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형진
(주)같이가게 대표
<아사삭샌드위치>·<빌런치팬케이크> 대표
박형진 대표는 현실적인 창업 이야기에 집중하자고 말한다. 상위 0.5%의 대박 창업에만 열광하기보다 투자 대비 높은 효율을 올릴 수 있는 창업이야말로 건강한 창업의 모습이라고 주장한다. 언제든 망할 수 있고 손해 볼 수 있는 창업. 많이 잃지 않고 지속가능한 그의 창업 이야기가 궁금하다.
실패를 경험 삼아
박형진 대표는 실용음악을 전공한 후 BGM 등의 영상 음악을 제작하는 프로덕션에서 외주 제작 PD로 근무했다. 이후 음향 엔지니어 등 약 10년간 음악 분야의 전문가로 일했지만 불규칙한 프리랜서의 생활은 결혼을 앞둔 그를 두렵게 만들었다.
이후 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원했던 그가 선택한 것은 창업이었다. 음악과의 병행을 목적으로 그는 당시 지인이 운영하던 베이커리 사업에 주목했고, 지난 2014년 지인의 점포를 인수해 ㈜키세키컴퍼니를 설립했다. <키세키>는 나가사키 전통 수제 카스텔라로 박 대표는 지인들을 대상으로 가맹사업을 이어갔다.
주로 백화점에 입점한 점포는 명절 대목이면 한 시간 만에 재료가 소진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당시 대만 카스텔라 사건과 반일감정이 이어지면서 사업에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됐다. 결국 여의치 않던 박 대표는 친형에게 회사를 양도하게 되었고, 그 후 박 대표는 실패 후에도 자본 회수비율이 높은 소자본창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현재 ㈜같이가게 대표이사로 <아사삭샌드위치>와 <빌런치팬케이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 개점한 <아사삭샌드위치>는 6㎡(2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운영하는 24시간 무인자판기 점포다.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30만 원, 중고자판기 400만 원 등 총 1,600만 원을 투자해 그가 론칭한 소자본창업 브랜드다.
이듬 해에 개점한 <빌런치팬케이크>는 박 대표가 경력단절여성을 염두한 브랜드로 실제 경단녀였던 박 대표의 와이프가 현재 운영하고 있다. 두 점포 모두 박 대표가 소자본창업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론칭한 테스트 매장이다.
소자본창업 이야기
박 대표의 저서 『망해도 본전 뽑는 소자본창업』에는 그가 경험한 소자본창업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책은 그가 사회적기업 육성사업 교육을 듣던 중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다. 육성사업을 통해 출판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던 박 대표는 자신이 경험한 창업 이야기를 집필했고, 지난 2020년, 1년 만에 책이 완성됐다.
책에는 5,000만 원 미만으로 가능한 소자본창업에 관한 노하우가 담겨있다. 특히 1,600만 원으로 창업한 <아사삭샌드위치>의 창업과정을 비롯해 상권선정과 인테리어, 홍보에 이르기까지 점주로서 겪었던 자신의 노하우를 한 권에 책에 담았다.
특히 그는 책을 통해 대박집 위주의 큰돈 버는 이야기가 아닌 적은 돈으로도 만족스러운 창업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대박을 꿈꾸며 창업을 시작하지만 현실에서는 꿈 같은 일이라고 선을 긋는다. 그 역시 창업의 실패를 겪은 후 다시 재기하기까지 어려움이 컸다. 그 힘든 과정에서 깨달은 건 창업에 실패해도 자본 회수비율이 높다면 다시 해볼 만 한 일이라는 거였다.
“예비창업자들에게 창업으로 큰돈 벌겠다는 생각은 버리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대신 창업은 유연한 근무와 상사 눈치 보지 않는 점, 은퇴가 없는 직장이라는 것이 큰 장점이죠. 무엇보다 5,000만 원 투자해서 월 250~350만 원의 최저수입을 기반으로 수입을 높일 수 있다면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의 책에는 대부분이 원하는 대기업 부장이 아닌 눈높이를 다소 낮춘 중소기업 과장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에 창업의 희망 어린 수익구조가 아닌 자본금 회수율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
박 대표는 현재 예비사회적기업 ㈜같이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본인 역시 창업의 어려움으로 창업 컨설팅 교육을 받으면서부터다. 이후 그는 자본이 부족한 사회적 약자인 경력단절 여성, 장애인. 시니어, 청년을 대상으로 한 창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박 대표는 경력단절 여성에게 적합한 창업 모델을 설파하고 있다. 그 역시 아이 셋을 둔 아빠로서 육아와 창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그는 자신의 경험이 곧 소자본 창업의 올바른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무엇보다 그는 사회적기업 대표로서 소셜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본사와 점주, 소비자 모두가 윈윈하는 형태의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수익의 일부를 기부해 투명한 수익의 배분이 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박 대표는 창업은 여전히 큰 관심사지만 창업에 대해 현실적으로 이야기하고 고민하는 이들이 적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창업의 현실을 바탕을 둔 이상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창업을 지향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창업의 기준은 성공이 아니라 행복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의 성공에만 집중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돈을 벌고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 창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고민하는 일. 그의 말처럼 실패해도 본전을 챙길 수 있다면 더 나은 창업을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