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기의 내공 세련된 노포를 연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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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지기의 내공 세련된 노포를 연출하다
  • 지유리 기자
  • 승인 2023.11.1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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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청춘브라더스 <백소정>
여지운·김진영 대표

Profile

정갈한 섞임의 시너지
친구 사이지만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여지운·김진영 대표. 서로의 다름을 인정했기에 지금의 모습이 있었다고 그들은 이야기한다. 그렇게 오랜 벗이자, 사업 파트너로 써내려간 그들의 역사는 <백소정>이란 브랜드에 오롯이 새겨지고 있다. 

(주)청춘브라더스 백소정  여지운·김진영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주)청춘브라더스 백소정 여지운·김진영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결이 다른 두 친구 
여지운 대표와 김진영 대표의 인연의 시작은 고등학교 시절에서부터다. 둘은 고1 같은반 친구였지만 절친이기보다는 같이 다니던 무리 중 한 명으로 서로를 기억했다. 이후 여 대표는 문과반으로 김 대표는 이과반으로 분리되면서 서로 다른 인생의 길을 걷게 된다.

두 사람의 살아온 환경 역시 극명하게 달랐다. 여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했다. 19살 때부터 군 입대 전까지 생활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그는 군 제대 후에야 뒤늦게 야간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졸업 후 GS편의점 사업부에 입사한 여 대표는 그때부터 본격적인 조직 생활을 경험했다. 일찍이 사회생활을 경험한 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직장인이었다. 당시 대부분이 꺼리는 지역인 백령도 지점을 지원할 정도로 매사 적극적이었다. 여 대표는 당시의 경험을 대기업 시스템을 눈으로 익힌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온 여 대표와 달리 김 대표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인생을 결정짓는 삶을 살았다. 공대에 입학했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21살 나이에 중국 유학을 떠난 김 대표는 30살까지 약 10년간 중국에서 생활했다. 방학 때마다 서울을 찾은 김 대표가 여 대표를 만나면서 인연을 이어갔고, 둘의 본격적인 만남은 2014년 김 대표가 한국에 귀국하면서부터다. 

직장생활을 하던 여 대표는 보다 주체적인 삶을 원해 지난 2013년 프랜차이즈 치킨집으로 첫 창업을 시작했다. 당시 운영은 물론 배달, 전단지 배부, 유니폼 제작까지 약 1년간 여 대표는 점주로서 최선을 다했고, 제법 만족할만한 결과를 만들었다.

자신감을 얻은 여 대표는 이후 <청춘브라더스>라는 막걸리 주점을 개점하게 됐다. 마침 한국에 귀국한 김 대표는 여 대표의 열정적인 모습을 닮고 싶어 여 대표와 동업을 결심한다. 김 대표 외에 동업을 결정한 친구들이 모여 만든 주점은 요리와 장사가 문외한이던 이들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초 없이 시작한 점포는 점차 무너지기 시작했고, 동업으로 의기투합했던 친구들은 한두 명씩 떠나갔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한 마지막 도전이란 생각에 여 대표와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다시 손을 잡게 된다.   

(주)청춘브라더스 백소정  여지운·김진영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주)청춘브라더스 백소정 여지운·김진영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운명의 브랜드를 만나다
지난 2017년 론칭한 막걸리 주점 <청춘브라더스>와 이자카야 <청춘야시장>은 2019년까지 운영한 후 2020년 폐점했다. 이후 두 사람은 <백소정>의 전신인 <미스터카츠>를 새롭게 론칭했다. 돈가스라는 아이템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두 사람은 돈가스 1등 브랜드를 만들자는 생각에 <미스터카츠>를 기획했다.

4년간 운영하면서 두 사람은 전수 창업식의 첫 가맹사업에도 도전했다. 8개점의 가맹사업을 진행하면서 여 대표는 요리에 대한 지식이 없던 때라 한계를 많이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저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고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때부터 외식업과 관련한  공부를 시작했어요.” <백소정> 역시 여 대표가 상권분석 교육과정을 들으며 노트에 구상했던 기획을 실현에 옮긴 브랜드다. 

