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요리의 오늘과 내일- 『중식의 신: 명장의 중화요리를 훔치다』 기획자
상태바
중화요리의 오늘과 내일- 『중식의 신: 명장의 중화요리를 훔치다』 기획자
  • 곽은영 기자
  • 승인 2018.08.31 0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길남 푸드컬처 칼럼니스트

22년차 언론방송인이자 푸드컬처 칼럼니스트 이길남 작가. 몇 년 전 대한민국 최고의 명장 셰프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주제로 ‘한국의 셰프들’이란 칼럼 연재에 이어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분야의 명장들과 함께 『한국의 셰프들』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 후속으로 요즘 가장 핫한 중식만의 이야기를 다룬 『중식의 신: 명장의 중화요리를 훔치다』를 기획해 중식 셰프들의 사부이며 대중의 중식 스타셰프인 여경래, 유방녕, 여경옥 셰프들과 함께 중화요리 레시피북을 만들었다. 중식 장인들을 관통하는 정신과 중화요리 트렌드는 무엇일까?

▲ 이길남 푸드컬처 칼럼니스트 ⓒ 사진 업체제공

Q. 책을 통해 국내 대표 중화요리 고수 3인방의 비법 레시피를 공개했다. 진행에서 어려웠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일은? 
무척 어려운 작업이었다. 세 분 모두 오너셰프에 스타셰프이다 보니 가게운영, 방송출연, 인터뷰, 해외출장, 각종 요리대회 심사위원 등 항상 스케줄이 많았다. 때문에 공동작업을 해야 하는 날에는 시간잡기가 힘들었다. 작업하는 몇 달 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세 사람의 팀워크다. 실제로 친형제처럼 지내는 세 분의 우정이 곳곳에서 나타났는데 서로의 눈빛만 봐도 진행이 척척 되던 것이 인상 깊었다. 세 분 모두 중식경력 40년이 넘었다. 요리 한 그릇이 나올 때까지도 감탄의 연발이었는데 맛 또한 뛰어나 음식 촬영 날에는 스텝 모두의 눈과 입이 행복했다.

 

Q. 중화요리 레시피북의 기획 및 음식 조리 시 각 셰프들이 가장 중요시한 것은 무엇인가?
책이다 보니 목차가 가장 중요했다. 40년이 넘는 경력을 한 권의 책으로 다 보여줄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해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각 메뉴마다 개인만의 특별한 소스비법과 자신의 인생이 담긴 요리들을 소개했다. 공통의 생각은 음식은 각자의 얼굴이란 것으로 “사진으로 보여주는 음식이라도 실제와 같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 실물과 사진의 색이 다르면 촬영을 몇 번이나 다시 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도 책 작업에서도 모두가 프로였다.   

 

▲ 이길남 푸드컬처 칼럼니스트 ⓒ 사진 업체제공

Q. 공동저자의 시선에서 중식 장인 사이를 관통하는 특별한 철학이나 정신이 있었다면?
세 중식 명장들은 재료손질부터 음식이 그릇에 담아져 나오기까지 대충하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 음식이 손님의 테이블에 올라가기까지 온 정성을 다한다는 의미다. 한결 같은 그 정성이 손님에게 전해져 오늘날의 자리에까지 올라간 게 아닐까 한다. 오랜 경력의 위엄은 주방에서도 알 수 있었다. 내가 먹는 음식이 아니라고 성의 없이 하는 모습이 보이면 표정과 목소리가 바로 바뀌었다. 아무리 사소한 작업일지라도 매일 똑같은 과정으로 하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Q. 푸드컬처 칼럼니스트로서 중화요리의 트렌드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과거부터 현재까지 큰 변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중화요리는 중국의 정통성을 중시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화교출신 중식당 오너 셰프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옛날에 즐겨 먹던 한국식 중화요리를 지금도 선호한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불변의 중화요리는 짜장면, 짬뽕, 탕수육이다. 하지만 앞으로 중화요리 트렌드에는 변화가 조금 있을 것 같다. 중국 본토에서 고용된 많은 셰프들이 우리나라 곳곳의 중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중화요리의 과거와 현재가 한국식이었다면 미래는 중국 본연의 음식과 한국식 중화요리가 합쳐진 새로운 중화요리가 많이 선보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Q. 사람들이 중식을 찾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과거 중국집은 특별한 날에만 찾아가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는 특별한 곳이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지 않는 장면으로 존재하는 장소인 듯하다. 오래전 돈가스, 함박스테이크, 전기구이치킨을 먹었던 경양식집의 추억처럼 말이다. 특히 중식은 기름을 사용해서 볶거나 튀기는 음식이 많기 때문에 그 음식향의 유혹을 참기 힘들 때가 많다. 또 주기마다 찾게 되는 중독성이 있는 음식이라 지금도 즐겨 찾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Q. 중식 창업 시장 현황 및 인기 있는 종목을 어떻게 보고 있나?
보통 중식 창업은 소액 창업비용으로 값싼 주 메뉴를 대상으로 하는 백종원의 홍콩반점, 홍짜장 같은 브랜드 프랜차이즈 창업이 대세였다. 그러나 요즘은 이름 있는 중식당에서 몇 년 동안 배우고 나와서 자신만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창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브랜드 프랜차이즈 창업이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다고 보지만, 특색 있는 자신의 메뉴로 승부하는 개인 브랜드 창업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면이나 만두만을 전문으로 하는 탄탄면, 딤섬 전문점의 인기는 앞으로도 꾸준할 것 같다. 더불어 기름진 음식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색적인 재료를 사용해 담백하고 깔끔한 메뉴들을 즐길 수 있는 전문점들이 앞으로는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길남 푸드컬처 칼럼니스트 ⓒ 사진 업체제공

Q. 중식 업계에 문제점이나 애로사항이 있다면?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중식업계도 고용문제와 식재료비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많이 호소한다. 국내에는 중식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원이나 학교가 많이 없기 때문에 직원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 본토에 직접 가서 인재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물론 인건비 절약차원도 있지만 해외까지 가서 인재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또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식재료비가 상승한 것 역시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재료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재료들을 빼거나 값싼 재료로 대체하면 고객들에게 외면당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큰 것이다. 

 

Q. 중식 예비창업자들이 꼭 알아둬야 할 점을 조언해준다면?
외식업 창업 준비 시 일반적인 주요 체크사항은 상권분석, 고객분석, 아이템 선정 등이다. 중식 창업을 준비할 때는 세 가지 주의할 점을 더 전하고 싶다. 첫째, 고용한 셰프들에 100% 의존하기보다는 본인도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식의 경우 육체적으로 고된 일이 많기 때문에 종종 일손이 더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러한 경우를 대비해 요리를 많이 배워 두면 좋을 것 같다. 둘째, 사전에 질 좋고 가격 저렴한 식재료 공급업체를 많이 알아 두길 바란다. 갑자기 재료비 상승이 커져 매출대비 이익이 절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재배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인테리어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맛과 서비스, 무엇보다 중요한 홍보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위생 상태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