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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통 수제 우동집의 명맥을 잇다
1978년 강북구 수유동에서 1대 이종우 대표가 처음 문을 연 <수유리우동집>은 1998년 2대 이종석 대표가 직접 개발한 메뉴를 더하면서 4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전통은 안성원 대표가 합류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화 되었다.
이 대표와 안 대표는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위해 법인 ㈜물과 소금을 설립해 <수유리우동집>을 체인사업으로 확장, 현재 전국에 10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많은 가맹점이 전국에서 맛집으로 전통을 이어가는 것은 한결같이 40년 명맥을 이어가는 본점이 중심이 되고 있다.
<수유리우동집>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종석 대표와 안성원 대표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그동안 본부장으로 실무와 경영을 병행하며 뛰어온 안대표가 본격 경영 로드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안 대표는 “직책이 바뀐다고 하던 일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늘 해오던 대로 점주와 회사를 챙기고 힘들더라도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가맹점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수유리우동집>은 기술전수와 시스템화를 적절히 결합해 운영되고 있다. 즉석식품이 보편화 되어가는 추세이지만 <수유리우동집>은 간편 조리법보다는 수고스럽더라도 옛날 방식 그대로 점포에서 직접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손님에게 제공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부심과 보람으로 전통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본부에서는 점주가 필요한 최소한의 요소만 시스템화하고 나머지는 가맹점에 자율화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두 공동대표는 40년 전통의 <수유리우동집>이 가맹점이 자랑하는 브랜드로, 맛과 정성으로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전국 동네 맛집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길 바라며 한 걸음씩 천천히 정확히 나아가고 있다. 그 한결 같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들어봤다.
맛을 다듬고 새로움을 더하다
이종석 대표는 1998년 IMF 이후 형인 이종우 대표가 1978년부터 운영하던 우동집을 정식으로 인수 받아 운영에 뛰어들었다. 당시 메뉴는 김밥, 우동, 짜장, 쫄면 네 가지. 이 대표는 2년간 기존 메뉴의 맛을 다듬고 새로운 메뉴 개발에 집중했다. 이후 직접 연구 개발한 비빔국수, 잔치국수, 열무국수 등을 메뉴에 더했다.
“본점이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부러 찾아오는 경우가 아니면 손님이 많지 않아요. 처음에는 장사가 너무 안 돼 직접 배달을 다녔습니다. 이후 메뉴 개발을 하고 맛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배달 대신 점포 운영으로 중심을 옮겼습니다.”
분식은 메뉴 차별화가 어려움에도 메뉴 개발이 진행된 후부터 <수유리우동집>은 지역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이 대표는 지금도 부모님이 해주신 음식을 다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18년 전 만든 <수유리우동>의 무침단무지도 추억에서 소환한 것으로 이제는 동종 업계에서 벤치마킹하는 아이템이 되었다.
이 대표는 특히 직접 개발한 잔치국수의 고명에 대해 ‘당시 나올 수 없는 비주얼’이라고 설명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보통 국수의 고명으로는 지단, 김가루, 파, 양념 정도만 들어가는데 이 대표는 여기 고기, 호박 등을 추가해 고명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육수와 비빔소스도 젊은 층의 입맛에 맞게 조금씩 변형시켰다. 음식에는 조미료를 적게 쓰고 자연 식품을 쓰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손님의 입맛이 자연의 입맛에 서서히 적응될 수 있도록 아주 긴 시간을 들여 맛을 바꿔나갔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하다
지역 맛집으로 성실하게 점포 운영을 해나가던 이 대표는 안성원 대표와 만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하게 된다. 안 대표와 알아온 지는 20년, 본격적으로 함께 일 한 지는 10년이 되었다.
현재 상호간 업무에 선은 없지만 주로 이 대표는 현장에서 메뉴 개발이나 가맹점 오픈 개설 등 실무 위주로 움직이고, 안 대표는 정책과 영업 업무 쪽을 담당하고 있다. 안 대표의 경우 사업적으로 추진력이 빠른 반면, 이 대표는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성향으로 일하는 스타일이 상반되는 면이 오히려 잘 어우러졌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었다. 가맹사업은 안 대표가 제안한 것으로 이전까지 외식업, 교육사업 등 사업을 위주로 했던 안 대표는 이 대표가 운영 중이던 <수유리우동집>에서 가맹사업과 시너지를 예감했다.
