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서비스는 상품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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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서비스는 상품을 완성한다
  • 박홍인 사무국장
  • 승인 2023.12.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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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창업 인사이트

한 점포의 매출 수준은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 수준으로 결정된다. 서비스에는 분명 레벨도 있고 상품의 가치를 다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만약 손님마다 자신이 받은 서비스를 매 순간 레벨로 표시할 수 있다면 점포의 재방문율은 예측 가능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주는 단점과 보완점을 만들 수 있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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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예지동에 있는 일명 시계골목에는 고장 난 시계를 고쳐주는 시계 장인들이 있다. 세상의 어떤 시계도 그들의 손을 거치면 숨을 쉬고 다시 살아날 만큼 장인들의 솜씨는 예술에 가깝다. 골목에 3㎡(1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40년 넘게 시계를 고치고 있는 한 장인은 말한다.

“우리가 고치는 것은 시계가 아니라 개인의 추억과 멈춘 시간을 되살려내는 것이야” 그렇다. 그들은 마케팅을 따로 공부하진 않았지만 이미 자기 업의 진수를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소점포가 넘치는 요즘, 한 자리에서 수십 년을 지켜 낼 수 있는 힘은 업의 핵심을 바라보는 능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들에게 고장 난 시계는 상품이 아니고, 수리하는 과정 역시 기술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고장 난 시계와 수리의 과정은 한 사람의 멈춰있던 과거를 현재에 다시 이어주는 연결 도구였다. 그리고 장인들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기 분야의 전통을 지키면서 한 사람의 생애를 보듬어주는 치료자였다.

 

상품과 서비스란 불가분의 관계
상품과 서비스는 분리될 수 없는 요소다. 상품은 그 자체만으로는 미완성품이다. 서비스라는 무형의 가치가 보태어졌을 때 비로소 완전해진다. 상품 판매가 최종 목적지라면 서비스는 그곳까지 안내하는 잘 닦인 길과 같다. 평범한 장사꾼이 이 두 가지를 분리하여 생각할 때, 잘 파는 장사꾼은 그것들을 하나로 묶는다.

상품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일부에서 봉사료라 말하는 ‘서비스’에는 정해진 가격은 없다. 상품은 눈에 보이지만 서비스는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팁은 좋은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자발적 대가이자 관례일 뿐 그것에 대한 단가는 아니다.

고객은 상품을 구하기 위해 상점을 찾지만 서비스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만족스러운 상품에 다다르지 못한다. 아무리 좋은 상품도 서비스 과정에 따라서 만족도가 배가 되기도 하고 판매에 실패하기도 한다. 결국 판매자가 판매에 성공하려면 좋은 서비스 과정도 함께 만들어 두어야 한다. 고객은 서비스 과정을 통해 상품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과 실패의 분기점 
상품은 특정의 모양이 있어 설명이 쉽고 불량품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반품과 환불규정도 별도로 만든다. 반면 서비스는 형체가 없어 설명도 어렵고 불량 서비스를 구별하기도 쉽지 않다. 직원이 반찬 그릇을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게 내려놓아 불쾌해도 손님은 참는다. 퉁명함의 기준이 다르고 형체도 없기 때문이다.

점포 안에서 무엇인가 도움을 요청할 때 직원의 사무적 어투를 손님이 지적하기란 모호하다. 이것이 반복되거나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애매한 서비스를 이유로 상품을 반품하기는 뭔가 좀 이상하다. 그래서 불량품에 대해 가장 쉬운 해결책이 반품이라면, 불량 서비스에 대해 가장 쉬운 해결책은 ‘다시 오지 않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이것이 경영을 어렵게 하는 함정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서비스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고 이러쿵저러쿵 설명하느니 조용히 발길을 돌리면 가장 확실하게 해결된다. 소비자는 쉽게 말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들이 매출을 서서히 감소시키는 분명한 이유다.

이런 식의 고객 응대 과정은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면서도 누적된다. 상품을 팔고 싶다면 길을 만들 듯이 서비스의 과정을 잘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은 상품에 도달하지 못한다. 서비스의 과정, 이것이 마케팅에 도달하는 성공과 실패의 분기점이다.

상품 판매가 판매자의 목적이라면 서비스받고 싶은 것은 구매자의 목적 중 하나다. 구매자는 좋은 서비스를 받으며 상품에 이르고 싶어 한다. 즉 상품을 사지만 구매 행위에서도 즐거움과 만족감을 얻고 싶어 한다. 

 

상품의 만족감을 배가시키는 서비스 
자기실현 이론을 만든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는 인간은 단계별로 5가지의 욕구를 채우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단계별로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그것이다. 이것을 소점포의 서비스 버전으로 바꿔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는 생리적 욕구로서 직원이기에 의무감에서 제공해야 하는 기본적인 서비스다.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다. 2단계는 안전의 욕구, 손님으로 안내받고자 하는 서비스다. 설명을 듣거나 안내를 받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3단계는 사회적 욕구, 직원과 손님 사이에 서비스를 주고받으면서 형성되는 무난한 소속감 정도다. 4단계는 존경의 욕구로 손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며 제공하는 서비스다. 5단계는 자아실현의 욕구인데 이것은 손님이 서비스와 상품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단계다.  

국숫값을 받으며 사무적으로 ‘만원입니다’라고 말하고 돈을 받는 과정은 무리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1단계에 속한 하수의 계산방식이다. 고수는 그 순간에도 맛있게 먹었는지, 불편함은 없었는지, 다음에는 더 맛있게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

서비스를 통해 상품에 이르고 만족감을 배가시켜주는 마케팅이다. 매슬로의 설명처럼 그러나 손님은 서비스의 레벨을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불편한 서비스는 다시 오지 않으면 되고 상품은 어디든 넘쳐난다는 것이다. 

 

 

 

박홍인 (사)한국여성창업교육협회 사무국장  현) 동작링크상권 르네상스 사업단 단장, 전) (사)한국여성창업교육협회 사무국장, 전)과천시 창업상권활성화센터 센터장, 중앙대학교 창업학 석사, (사)국민성공시대 2013년 대한민국 명강사 33인, (사)한국강사협회 명강사회원.   
e-mail phi3d@naver.com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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