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가맹점 창업 정말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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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가맹점 창업 정말 괜찮을까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6.05.17 11:23
  • 조회수 8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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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철수’ 선언에 예비창업자들 고개 ‘갸우뚱’

*아래 기사가 나가고 <맥도날드> 측에서 연락이 왔다. 이 기사는 예비창업자들에게 <맥도날드> 가맹점 창업에 대한 전망을 짚어보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런데 <맥도날드> 측에서는 현재 가맹점 모집을 잠정 중단했다고 한다. 따라서, 당분간은 <맥도날드> 가맹점주가 될 수 없다. <맥도날드>의 가맹사업 재개 여부는 한국법인을 담당할 사업 파트너가 언제 나타나는가에 따라 정해질 전망이다. 편집자 주

 

<맥도날드>가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시장에서 발을 뺀다. <맥도날드>는 그간 동북아에서 주로 직접투자 방식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최근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정하고 한국, 중국, 홍콩 등 동북아 지역 프랜차이즈를 담당할 전략적 투자자를 찾고 있다. 한국에서도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파트너스, TPG캐피탈 매지니먼트 등 대형 사모펀드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맥도날드> 가맹점을 해도 좋을지 예비창업자의 입장에서 살펴봤다.  

 

광범위한 동북아 지역 자본철수

업계에서는 <맥도날드>가 동북아 시장의 성장성이 꺾였다고 판단하고 출구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스티브 이스터 브룩 CEO 취임 후 발표한 아시아 시장 경영전략은, 겉으로는 공격적인 확장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사업권 매각이 주요 내용이었다. 2800여개 점포가 있는 동북아에서 1500개를 더 늘리겠지만,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 형태로 자본을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맥도날드>의 새로운 동북아 지역 경영전략은 자본철수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간 <맥도날드>는 이 지역에서 직접투자 방식으로 진출해 직영점 위주의 사업을 펼쳤다. 그렇지만 동북아 시장이 성숙하면서 성장잠재력이 떨어지면 선진시장과 비슷한 사업구조로 재편이 불가피하다.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맥도날드>는 직접투자보다 마스터프랜차이즈를 통한 가맹점 위주의 경영전략을 적용해왔다.

동북아에서 <맥도날드>의 자본철수가 가장 먼저 가시화된 곳은 일본이다. 지난해 <맥도날드>는 일본맥도날드 지분 대부분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1971년 일본에 진출한 이래 유지해오던 직영체제를 포기한다는 뜻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적절한 상대가 나타나지 않아 공개적 선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 49.99% 가운데 33% 안팎의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복수의 투자펀드가 입찰에 참가하고 있지만 언제 매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아시아에서 한국과 더불어 일본 다음가는 선진시장인 대만에서도 <맥도날드>의 자본철수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대만 언론은 <맥도날드>가 대만 진출 31년만에 철수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맥도날드>가 대만에서 성장성이 줄어들었다고 보고 철수 절차를 밟는다고 풀이하고 있다. 1984년 100% 자회사 형식으로 대만에 진출한 <맥도날드>는 직영점 345여개를 포함해 총 414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동북아시아에서 <맥도날드>의 자본철수는 상대적으로 고성장 시장인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프랜차이즈 파트너사가 <맥도날드>의 지분 100% 또는 대부분을 가져갈 전망이다. 중국 언론은 최근 <맥도날드>가 가까운 미래에 점포 2000여개의 사업권을 매각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모건스탠리를 통해 홍콩을 포함한 중국 사업권을 놓고 TPG, 화룬(華潤)그룹 등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2200여개 점포가 있는 중국에서 향후 5년간 1300개를 더 열 계획이다. 그리고 새로 생기는 점포의 상당수가 가맹점으로 전개된다.

 

한국에서도 자본철수 선언

2006년부터 실질적으로 직접 진출한 한국에서도 <맥도날드>의 자본철수는 기정사실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올해부터 공격적인 가맹사업을 펼쳐 해마다 50여개씩 출점하겠다고 밝혔다. 1988년 한국에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시작해 1996년 가맹사업을 시작했지만, 가맹점보다 직영점 위주로 조심스럽게 점포를 전개했던 기존 전략과 전혀 달라진 것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수년 전부터 가맹점 비율을 높여왔다. 현재 434여개 점포 중에서 가맹점이 127개 정도로 늘어난 상태다. 앞으로 자본철수가 이뤄지면 가맹점 비율은 선진시장에서처럼 80~90%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

계획대로 자본철수가 이뤄지면 한국맥도날드의 총 매각대금이 5000억원은 넘을 전망이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숫자의 자본매각이 이뤄질 예정이므로 <맥도날드> 측은 여러 투자자들에게 분할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현재 미국 본사가 지분을 전량 보유하고 있다.

