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경험’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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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경험’을 팝니다
  •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 승인 2023.12.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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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노하우

지금의, 미래의 주 소비자인 MZ세대(&Zapha 세대)는 이색적인 경험, 특별한 경험, 자신만이 누리는 경험과 더불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경험을 선호한다. 따라서 브랜드에서, 음식점에서 이러한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은 이제 사업의 핵심 요소가 됐다. 이에 따라 음식점에서의 경험 중 ‘공간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공간이라는 경험을 판매하며 ‘브랜드이미지’를 전달하고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브랜드를 소개한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이미지 ⓒ www.iclickart.co.kr

 

경험이란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서 느끼고 체험하게 되는 총체적 활동’을 말한다. 즉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의 구매를 위한 사고부터 구매 후의 행동까지 일련의 활동을 말하는 것이다. 핵심 경험은 ‘판매자가 가지고 있는 핵심역량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가치로 전환하여 핵심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경험의 총합’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즉 경쟁사가 모방하기 힘들고 어려운 핵심적인 경쟁력을 고객들이 경험하게 하는 것이 ‘핵심 경험’이다. 

 

제주의 공간을 선사하다
성수동에 가면 브랜드 네이밍 자체도 기발한 ‘제주시성수동’이라는 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공간적 모티브를 제주로 하고 있다. 제주의 돌담, 제주의 하루방, 제주의 야자수를 인테리어에 녹여 냈다. 고객들이 ‘인스타워시(인스타에 올릴 만한 자격을 갖춤을 의미함)’ 할 수밖에 없는 공간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메뉴 또한 감귤주스를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다. 소금커피도 제법 유명하다. 제주를 모티브로, 제주라는 공간을 판매하고 있다. 제주라는 공간은 단순히 공간의 의미가 아니라 휴식의 의미이며, 여행의 의미 나아가 추억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공간을 팔면서 감성을 팔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성수동’, 이름만으로도 우리는 쉼과 여행을 느낄 수 있다.

 

추억을 담은 브랜드 
제주도를 여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제주의 ‘모카다방’. 황금색도, 노란색도 아닌 그 중간의 색감을 띠고 있는 모카커피의 향수. 그 색깔만으로도 ‘모카커피’를 떠올리게 한다. 차를 몰다 순간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브랜드가 사람을 멈추게 하는 강한 브레이크성 자극을 준 것이다. 모카커피는 우리에게 익숙한 커피다.

부모님은 모카커피, 맥심커피를 즐기던 세대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맥심을, 모카를 드시다가 가셨다. 지금도 제사상에 맥심커피를 올리고 있다. 나에게는 익숙함이다. 친숙함이자 부모님에 대한 향수다. 향수와 친숙함을 뉴트로와 레트로로 잘 녹여 냈다. 커피 자체를 놓고 보면 헤리티지가 명확한 브랜드다.

모카다방을 즐기기 위해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햇살과 바다, 라면과 맥주, 모카커피를 느끼고 나왔다. 따뜻한 햇살에서 부모님을 추억하고, 맥심을 추억하고, 제주라는 공간을 추억한 것이다. 이제 올드함에서 벗어나 새롭게 세련된 모습으로 전달되는 브랜드 헤리티지는 반할만하다.

 

공간의 강점을 브랜드화
제주 이야기의 마지막 공간, 서귀포에 위치한 테라로사다. 테라로사를 안 것은 ‘강릉 방문’에서였다. 강릉의 테라로사는 ‘미술관 같은 커피 공장’이라는 콘셉트로 숲속 안에 존재했다. 숲과 각종 연장과 구식의 제품들로 가득 채워진 공간은 커피 이상의 매력을 제공한다.

