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보험이야기] 24시간 불 켜진 무인 사진관, 화재보험과 기기 파손 보장 준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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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보험이야기] 24시간 불 켜진 무인 사진관, 화재보험과 기기 파손 보장 준비법
  • 양심보험연구소 노영규 소장
  • 승인 2026.08.13 15:17
  • 조회수 2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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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에도 무인 사진관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인생네컷으로 대표되는 즉석사진관은 이 제 전국 어느 상권에서나 볼 수 있는 업종이 됐다. 인건비 부담 없이 24시간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는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22년간 사업장 화재사고를 다뤄온 입장에서 보면, 이 업종만 큼 화재 위험과 보험 공백이 동시에 큰 업종도 드물다. 사람이 없다는 것은 곧 불이 나도 초 기에 발견할 사람도, 끌 사람도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확인된 위험, 200도로 방치된 고데기
무인 사진관의 화재 위험은 막연한 걱정이 아니다. 언론과 소방당국이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현실이다. 한국경제신문이 강남·홍대·혜화 등 서울 주요 상권의 무인점포 50곳을 조사한 결과 절반인 25곳이 소화기 조차 없이 운영되고 있었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는 22곳 중 13곳이 아 예 화재 예방시설을 갖추지 않은 상태였다. 같은 취재에서 서울 노량 진역 인근 무인 사진관의 헤어 고데기는 손님이 전원을 끄지 않아 200 도로 달궈진 채 방치돼 있었고, 철판 주변에는 검게 그을린 자국이 선명 했다. 취재진이 만난 한 여고생은 요즘 제품은 자동 전원차단 기능이 있 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용객은 신경 쓰지 않는다. 결국 신경 써야 하는 사람은 사장님뿐이다.


대구 동성로의 무인 사진관에서도 상황은 같았다. 매일신문 취재에서 손님 두 명이 머리 손질 기구의 전원을 끄지 않고 촬영 부스로 향했고, 다른 매장에서도 전원이 연결된 채 방치된 기구가 쉽게 발견됐다. 한 대 학생은 집에서 쓰던 제품이 아니다 보니 전원 끄는 것을 깜빡하게 된다 고 말했다. 여기에 촬영 부스의 조명, 포토프린터, 키오스크, 냉난방기 까지 전기설비가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된다.
통계도 이 구조의 위험을 뒷받침한다. 한국화재보험협회의 2023년 특 수건물 화재통계를 보면 화재 원인은 부주의가 36.1%로 가장 많았고 전기적 요인이 33.3%로 뒤를 이었다. 부주의 화재의 세부 원인 중에는 기기 사용·설치 부주의가 196건으로 상위에 올랐다. 무인 사진관은 
손님의 부주의를 통제할 관리자가 없고 전기설비는 멈추지 않는, 두 가 지 위험이 정확히 겹치는 사업장이다.


법의 보호 밖에 있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제도적 공백이다. 다중이용업소법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에 소화기와 열감지기 설치, 소방안전교육, 정기 점검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시행령이 카페·노래방·음식점·PC방 등 일부 업종만 다중이용업으로 정의하고 있어 무인 사진관은 대상에서 빠져 있 다. 소방시설법 역시 건축물 연면적 기준으로 의무를 차등 적용하기 때 문에, 작은 건물에 입점한 사진관일수록 제외되는 설비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소방청 집계상 무인시설 화 재는 2019년 3건에 서 2022년 11월 기준 6건으로 두 배가 됐는데, 출동 점포가 무인시설 인지 정확히 기재되지 않아 실제 건수는 통계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것이 소방청의 설명이다. 정기 점검도, 소방교육 의무도 없다. 법이 지 켜주지 않는 구간은 결국 사장님이 스스로 메워야 한다. 그 수단이 예 방 조치와 보험이다.