<맥도날드> 서초GS점.

지난달 매각이 확정된 한국버거킹의 사례는 한국맥도날드의 가치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한국맥도날드의 덩치가 한국버거킹보다 훨씬 크다.

한국버거킹은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됐고 이전 주인인 VIG파트너스는 매각 금액으로 2100억원을 받는다. VIG파트너스는 2012년 말 두산그룹에서 1100억원에 한국버거킹을 인수했다. 그리고 2013년 7월부터 가맹사업을 공격적으로 벌여 지방 중소도시까지 점포를 늘려왔다. 이전에 열심히 하지 않던 주유소 연계형 ‘드라이브 스루’ 매장과 24시간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현재 231개 점포가 있으며 5년 안에 500호점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한국버거킹의 매출액 추정치는 2013년 2123억원, 2014년 2526억원, 2015년 3000억원으로, 연평균 14%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맥도날드의 연평균 매출액은 2012년 3822억원, 2013년 4805억원에 이어 2014년 5652억원으로 추정된다.

 

자본철수 어떻게 이뤄지나

<맥도날드>의 동북아 시장 자본철수는 언뜻 보면 의외의 결정으로 여겨진다. 인구구조 변화가 이미 진행된 일본은 그렇다 치더라도, 중국시장에서까지 그렇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선제적인 대응으로 비춰진다. 그렇지만 <맥도날드>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맥도날드>의 해외 직접투자와 출구전략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 시장에서 자본철수를 추진하는 것도 ‘정점’에 있을 때 매각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일본맥도날드는 <맥도날드>의 출구전략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맥도날드>는 이미 2010년 이전부터 일본시장에서 자본철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2010년 일본맥도날드 하라다 에이코 사장은 2월 결산실적 설명회장에서 그해 433개점을 폐점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맥도날드의 실적이 나쁘지 않았기에 업계에서는 뜻밖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일본 외식업계에서 점포 폐쇄는 사실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소비인구 감소와 내수 침체로 일본의 외식업계는 오래 전부터 ‘다운사이징’이 일반화됐다. 그러나 일본맥도날드는 2009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닥쳤음에도 역대 최대인 5319억엔(약 6조 3000억원) 매출에 전년 대비 27% 증가한 233억엔(약 2800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했다. 하라다 사장은 바로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취임 후) 지난 6년간 오늘을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하라다 사장은 2004년에 취임하고서부터 일본맥도날드의 단기실적 향상에 힘써왔다. 그의 경영전략은 저가정책으로 고객을 끌어들인 다음에, 가격을 높여 일시적인 실적개선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일본맥도날드는 2005년부터 100엔(약 1200원) 메뉴를 내놓고 고객층의 볼륨을 키웠다. 그러고 나서 서서히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일본맥도날드의 점포당 평균매출이 4배가 늘었다.

이렇게 단기 실적 향상을 꾀하면 고객의 불만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그 부작용이 불거져 나오고 결국 실적은 고꾸라진다. 마치 운동선수가 내실을 다지지 않고 스테로이드 약물을 몸에 주입하는 모양새다. 따라서, 실적이 정점에 올랐을 때 남은 부실점포를 털어내고 매물로 내놓아야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다.

 

한국시장 ‘철수’ 오래 전부터 준비했나

그럼 이제 일본맥도날드의 출구전략을 그간 한국맥도날드가 걸어온 길에 적용해 보자. 한국맥도날드가 한국에서 자본철수를 염두에 두고 수년 전부터 단계적으로 준비해온 징후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맥도날드>는 2006년에 실질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주)신맥이 마스터프랜차이즈 형식으로 <맥도날드>를 들여왔지만 미국 본사의 경영철학이 완전하게 전달되지 않아 당초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주)신맥은 2001년에 자본 완전잠식 상태가 됐고 인수되기 직전인 2005년 자본 총계는 -1407억 원이었다. 당시 1년 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2170억 원에 이르렀다.

<맥도날드>는 2005년 한국에 직접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단계적으로 한국 사업권자의 지분을 인수했다. 그리고는 차근차근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성장성이 낮다고 판단한 점포는 흑자를 내고 있어도 과감하게 정리했다. 한국맥도날드는 대도시 주요상권이나 지방의 거점상권에 보여주기 위해서 유지하는 전략점포가 없다. 1호점, 2호점처럼 상징성이 있는 점포도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없앴다. 2007년에 한국맥도날드 역사의 시작인 압구정로데오점을 폐점했고, 2호점인 종로점도 얼마 전에 없앴다. 이밖에 강남역점, 코엑스점, 해운대점 등도 폐점했거나 자리를 옮겼다. 이와 함께, 24시간 운영과 초저가 ‘미끼메뉴’를 도입해 고객의 볼륨을 키웠다. 

