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와 내수 침체, 인건비 상승 등으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소상공인들이 국회 앞에 집결해 생존권 보장과 고용정책 전환을 강력히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소상공인 단체들과 함께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생존권 사수와 고용정책 대전환 촉구 범 소상공인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소상공인 3,000여 명이 참석해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와 정치권에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소상공인업계는 현재의 경영 환경을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임대료와 인건비,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플랫폼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노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 3명 중 2명은 월 영업이익이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해 폐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역시 폐업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주휴수당·새벽배송 논란
이날 대회에서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휴일도 없이 가족이 함께 일하며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현실은 외면받고 있다”며 “우리 사회 양극화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소상공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송 회장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소상공인들이 추가 인건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부담이 더해진다면 많은 사업장이 폐업 위기에 몰릴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최저임금 제도 개선도 주요 요구사항으로 제시됐다. 소상공인업계는 업종별·규모별·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최저임금 구분 적용과 함께 주휴수당 제도의 폐지를 주장했다.
업계는 현재의 일률적인 임금 체계가 영세 사업장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방침에 대한 반발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새벽배송이 확대될 경우 동네 슈퍼마켓과 전통시장, 골목상권 전반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상공인 생존 위한 정책 전환 시급”
정연희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허용되면 가장 먼저 동네 슈퍼가 무너지고 이후 반찬가게와 음식점 등 지역 상권 전체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며 “소상공인의 붕괴는 곧 서민경제의 위기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중단 ▲일하는 사람 기본법 추진 중단 ▲주휴수당 폐지 및 최저임금 구분 적용 ▲소상공인 단결권·교섭권 법제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철회 ▲대통령 직속 소상공인 특별위원회 설치 및 소상공인 최저소득 보장 제도 도입 등 6대 요구사항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행사 말미에는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과 김미연 CU편의점가맹점주연합회장이 삭발식을 진행하며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현실을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정부에 전달하며 생존권 보장과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더욱 큰 규모의 전국 단위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민생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이 지속 가능한 환경에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