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은 이러한 본질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브 랜드가 지나치게 빠르게 생겨나고, 또 빠르게 사라지는 구조가 반복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등록취소 현황에 따르면 폐업 브랜드 수는 2023년 390개에서 2024년 1,293개로 약 3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1,495개까지 늘어났다. 단순한 경기 침체나 일시적 시장 변화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는 프랜차 이즈 산업 전반이 단기 유행 중심의 시장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 여주는 대표적 신호라 할 수 있다.
브랜드는 사라지는데, 운영 주체는 반복된다
물론 브랜드 폐업 자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시장 경 쟁 속에서 경쟁력이 낮은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과정은 어느 산업에서나 발생한다. 문제는 최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나타나는 폐업 구조가 단순한 시장 경쟁의 결과를 넘어, ‘브랜드 실험’에 가까운 형태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가맹본부는 특정 아이템이 유 행하면 빠르게 브랜드를 출시하고, 일정 기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폐업하거나 다른 브랜드로 전환하는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심각한 부분은 브랜드는 사라져도 운영 주체인 대표자나 실질 운영자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기존 브랜드를 정리한 뒤 업종 이나 콘셉트만 일부 바꿔 새로운 브랜드로 다시 시장에 진입하는 사 례가 적지 않다. 외형적으로는 새로운 브랜드처럼 보이지만, 실제 운 영 주체와 사업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시장에 서는 브랜드 이름만 계속 바뀌고, 운영 방식과 문제 구조는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외식 아이템이 유행하면 단기간 내 유사 브랜드가 대 거 등장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 시장 경쟁력이 약화되면 폐업 후 다시 새로운 아이템으로 브랜드를 전환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디저트, 배달전문점, 저가커피, 무인매장 등이 이러한 흐름을 반복적으로 보 여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피해가 가맹점사업 자에게 집중된다는 점이다.
가맹점사업자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의 초기 투자금을 들 여 창업한다. 점포 임차 비용, 인테리어 비용, 가맹비, 교육비, 시설 비 등을 부담하며 브랜드를 믿고 영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브랜드가 폐업하게 되면 상황은 급격히 달라진다. 상표 사용권은 사라지고, 물 류 공급과 마케팅 지원, 운영 관리 시스템 역시 중단된다. 브랜드 간 판은 남아 있지만 사실상 독립 점포로 전환되는 셈이다. 결국 상당수 점주는 매출 하락과 운영 불안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에 이르게 된다. 반면 본부는 기존 브랜드를 정리한 뒤 새로운 브랜드로 다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결국 브랜드 폐업에 대한 실질적 책임은 점주가 부담 하고, 운영 주체는 다시 새로운 브랜드로 사업을 이어가는 구조가 반 복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누적되면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에 대 한 신뢰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