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재활용법’ 일회용품 사용 제한 대응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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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재활용법’ 일회용품 사용 제한 대응과 대책
  • 김은경 기자
  • 승인 2023.11.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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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는 ‘자원재활용법’ 계도 기간 종료를 앞두고 관련 업계는 다양한 반응과 대응을 마련하고 있다. 한 편으로는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미지 ⓒ www.iclick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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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재활용법 개정 
2022년 11월 ‘자원재활용법’ 개정을 통해 ‘일회용품 사용 제한 품목’이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 종이컵, 우산 비닐 등으로 확대됐다. 일회용 봉투, 쇼핑백 등은 ‘무상제공 금지’에서 ‘사용 금지’로 준수 사항이 강화됐다.

규제 대상 시설은 식품접객업, 집단급식소, 일반음식업 등이다. 환경부 지침에 따라, 오는 11월 24일부터 전국 음식점과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 매장에서 종이컵,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비닐 식탁보, 플라스틱 빨대 등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그간 정부는 변경된 제도의 안정적 시행과 현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1년 간의 계도 기간을 두고 정책을 홍보해왔다. 계도 기간이 끝나는 시점부터 이를 어길 시 사업주에게는 위반 행위에 따라 5만~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추가로 적발되면 적발 횟수에 따라 과태료는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는 코로나19 이후 플라스틱 폐기물이 급증하고 대형가맹점(프랜차이즈)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량도 늘어나는 등 일회용품 감량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시행된 제도다. 조사에 따르면 생활계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2019년 418만 톤에서 2021년 492만 톤(잠정)으로 늘어났으며, 자발적협약 참여 14개 카페와 4개 패스트푸드점 일회용컵 사용량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평균 약 7억 8,000만 개에서 2021년 약 10억 2,000만 개로 늘어났다.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일회용품 줄이기가 현장 부담을 줄이면서도 실질적인 감량 성과를 얻기 위해 세밀한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1년간 계도기간을 뒀다. 계도기간 동안에는 소비자 요구, 사업장 상황으로 인한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금지사항을 준수하며, 슈퍼마켓 등 종합소매업에서는 금지된 비닐봉투의 제공이 불가피한 경우 종전의 규정대로 비닐봉투를 유상으로 판매할 것을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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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업계의 대응
‘자원재활용법’ 계도 기간 종료와 본격적인 정책 시행을 앞두고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업계 등은 대응을 마련하고 있다. 카페업계는 일회용 빨대, 일회용 컵 등 일회용품 주요 사용처로 플라스틱 빨대, 비닐봉지 등을 대체할 대안들을 도입하고 가맹점에 홍보하는 등 일회용품 사용금지에 대응하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가맹점주에게 ‘자원재활용법’과 대체재 필수 사용을 안내하고 있다.

GS25는 계도 기간이 종료되기 전 비닐봉투 재고가 소진될 수 있도록 9월부터 각 점포에 안내하고 있다. 기존 비닐봉투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한 생분해 봉투의 경우 환경부에 친환경 인증을 받아 2024년 말까지 사용 가능하지만 친환경 활동을 위해 종이봉투, 종량제 봉투, 다회용 봉투 사용을 점포에 권장하고 있다. 빨대도 지난해 5월부터 종이 빨대만 발주가 가능하도록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CU>관계자는 “점포에 공지사항을 보내 일회용품 사용규제 만료 기간과 점포 대응 매뉴얼을 지속해서 전달하고 있다”며 “다회용백 발주를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편의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세븐일레븐>, <이마트24>도 대체재로 현재 종이봉투와 재사용 종량제 봉투, 다회용 봉투, 친환경 생분해 봉투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 중에서는 <스타벅스>가 자원재활용법에 대비해 가장 먼저 준비에 돌입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018년 선제적으로 매장에서 플라스틱 대신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아이스 음료용 리드와 종이 빨대로 전면 교체해 제공하고 있고, 우산 물기 제거기 등을 매장에 도입했다.

또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그동안 매장 내에 상시 비치해 두며 고객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했던 플라스틱 빨대는 모두 회수했다. <투썸플레이스>와 <폴 바셋>도 종이 빨대를 사용 중이며, <뚜레쥬르>는 지난 8월 CJ제일제당이 개발한 생분해 소재 PHA를 이용한 빨대를 도입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11월부터 종이 빨대를 도입하고, 다회용 나이프.포크.숟가락 등을 제공한다.

