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팔고 싶다면 물건에 상품의 가치를 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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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을 팔고 싶다면 물건에 상품의 가치를 담아라
  • 박홍인 사무국장
  • 승인 2024.02.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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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창업 인사이트

상품이 있어야 할 자리에 물건이 그냥 놓여 있는 매장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럴 경우 판매자는 물건을 팔고 싶은지 아니면 상품을 팔고 싶은지를 유추하게 된다. 문제에 대한 해답은 판매자의 몫이지만 보다 현명한 판매자라면 판매하는 상품의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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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에 따른 판매 비법
서울 강서구에 있는 떡집으로 컨설팅을 나갔다. 화곡역에서 동네로 들어가는 어귀에 매장이 있어 동네 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었다. 시식 떡을 먹어보니 맛이 굉장했다. 입안에서 질척이거나 한순간에 뭉개짐 없이 적당하게 씹히는 찰기. 달지 않으면서도 유지되는 쌀과 고물의 고소함. 견과류의 적당한 조화. 요즘 보기 드물게 떡 고수를 만난 것에 내심 반갑고 고마웠다.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떡을 가르쳐준 스승이 이름만 대도 알만한 떡 업계의 장인이었다. 방문 시 간판 다음으로 눈에 띈 것은 매장 전면 판매대에 놓인 가격표였다. 이유인, 즉 가격표가 방향을 돌아 놓여 있었기 때문에 길에서는 가격표가 보이지 않았고 매장 안에 들어가야 가격표를 볼 수 있었다. 이유를 사장님에게 물으니 “어차피 살 사람은 들어와서 보면 되지 않겠어요. 이미 동네에서 우리 떡이 맛있는 거랑 가격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흔히 일반 떡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어 가격표가 밖에서 보이면 아직 매장을 방문하지 않은 고객의 경우 비싸다는 선입견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식 떡을 풍성히 비치해 떡이 궁금한 사람들은 매장에 들어와 시식한 후 대부분 떡을 사 간다고 대표는 말해줬다. 

 

판매자에 견인되는 상품의 가치 
마케팅 차원에서 유동 인구의 궁금증은 즉시 해결되어야 한다. 조건과 기획 없이 고객과의 거리는 짧을수록 좋다. 포장마차가 길목을 지키고 있는 것이나, 소매점들이 상품마다 큰 종이에 달랑 ‘1,000원’이라고 가격만을 적어 둔 이유가 그렇다. 행인이 시선을 돌린다는 것은 주의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걸음을 멈추거나 느려지는 것은 이미 마음속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어떤 것이든 보기에 좋아 보이는 물건이라면 물건 자체만으로 시선을 끌 수 있다. 하지만 이때 가격을 모르면 다가가기 주저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더구나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동네 주민이라면 기존에 갖고 있던 막연한 거리감(가격, 맛 등)으로 매장의 문을 여는 결정은 늦어질 수 있다. 

상품을 팔고 싶다면 물건에 상품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 상품의 가치는 생산자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생산자가 만든 것은 물건일 뿐이다. 그것을 상품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판매자가 해야 한다. 그러므로 물건을 상품으로 완성하는 것은 최종 판매자의 몫이다. 


상품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방법
상품적 가치를 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물건의 위치만 바꾸어도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있다. 조명의 각도만 바뀌었을 뿐인데 물건의 얼굴은 달라지기도 한다. 매대 구석에서 켜켜이 쌓인 먼지만 털어내어도 팔리는 경우를 보았다. 포장을 정성껏 하는 과정에서도 상품의 가치는 높아진다.

이것이 과대포장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적절한 포장기법의 활용은 상품적 가치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또한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인테리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소점포 자영업자조차 창업 시 수천만 원을 인테리어 비용에 할애한다. 물론 매장을 예쁘게 꾸며 고객의 인상에 남고 동선이 좋아 업무에 효율이 생기면 더할 나위 좋다.

그러나 소점포 창업에 수천만 원씩 비용을 들이는 것은  리스크를 안고 시작하는 것이기에 바람직하진 않다. 차라리 늘 매장의 모습을 체크하는 것이 낫다. 그게 뭐 대수인가 하겠지만 장사를 오래 하다 보면 매장 구석구석 작은 변화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더구나 타성에 젖은 점포의 경우 더욱 그렇다.

메뉴판의 글자가 너무 작던가, 메인 상품이나 계절별 주력 상품 안내가 너무 안 보이거나, 상품 구성과 진열이 우왕좌왕이던가, 한쪽에 몰려 있어 한눈에 띄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잘 된 상품 구성, 짜임새 있는 메뉴, 적절한 인테리어는 창업자의 경험과 감각이 조화롭게 발달돼야 가능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 소점포 예비창업자는 평소에 많이 보고, 메모해 두어야 한다.

틈날 때마다 참고 사항을 내 매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잠깐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 탁월한 감각을 완성하는 것은 경험과 고민이다. 감각은 경험에서 시작되고 고민하면서 다듬어진다. 결국 좋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사물을 예민하게 바라보는 관찰력이 필요하다.


잘 팔리는 상품의 이유
소점포 자영업자는 내 물건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아야 한다. 또한 판매자는 상품을 다시 물건으로 만들지 않아야 한다. 이런 상황은 판매자에게 외면당한 물건이 시선을 끌기 위해  홀로 애쓰는 모양새와 같다. 이때 가격표가 도와주고, 진열대가 도와주며, 조명과 포장 기술이 도와준다면 비로소 상품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다.

가치가 담기면 고가의 물건도 팔리고 오래된 것도 팔린다. 보는 사람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 골동품이다. 일반인의 눈에는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저런 게 팔릴까? 하는 것들도 전문가의 손을 거쳐 가치가 담기면 고가의 물건으로 변신하게 된다. 황학동 시장에 버려졌던 물건이 부잣집 안방으로, 유명 매장의 소품으로 팔리는 이유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직원의 서비스에 가치가 담기면 고객의 격은 올라간다. 격이 올라간 고객은 직원에게도 하대할 이유가 없다. 서비스의 격을 높이기 위해 어떤 판매자는 상품을 ‘이 아이는’ 어떻게 만들었고, ‘이 아이는’ 얼마고 하는 식의 의인화법을 구사한다. 듣기에 거부감을 낮추고 친근하기 위해서인데 달리 보자면 상품의 격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죽은 상품은 팔리지 않는다. 상품은 살아 있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감각적 측면이 발달하면 상품은 그 순간 활동성을 갖게 된다. 진열된 자기 자리에서 호흡하고, 손님을 향해 활동성을 갖는다. 무엇보다도 장사는 잘 파는 기술이 상수다. 이 모든 것은 판매자의 감각에 좌우된다. 

 


 

박홍인 (사)한국여성창업교육협회 사무국장  현) 동작링크상권 르네상스 사업단 단장, 전) (사)한국여성창업교육협회 사무국장, 전)과천시 창업상권활성화센터 센터장, 중앙대학교 창업학 석사, (사)국민성공시대 2013년 대한민국 명강사 33인, (사)한국강사협회 명강사회원.   
e-mail phi3d@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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