법이다. 식빵전문점 브랜드는 <식빵공방>, <갓식빵>, <한나식빵>, <바푸리식빵>, <블럭제빵소> 등 어림잡아도 20여개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해 가맹사업을 본격화했다. 채 1년이 지나기도 전에 전국에 300여개의 점포가 문을 열었다. 정상적인 출점 속도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투 브랜드의 난립과 과도한 출점 경쟁이 해결되지 않는 한 대만 카스테라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노하우가 곧 브랜드의 생명력
사실 식빵전문점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아이템이 아니다. 예전부터 서래마을, 명동, 홍대 등지의 유명 베이커리에선 색다른 토핑을 넣은 프리미엄 식빵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었다. 지금 식빵전문점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밤식빵, 초코마블식빵 등도 잘 찾아보면 ‘원조’는 따로 있다. 그렇다면 식빵전문점 프랜차이즈의 난립으로 이들 ‘원조’의 인기가 떨어졌을까? 오히려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단기간에 만들어진 프랜차이즈와 달리 이들 베이커리는 오랜 기간 쌓아 온 노하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브랜드의 생명력을 결정하는 것은 ‘노하우’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메뉴나 아이템은 금방 베낄 수 있어도, 노하우를 베끼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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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ㄴㄷ 2019-06-16 11:35:34
대만 카스텔라 가게들이 망한 걸 잊었나?

나그네 2019-04-20 18:27:43
대만 카스테라가 겪었던 일을 재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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