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간 사모펀드들이 실적이 부진한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주)놀부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주)카페베네가 사모펀드에 팔렸다. 이에 따라 창업주인 김선권 회장의 지분이 49.5%에서 7.3%로 쪼그라들었다.
마찬가지로 경기침체와 웰빙 트렌드로 실적이 나빠진 <피자헛>과 <KFC> 등도 한국 내 사업권이 사모펀드에 팔릴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특히 미국에 본사를 둔 모기업 염(Yum)브랜즈의 신용등급이 지난해 12월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면서 이러한 소문이 힘을 받고 있다. 패스트푸드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피자헛>과 <KFC>의 사업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KFC>의 경우 한국에 론칭했던 두산그룹이 사업을 포기한 이후 사모펀드 CVC캐피털파트너스가 사업권을 인수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경쟁 브랜드 <버커킹>도 사모펀드가 인수한 사례가 있고, <피자헛> 역시 한때 한국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으나 최근에는 적자 전환으로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는 처지다.
문제는 사모펀드가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를 인수했다고 해서 사업구조가 건강해진 사례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해당 브랜드의 미래가치가 불투명하기에 시장에 매물로 나온데다가, 이를 인수하는 사모펀드의 투자전략이 부실을 정리하고 단기간에 실적을 높여 재판매하는 데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마저 성공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 (주)놀부가 2011년 외국계 사모펀드 모건스탠리에 매각됐지만 아직까지 재매각을 통한 수익 창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간 여러 분야의 프랜차이즈 사업에 손을 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바람에 1200억원의 투자금을 효과적으로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주)놀부는 부대찌개와 보쌈의 브랜드 정체성을 가진 업체였지만 사모펀드로 넘어간 이후 치킨, 옛날통닭, 분식, 설렁탕, 숯불구이, 커피, 한식뷔페 등 유행하는 분야마다 발을 뻗쳐왔다. 그렇지만 새로 만든 브랜드들의 실적은 모두 기존 <놀부>보다 한참 떨어지는 현실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주)놀부의 행보에 대해 “사모펀드들이 실적이 나빠진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의 이름값을 보고 관심을 기울이곤 한다”며 “그러나 브랜드 정체성을 무너트릴 정도로 단기 매출 향상을 추구하다가는 나중에 재매각이 어려울 정도의 회복불능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