가맹점에는 매장을 이용하는 경우 종이 빨대로 이용을 안내하고 있고, 테이크아웃 또는 배달 주문 시에는 플라스틱 빨대로 제공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 제한 등 환경정책과 관련해서는 각 가맹점 점주에게 공지 혹은 담당 SV 교육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이들 프랜차이즈들은 계도 기간이 끝나는 시점부터 종이 빨대로 전면 교체해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각 가맹점 등에 안내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는 아직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 가맹점별로 플라스틱 빨대 발주 물량이 남아 있고 소비자 역시 플라스틱 빨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소규모에 속하는 개인 카페 사업주들도 이번 정책의 취지인 환경보호에 공감하여 일회용품 규제에 따르면서도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조치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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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 
본격적으로 시행될 ‘자원재활용법’ 제도 시행을 앞두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친환경 제품으로 인식되는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만큼이나 인체나 환경에 유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됐다.

지난 8월 독일 DPA통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벨기에 연구진이 종이, 대나무, 유리, 스테인레스 스틸, 플라스틱 다섯가지 재료로 만든 음료용 빨대 39개 브랜드 제품을 상점, 슈퍼마켓,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등에서 구입하여 PFAS(과불화 화합물) 함유 여부를 검사한 결과 종이 빨대의 유해성 성분이 검출됐다.

과불화 화합물은 자연에서 분해되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되거나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아 인체나 동식물, 환격 등에 유해한 화학 물질이다. 벨기에 연구진의 두 차례 테스트 결과, 39개 브랜드 중 27개(69%)제품에서 PFAS가 검출됐다. 총 18 종류의 PFAS가 확인되었고, 특히 종이빨대의 경우 테스트한 브랜드 중 90%에서 PFAS가 검출돼 PFAS가 가장 많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가 국내서도 논란이 되자 국내 제지업체들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서 인증 받은 친환경 기술로 종이 빨대를 제조하고 있으며 국내산 제품과는 무관한 의혹이라고 반박했다. 국내 제지 업체들은 자사가 만든 종이 빨대의 유해성을 검사한 시험인증기관(KOTITI시험연구원)의 성적서를 공개하며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입장문을 냈다.

“벨기에 내에서 유통되는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이뤄진 그들의 주장은 모든 종이 빨대로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있다” 면서 “부정확한 정보와 억측은 소비자 혼란을 키우고 국내 제지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지업계는 잘못된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 산업뿐만 아니라 펄프·종이 관련 학계와 힘을 모아 친환경 종이 제품의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일반인 대상으로 국내 생산 종이 빨대의 친환경성을 알리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종이 빨대 사용감이 불편하다는 소비자 불만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종이 빨대를 사용한 소비자들 중에서는 “음료를 마시고 시간이 지나면 빨대가 눅눅해지고 음료에서 종이 맛이 나기도 한다”, “점도가 있거나 알맹이가 들어 있는 스무디나 생과일주스 등의 음료는 마시기 어렵다” 등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도 기간이 있었다고 해도 대부분 가맹점들은 과태료를 책정해가면서 종이 빨대를 강제 도입하는 정책 시행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며 “단순히 종이 빨대 단가만 따져야 하는 것이 아니다. 커피숍에 오래 있는 손님들은 종이 빨대가 녹아 2~3개를 사용하기도 해 비용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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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 필요  
11월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 편의점 업계, 소상공인 등은 현실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격 문제와 소비자 선호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가장 큰 화두로 자리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에 비해 가격이 3배 이상 비싸다. 플라스틱 빨대 한 개당 가격이 10~15원이며, 종이 빨대는 개당 35~45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쌀이나 옥수수를 원료로 한 빨대는 55~70원에 달한다.

부산에서 한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는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3배 이상 단가가 높아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 카페 메뉴 인상도 불가피하다”면서 ”종이 빨대를 비롯한 각종 친환경 빨대들의 친환경성에 대한 논란도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껴 대체로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소규모 카페 등을 찾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종이 빨대 현장 적용에 금전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한 편의점 가맹점주는 “점포에 종이 빨대를 운영하려면 점주는 비용을 들여 이를 발주 구매해야 한다”며 “이러한 방식은 현장 점주들에게만 비용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식당가도 대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현장에서는 당장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도 적지 않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물컵의 경우 세척을 잘못하면 비린내가 날 수 있어서 그동안 종이컵을 썼었는데 앞으로는 유리나 플라스틱컵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면서 “설거지 직원을 따로 구할 수는 없어서 세척기를 하나 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금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이라 일회용품 사용을 대체할 인력을 추가적으로 고용하기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를 중심으로 종이 빨대가 도입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 불편을 해소한 것이 아니라 환경 보호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자는 것을 설득한 정도”라며 “그것도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라서 가능한 것이고 일반적인 소규모 카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도 “비용적으로 부담이 확연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원 정책 없이 규제 정책만 도입하게 되면 가맹점도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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