<맥도날드>의 고가 신메뉴 '시그니처 버거'.

이렇게 대수술을 벌인 한국맥도날드는 몇 년 전부터 실적 띄우기 작업에 들어갔다. 최근 몇 년간 한국맥도날드는 성장세가 주춤한 선진시장과 달리 꽤 괜찮은 실적을 냈다. 연간 매출액이 2012년 3822억원, 2013년 4805억원, 2014년 5652억원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20%가 넘는 성장률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단기적인 매출 향상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당기순이익 추정치가 2013년 309억원에서 2014년 41억원으로 86.9%나 급감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뉴 가격을 조금씩 올리고 2000원짜리 미끼상품 ‘행복의 나라’ 메뉴도 축소했다. 최근 몇 년간 고성장 드라이브를 걸었던 이유가 매각 협상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함이었음을 보여주는 행보다.

 

<맥도날드> 가맹점 창업 지금 해도 될까

<맥도날드>가 한국 시장의 성장성이 꺾였다고 보고 자본철수를 진행하더라도 이것을 가지고 비겁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맥도날드>는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상당히 많은 돈을 투자해왔다. 리먼 사태로 세계경제가 충격을 받고, 국내에서는 웰빙 열풍이 시작되고, 급기야는 반미감정으로 미국계 프랜차이즈 퇴출 운동이 일어나던 시절에도 연간 1000억원씩 투자했다. 한국 경제가 대외요인으로 잔뜩 움츠러들었지만 아직 내부적인 성장 동력은 남아있었을 때, 대규모 외자유치는 큰 힘이 됐다. 물론, <맥도날드>가 자본철수를 하면 투자금보다 훨씬 많은 과실을 가져갈 수 있기에 이에 대한 논란은 받아들여야할 부분이다.

그렇다면, 예비가맹점주의 입장에서 한국맥도날드 창업을 지금 해도 되는지 궁금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한국맥도날드의 성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앞으로 쇠락이 예상된다면 위험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특성상 브랜드 자체가 무너지면 가맹점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일본맥도날드는 단기 실적 향상까지는 성공했지만 정점에서 매각하는 데는 실패했다. 일본에서 패스트푸드 사업의 전망이 어둡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아직까지 매각 대상자를 찾지 못한 일본맥도날드는 단기 부양책의 부작용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맥도날드가 발표한 1월부터 9월까지의 실적은 292억엔(약 2900억)의 적자로 2001년 상장 이래 최대 규모였다. 당연히 가맹점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맥도날드>는 동북아 시장의 자본철수가 프랜차이즈 기업의 업의 본질에 충실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맥도날드>는 기본적으로 가맹사업을 펼치는 프랜차이즈 업체다. <맥도날드>의 실질적인 창업주 레이 크록(Ray Kroc)은 가맹사업을 원하지 않은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회사를 통채로 사들였다. 그래서 선진시장은 대다수가 가맹점이며 직영점은 별로 없다. 다만, 동북아 같은 신흥시장의 경우 <맥도날드>의 철학을 공유할만한 예비가맹점주들이 적다고 판단했기에 한동안 직영체제로 갔다고 설명한다.

어쨌든, <맥도날드>가 한국 시장에서 어떤 형태의 사업구조를 갖건 간에 언젠가 쇠락할 날이 온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패스트푸드 시장의 퇴조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렇지만 <맥도날드> 미국 본사가 한국에서 자본철수를 하더라도, 강력한 의지로 새로운 사업권자를 지원한다면 한국맥도날드는 오랜 기간 순항할 수 있다.

한편, <맥도날드> 미국 본사의 갈수록 늘어나는 현금 보유량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지난해 <맥도날드> 세계시장 전체 매출 추정치는 254억달러(약 29조원) 수준으로 2년 전(281억 달러)보다 10% 줄었다. 영업이익도 2013년 103억달러에서 지난해 89억달러로 14% 줄었다. 그런데도 현금성 자산은 2012~2014년 20억달러 정도였으나 지난해 77억달러로 추정돼 3배 넘게 커졌다. 한 마디로 장사는 잘 못했지만 광범위한 자본철수를 통해 돈은 좀 모았다.

이 때문에 <맥도날드>가 새로운 주력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맥도날드>는 이제까지 다른 사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았다. 1998년 멕시코 풍의 패스트푸드 <치폴레>를 인수했다가 2006년에 매각한 것이 가장 큰 시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가 장차 신흥시장에서도 성장이 어려운 시대가 온다는 판단을 내렸다면 이미 대규모 사업구조 재편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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