하나의 사고, 세 갈래의 손해
이해를 돕기 위해 하나의 상황을 가정해 보자. 새벽 세 시, 이용객이 다 녀간 뒤 전원이 켜진 채 방치된 고데기에서 발화가 시작된다. 무인 매 장이라 발견이 늦고, 불은 촬영 부스의 커튼과 벽면 마감재를 타고 번진다. 스프링클러가 없는 소규모 상가라면 인근 상인의 신고로 소방 차가 도착했을 때 이미 매장 절반이 탄 뒤다.
이때 손해는 세 갈래로 갈라진다. 첫째는 내 재산 손해다. 촬영 부스, 조명 장비, 카메라, 포 토프린터, 키오스크, 간판과 인테리어까지, 초 기 투자금 대부분이 매장 안에 있다. 둘째는 남 에 대한 배상이다. 임 차 매장이라면 건물주 소유의 벽과 천장에 입힌 손해, 그리고 옆 점포 로 번진 연기와 그을음 피해까지 배상 문제가 뒤따른다. 민법상 임차 인은 원상회복 의무를 지기 때문에, 화재 원인이 임차인 측 관리 소홀 로 인정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사장님 몫이 된다. 셋째는 시간의 손 해다. 복구 공사 한 달 동안 매출은 끊기지만 임대료와 대출 이자는 멈 추지 않는다. 24시간 매출 구조라는 장점은 화재 뒤에는 그대로 24시 간 손실 구조가 된다.
이 세 갈래 손해에 각각 대응하는 것이 바로 재물보험, 배상책임보험, 휴업손해 담보다. 하나라도 빠지면 그 갈래의 손해는 전부 자비가 된다.


무인 사진관 화재보험, 다섯 가지 설계 기준
첫째, 재물보험이 기본이다. 화재·폭발·전기사고로 인한 재물손해 를 보장하는 사업장 재물보험이 출발점이다. 이때 보험가입금액은 실 제 기기의 재조달가액 기준으로 잡아야 한다. 감가를 반영해 낮게 가입 하면 사고 후 같은 장비를 다시 들일 수 없다. 부스형 매장은 인테리어 비중 이 크므로 집기와 시설을 나눠 금액을 산정하는 것이 정확하다. 둘째, 기기 파손 담보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무인 사진관의 손해는 화재만이 아니다. 심야 에 취객이 키오스크 화면을 깨뜨리거나, 이용객 이 조명 스탠드를 넘어뜨리는 사고는 무인 매장에서 특히 잦다. 화재보 험의 기본계약은 화재·폭발을 보장할 뿐, 우연한 파손이나 전자기기 고장은 별도 특약 영역이다. 재물손해 담보에 파손 위험이 포함되는지, 전자기기 담보가 추가 가능한지 약관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프린 터와 키오스크가 멈추면 매장 전체가 멈추는 업종이므로, 이 담보의 실 효성은 유인 매장보다 훨씬 크다.
셋째, 임차자 화재배상책임이다. 앞의 가정 사례처럼 내 매장의 불이 임 차 공간과 건물로 번지는 순간, 문제는 내 재산이 아니라 남의 재산이 된
다. 임차자배상책임 특약이 빠진 화재보험은 절반짜리 설계다.
넷째, 시설소유관리자배상책임이다. 관리자가 없는 매장에서 이용객이 젖은 바닥에 미끄러지거나 기기 모서리에 다치는 사고가 나면, 현장 대 응이 늦었다는 사실 자체가 사업주 책임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학생 이용객이 많은 업종 특성상 더욱 그렇다.
다섯째, 휴업손해 담보다. 복구 기간의 매출 공백과 고정비 부담을 메우 는 이 담보까지 붙어야 설계가 완성된다.


예방은 보험의 다른 이름이다
서울 노원소방서는 무인시설이 관계인이 상주하지 않아 화재 발견과 초 기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콘센트 먼지 제거와 노후 전선 교체, 전기기기 주변 가연물 적치 금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 지기 설치, 자동확산소화장치와 아크차단기 설치, 문어발식 콘센트 금 지, CCTV와 화재감지설비의 원격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안전관리 사 항으로 안내하고 있다. “24시간 운영보다 중요한 건 24시간 안전”이라 는 이 소방서의 슬로건은 무인 사진관 사장님이 벽에 붙여둘 만한 문장 이다. 고데기는 자동 전원차단 기능이 있는 제품과 타이머 콘센트를 병 행하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CCTV로 매장을 점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런 조치는 사고를 줄일 뿐 아니라, 사고가 나더라도 사업주가 관리 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하는 근거가 된다.


매장은 무인이어도, 위험관리는 유인이어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재물보험으로 부스와 기기, 인테리어를 지키고, 파 손·전자기기 담보로 화재 외 사고를 메우고, 임차자배상책임으로 건 물주와 이웃 점포에 대한 책임을 대비하고, 시설배 상책임으로 이용객 사고에 대응하며, 휴업손해로 복구 기간의 공백을 버틴다. 이것이 무인 사 진관 화재보험의 다섯가지 뼈대다.
무인 매장은 사람이 없어서 편리하지만, 사람이 없어서 위험하다. 22년 간 현장에서 본 결론은 하나다. 보험이 없어서 무너진 매장보다, 보험이 있었는데 필요한 담보가 빠져 있어서 무너진 매장이 더 많다. 24시간 불 켜진 매장이라면, 보장도 24시간 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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