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죽> 사태 또 없도록 ‘갑질’ 함께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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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죽> 사태 또 없도록 ‘갑질’ 함께 대처”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5.06.22 09: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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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과•외식가맹점협회 이재광 회장

프랜차이즈 업체의 가맹점주들이 본사와 동등한 조건에서 상생하고자 협의체를 만들었다. 이재광 대한제과·외식가맹점협회 회장은 5월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대한제과·외식가맹점협회(이하 협회) 출범식에서 프랜차이즈 산업의 동반성장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장도 맡고 있는 이 회장으로부터 협회 발전계획을 들어봤다.

▲ 대한제과•외식가맹점협회 이재광 회장 ⓒ황윤선 사진기자

 

회비 낸 가맹점주 2400명 넘어서

가맹점주들이 힘을 모아 가맹본부의 ‘갑질’에 대처하기로 한 이유는 그만큼 가맹본부보다 가맹점주가 힘이 약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갑질이 사라지고 선진국 수준의 프랜차이즈 산업의 생태계가 자라나면 가맹점주의 연대조직이 있을 필요가 없다. 협회는 가맹점주들의 조직화 필요성을 느끼고 사무국을 구성하고 2주마다 정기 모임을 갖는다.

이 회장은 “다른 주요 선진국에는 가맹점주들의 전국적인 연대조직이 없는 것 같다. 우리도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갑질을 하지 않았더라면 가맹점주들이 힘을 모아 대항할 필요도 없다”며 “한국에서는 가맹점주의 단결권을 어디까지 인정하는지가 가맹거래법 개정의 주요 관심사다. 그만큼 가맹점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뭉치려는 뜻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가맹점주들의 연대는 갑질을 일삼는 가맹본부에게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이 회장은 “평소에 가맹본부가 상생을 실천했다면 가맹점주의 단결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가맹계약 몇 년 남으셨죠? 그 때까지 열심히 하세요. 이게 우리 협회에 가입하려는 가맹점주를 대하는 여러 가맹본부의 행동이다. 심지어 재벌계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마저 이러는데 다른 작은 곳들은 어떻겠나”라며 “그럴수록 가맹점주들의 우리 협회에 가입을 원하는 점주들이 많아진다. 회비를 낸 가맹점주들의 숫자를 매주 공개하는데, 현재 2400명을 넘었고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공멸로 가는 <본죽> 같은 갑질 사라져야

이 회장은 최근 <본죽> 갑질 사태에 대해 가맹본부가 공멸의 길을 가지 말고 상생의 길을 가라고 주문했다. 그는 “요즘 기사를 보면 <본죽>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댓글이 눈에 띈다. 그런 현상이 벌어지면 가맹본부도 가맹점도 살아남기 어렵게 된다. 사실 <본죽> 사태는 불거지기 전에 오랜 기간 곪은 환부였다. 상생의 뜻이 있었다면 충분히 원만하게 해결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문제점이 쌓이면서 ‘가지치기’ 정도로는 어림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본죽> 사태가 불거진 요인은, 점포 확장을 사실상 강요하고 거부하면 가맹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가맹본부의 갑질이다. 사실 죽집은 테이크아웃의 비중이 커서 매장이 클 필요가 없다. 그런데 가맹점주가 법률적 지식이 없다고 무시하고, 법이 그렇다고 우기고, 계약서는 점주가 보면 이해하기 어렵도록 일부러 어려운 법률용어로 채웠다”며 “견디지 못한 가맹점주가 힘들다고 호소하면, 대화 없이, 내용증명부터 보내고 고소로 일관하며,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그 반대인데도 가맹점주가 영업을 방해한다며 괴롭힌다”고 지적했다.

또, “김철호 <본죽> 대표 부부가 자신이 만든 회사로부터 상표권 금액을 가져갔다는 얘기를 들으니 세월호 사건의 주범 유병언이 떠올랐다. 유병언도 그런 비도덕한 행동을 했고 결국 대형 참사의 원인이 됐다. 김 회장 부부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며 “<본죽>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환부는 도려내고 치료해야 몸 전체가 건강하다. <파리바게뜨> 가맹본부가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다른 가맹본부들이 우선 <파리바게뜨>만큼이라도 가맹점주를 배려하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본죽>은 김철호 대표 부부의 회삿돈 횡령 혐의가 제기되자 유병언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대한제과•외식가맹점협회 이재광 회장은 협회에 가맹점주 가입자수가 현재 2400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하고 있다. ⓒ황윤선 사진기자

 

 


 


“이름값 해야 공정위 공신력 얻어”

이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점주들의 고충을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위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조정해 경제가 잘 발전하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가맹점주들의 주장이 세련되지 않더라도 가맹본부의 의견과 똑같이 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어떤가. 한 재벌계 빵집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공정위에 신고하려고 했다. 그랬더니 뺨 때린 놈이 성낸다고, 가맹본부가 공정위는 우리와 더 친하다며 그래봤자 소용없다고 맞받아쳤다더라”며 “가맹점주가 공정위에 신고하면 어떻게 되는 줄 아나. 가맹본부는 계약을 해지해 버리고 공정위는 진행 과정에 대해 일체 ‘안 알려줌’으로 일관한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리라고 하는데, 결과가 언제 나올지 가맹점주는 알 길이 없다. 수년 뒤에 어떤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가맹점주는 이미 사업을 접은 상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가맹거래법에서 가맹계약을 10년간 보호하고 있는데 법의 취지와 달리 여러 가맹본부들이 확장을 요구하면서 법을 악용한다. 물론 어느 정도의 확장은 필요하다. 하지만 본사만 이익 내는 확장이 아니라 가맹점주도 생각하는 확장이어야 한다”며 “<파리바게뜨> 대형매장을 가맹본부의 권유에 따라 운영해봤는데 알바(시간제 근로자)만 20명을 썼다. 매출은 나쁘지 않았지만 투자하고 발로 뛴 만큼의 수익은 나지 않았다. 그래도 <파리바게뜨>는 직영점 전환을 원하는 내 의견을 받아들였지만 다른 많은 업체에서는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는 공정위와 가맹본부, 가맹점주가 안정적으로 협력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그렇게 다 잘 될 수 있도록 협회가 앞장서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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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2015-06-22 11:43:32
이제야 을들도 숨 한번 크거 쉴날이 올거라는 희망이 보입니다
공정하고 관심있는 기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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