“<수유리우동집> 본점은 중심 상권과 다소 떨어진 상권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었어요. 화려하지도 않고 큰 규모도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란 점에서 충분한 성공의 가능성을 봤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안 대표는 <수유리우동집> 운영과 관련한 의견을 이 대표에게 타진했다. 이후 기술을 배워 먼저 직영점 운영을 시작하는 것으로 가맹사업의 물꼬를 텄다. 많은 어려움과 힘든 과정도 있었지만 결과는 소위 ‘대박’이었고 성공에 대한 예상은 적중했다. 안 대표는 본격적인 프랜차이즈화를 위해 관련 공부를 하고 정보공개서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상표등록을 시작으로 <수유리우동집>의 정식 가맹사업이 시작되었다.
이 대표 또한 프랜차이즈에 대한 생각은 없었지만 초창기 메뉴 개발 후 점포 운영에 활기가 더해지면서 이미 ‘이것은 장사가 아니다, 사업이다’라는 생각을 해왔다. 99㎡(10평)짜리 가게에서 일 매출이 300만원이 넘을 정도였으니 이미 장사의 개념은 훌쩍 넘어섰던 것이다.
무엇보다 주기적으로 점포를 찾는 고정적인 단골은 그에게 든든한 힘이 되었다. <수유리우동집>의 요리를 먹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바로 달려오는 손님도 있었다. 손님의 대부분은 단골손님으로 일 년, 한 달, 일주일 단위로 점포를 찾았다.
불경기에 더 강한 브랜드
<수유리우동집>은 2014년부터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도 본격화했다. 외식업계에서는 4년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수유리우동집>은 해가 지나고 전통이 생길수록 매출이 오르고 인지도도 높아졌다. 업종 특성상 경기불황 요소가 영업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고, 오히려 경기가 안 좋을수록 더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수유리우동집>은 수도권과 경기권에 집중돼 있다. 최근에는 다녀가신 손님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해 지방의 여러 도시에서도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안 대표는 가맹사업 시작 전 컨설팅 교육기관에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를 묻기도 했다. 그러나 곧 이러한 질문 자체가 ‘함께 성장하는 가치의 실현’이라는 <수유리우동집>의 사업 목표와는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본부의 일은 점주의 환경을 살피고 관리하는 것이었다.
안 대표는 타 본사들처럼 대부분 원팩시스템을 통한 가맹점 물류 체계를 선택이 가능한 물류 체계로 바꾸면서 본사의 수익은 줄어들 수 있지만, 가맹점 순익은 10% 늘어나는 토대를 마련했다. 매장에서 만들기 힘든 번거로운 것들은 본사에서 주문해 사용할 수 있고, 직접 만들어 쓸 수도 있으며, 비교적 조리하기 쉬운 것은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본사 운영 방식은 가맹점의 운영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유리우동집>에서는 면요리의 경우 직접 면 반죽을 하고 순수 멸치로만 맛을 낸다. 노하우는 김밥에도 있다. 수유김밥, 스팸김밥으로 구성된 김밥은 밥에 양념이 안 들어가서 담백하고 다섯 가지 반찬에 간이 되어 있어 상당히 부드러운 맛이 난다. 맨밥에 건강한 반찬을 올려 먹는다는 느낌이다.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은 그만큼 정성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이러한 방향은 조리 과정을 간편화하거나 원팩 시스템화를 지향하는 요즘 프랜차이즈 추세를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음식은 음식다워야 한다’는 이 대표의 철학이 담겨있다. 이러한 손맛이 소문이 나면서 초반에 전수창업 요청이나 TV출연 요청도 잇따랐지만 이 대표는 손님 서비스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그러한 제안을 다 거절하며 서비스에만 집중해 왔다.
기술전수와 시스템을 결합시키다
프랜차이즈 본부는 기본을 지키면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본부와 가맹점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것을 성장의 큰 틀로 한다. <수유리우동집>에서는 가맹점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본부 전용 식재료를 최소화하고 일반 권고 식재료는 가격 경쟁력을 통해 가맹점에서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동종 업종과의 순익차이를 두는 기술전수와 시스템이 결합한 가맹사업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조금 번거롭고 힘이 들더라도 본부에서 식재료를 전수 공급하기보다는 직접 만들 수 있는 기술전수를 하는 것이다. 물론 일부 직접 만들고 관리하기 힘든 식재료는 본부에서 제공하지만 그것 또한 선택사항이다. 점주는 점포를 운영하며 직접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택하고 만들어 사용하므로 타 업종대비 순익이 10% 차이가 난다.