하지만 나는 테라로사가 제공하는 공간미의 절정은 ‘테라로사 서귀포점’이라는 생각이다. 이곳은 테라로사 브랜드의 엘레강스 즉 우아함을 전하는, 그리고 제주를 전하는 카페의 2가지 면모를 모두 가지고 있다. 서귀포점을 문을 열고 들어간 입구 ‘잘 따둔 감귤’이 우리를 마주한다. 소박하게 하나씩 먹으라고 테이블 위에 올려 두었다. 넓은 공간, 소복한 룸 같은 공간, 넓게 틔어 개방감을 주는 계단식 좌석 등 나무랄 것이 없다.

절정의 미는 외부공간이다. 제주 돌담으로 둘러싸인 그리고 감귤나무에 손에 닿을 듯한 좌석은 커피와 제주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이다. 이것은 공간을 경험하고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최고의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홍콩의 감성과 공간을 섞다  
홍콩을 주제로 하면서 홍콩의 차 문화와 디저트 문화를 전파하는 곳도 있다. 흑석동 골목에 위치한 ‘오후홍콩’이 그렇다. 외부의 초록색 대기 의자와 흰색 타일은 뽐내지 않으면서 홍콩을 느끼게 한다. 내부의 의자도, 조명도 모두 홍콩의 ‘미도카페’를 연상케 한다. 브랜드의 공간 익스피어런스를 제공하고 있다.

체인점으로 운영되는 ‘홍콩다방’ 역시 초록색, 빈티지한 소품으로 공간을 경험하게 하고, 또 홍콩의 디저트인 ‘까이단자이’의 빵과 밀크티를 제공하면서 홍콩을 경험하게 한다. 또 일산에 위치한 ‘청킹에쏘’ 역시 홍콩을 인테리어 소재로 삼은 홍콩 카페다.

(저자의 생각으로 홍콩의 청킹맨션과 에스프레소에서 에쏘를 따와서 청킹에쏘라 하지 않았을까?) 인테리어는 가장 홍콩답다. 메뉴 역시 홍콩토스트, 밀크티, 청킹라떼 등 홍콩의 메뉴가 대표적이다. 낙산공원 제일 윗쪽에 위치한 ‘창창’이라는 음식점은 음식과 공간 모두 완벽한 홍콩을 재현하고 있다.

홍콩의 빅토리아 피크에서 식사하는 착각마저 들게 하는 공간이다. 이외에도 다양하게 공간과 경험을 파는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오감이 중시되는 시대
이제 ‘맛이 전부’인 시대는 가고 오감이 음식점의 맛임을 증명하는 시대가 왔다. 지금의 시대, 메뉴와 서비스는 평준화되고, 평준화된 메뉴와 QSC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더욱 어렵게 됐다. 저자의 책 ‘골목식당 우문현답’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QSC+5S(안심, 공간, 감성, 경험, 스토리)를 실천해야 한다.

그 실천 중 감성과 공간과 스토리라는 3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이제 공간에서, 감성에서 고객들에게 멋진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브랜드 경험에서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해야 한다. QSC라는 브랜드 본질을 중심으로 바탕으로 하고, 고객의 감성을 녹이는 공간과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만이 미래의 식당에서 성공할 수 있다.

‘왜 맛있을까’의 저자 찰스 스펜스는 “오감은 분리되어 있지 않고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한다. 단지 그 중 시각의 영향력은 가장 클 뿐이다”라고 했다. 음식이 어떻게 해야 맛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외식경영학 박사 박진우  『골목식당 우문현답』, 『외식경영노하우』, 『직장인 레시피』 등의 외식경영 관련 저서를 펴낸 박진우 박사는 현재 외식기업 대표로 근무하고 있다. 외식업은 가슴으로 하는 사업이며, 구성원들의 조직문화와 외식의 기본인 QSC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외식업에 한가지라도 기여를 하고 죽자는 생각으로 외식업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외식기업을 운영하고, 외식관련 글을 쓰고 있다. ‘외식 좀 하는 남자’가 되고자 한다고 한다.   e-mail jinair21@naver.com, 블로그 blog.naver.com/jinair21 

 

*CEO스터디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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