안 대표는 “가맹점과의 성장과 상생을 몸소 실천해보고 싶어 직영점을 운영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가치의 실현’이라는 회사의 이념을 실천하고 있다”며 “직영점 운영으로 현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단순히 말에만 의존하는 경영과 관리가 아닌 작은 부분부터 세심하게 챙기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고객 만족도가 점주 만족도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가맹점 관리 시 음식과 고객 관리에 집중한다. 이 대표는 “맛있는 음식을 기본으로 손님이 점포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인데 그렇게 손님이 한 끼를 맛있게 먹고 ‘여기에 <수유리우동집>을 차려줘서 고맙다’고 말할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수유리우동집>에서는 매출액을 목표로 성장을 가늠하지 않는다. 기존 가맹점을 꼼꼼하게 챙기고 잘 훈련된 슈퍼바이저를 통해 신규 가맹점 운영이 보다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가맹점 관리가 성장의 기준점이다. 안 대표는 지금도 가맹본사와 가맹점들이 수없이 생겨나고 기억에서 잊혀져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수유리우동집>은 그 이름 자체가 맛집으로 고객들에게 오래 기억되고 마음속에 자리 잡는 명실상부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계획이라고 전했다.
어려울수록 천천히 나아갈 것
프랜차이즈 사업은 여러 이해관계가 엮인 사업이다 보니 힘들 때도 있었다. 3~4년 전에는 내부 인테리어나 콘셉트까지 따라한 유사 브랜드가 생기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서 “사업에는 독불장군이 없다”면서 “벤치마킹하는 곳이 있다면 차별화 전략을 세워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점에만 국한돼 있던 개인 사업을 가맹사업으로, 다시 법인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도 있었다. 안 대표는 “보다 투명하고 체계적이고 명예로운 회사라는 큰 틀을 만들기 위해 조율이 필요했다”면서 “협의를 통해 결국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수유리우동집> 가맹본부는 합리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전수로 인한 우려 중 하나인 맛의 차이는 슈퍼바이저를 통한 지속적인 가맹점 관리로 철저하게 보완해나가고 있다. 분식임에도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손님들이 더 알아준다고 생각한다.
두 공동대표에게는 브랜드를 더욱 키우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키운다’라는 건 수익이나 가맹점 개수를 늘리는 개념이 아니라 ‘<수유리우동집>은 맛있는 집’이라는 확신을 더욱 확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대표는 “어려운 때일수록 새로운 것을 추구해 영업을 지속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장수메뉴의 전통과 맛을 통해 브랜드를 더욱 견고화하는 것이 현명하다”라며 “점포수를 늘리기보다는 기존 가맹점을 더 챙기고 수익이 날 수 있게끔 노력하는 것이 본부의 역할인 만큼 <수유리우동집>은 제대로 천천히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 또한 “가맹사업에 있어서 가맹점 오픈을 제한하고 전국 각 지역에 더 안정된 모습으로 출점하고 싶기에 ‘천천히’를 모토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외형을 늘려 나가기보다는 내실에 중점을 두고 보다 꼼꼼하게 본부와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도 ‘지금처럼’
<수유리우동집>의 올해 캐치프레이즈는 ‘지금처럼’이다. 수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경기의 영향으로 쓰러지는 가운데 <수유리우동집>은 지금처럼 그랬듯 불경기일수록 튼튼하게 버티면서 점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목표다.
대박 나는 집은 아니더라도 경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갈 수 있는 브랜드로서 뿌리를 더 내리는 것. 이 대표는 “대박이란 기준도 직영점 50㎡(15평) 기준 일매출이 250만원이고 그러한 성과가 여러 곳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브랜드에 무서운 힘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와 안 대표는 <수유리우동집>이 진심이 담긴 프랜차이즈로 가맹점주에게는 정말 필요한 체인 본부로서, 소비자에게는 맛있고 좋은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 제2브랜드도 계획하고 있으며 올해 한 브랜드는 론칭할 계획도 있다.
사업방향뿐만 아니라 운영에 있어서도 두 공동대표가 서로에게 바라는 점은 ‘지금처럼’이다. 이 대표는 안 대표를 ‘나와 <수유리우동집>의 허리’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서로를 중심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수유리우동집>의 법인인 (주)물과소금은 음식에서의 기본이자 회사의 정신이기도 하다. 물도 변하지 않고 소금도 변하지 않는 물질이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것이다. 기본을 지키고 처음을 잊지 않는 <수유리우동집>의 정신은 회사 이름에서부터 녹아 이종석 대표와 안성원 대표가 나아가는 한결 같은 걸음을 지탱하고 있다.
인터뷰 임나경 편집국장 정리 곽은영 기자
사진 이현석 팀장 캐리커처 원소정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