“당시 여 대표가 <백소정>에 관한 아이디어를 보여줬는데 너무 느낌이 좋은 거에요. 기획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렇게 <백소정>이 탄생했습니다.” 

<백소정>은 소바를 메인으로 돈가스를 곁들여 먹는 퓨전 브랜드다. <백소정>의 슬로건에는 ‘백번을 먹어도 정성스럽고 푸짐한 음식에 즐겁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이란 뜻이 담겨있다. 한자로 작명한 브랜드명은 의미를 한층 입체화시켰고, 중간 가격대의 포지션으로 대중적인 돈가스를 한상차림으로 구성했다.

여 대표는 <백소정>의 브랜딩에서 맛의 충실함에 가장 집중했다. <백소정> 메뉴의 가장 큰 줄기는 냉소바와 마제소바다. 냉소바는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메뉴이고, 마제소바는 젊은 층에 익숙한 메뉴다. 세대별로 다른 기호에 돈가스를 곁들여 새로운 한상의 메뉴를 탄생시켰다. 여 대표는 올드 메뉴를 트렌드있게 레트로화시킨 결과 오히려 지금은 중장년층의 고객이 마제소바를 선호한다고 귀띔해줬다.

<백소정>의 메뉴 카테고리는 돈가스, 마제소바, 소바, 카레, 우동으로 총 5가지다. 모든 메뉴를 세트화해 풍성한 맛과 멋을 담고 있다. 특히 마제소바의 경우 특유의 느끼함을 없애고자 우리 식재료를 사용해 한국식 입맛으로 재해석했다. 

“돈가스와 마제소바를 같이 먹는 메뉴는 <백소정>이 유일해요. 메뉴 구성의 틀을 없앤 것이 <백소정>만의 차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중적인 맛과 트렌드한 맛을 조화롭게 구성해 맛으로 재방문이 가능한 브랜드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백소정>의 메뉴판에는 <백소정>의 약속이라는 문장이 적혀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모든 음식은 정수된 물을 사용하고, 소바는 매일 아침 직접 우려낸 육수를 사용해 진한 풍미를 갖추고 있다. 이는 <백소정>만의 음식을 대하는 철학이 담긴 것으로 맛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서비스, 작은 디테일까지 <백소정>만의 정체성을 담았다. 

인테리어의 경우 은은한 우드톤으로 화려하지 않고 유행에 민감하지 않게 모던함과 따뜻함을 연출했다. 여기에 손님에게 제공하는 보리차와 수저집은 손님을 향한 정성과 음식의 모든 과정을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한 노력이다. 그리고 손님을 향한 친절한 서비스는 맛집 <백소정>의 방점을 찍는 요소다.   

 

(주)청춘브라더스 백소정  여지운·김진영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주)청춘브라더스 백소정 여지운·김진영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폐점률 0%를 위해 
(주)청춘브라더스는 법인 설립 3년 만에 직원 45명의 구성원을 갖춘 조직으로 성장했다. 마케팅팀, 슈퍼바이저팀, 오픈바이저팀, 회계팀, 영업지원·개발팀, R&D팀까지 직원 대부분은 30대 초중반의 직원들로 구성됐다.

여 대표와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이직해서도 (주)청춘브라더스의 이력이 자랑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특히 선한 사람으로 구성된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은 두 대표는 본사의 선한 영향력이 가맹점주, 손님에게도 이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백소정>은 지난 2019년 1호점인 안암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94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가맹사업은 발산점을 시작으로 홍성 지방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코로나시기에는 고임대료를 피해 2층 상권에 자리 잡은 점포가 웨이팅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입소문이 났다.

<백소정>의 경우 항아리상권인 대학가나 오피스 상권의 경우 대개 2층 상권에 있다. 점심시간이란 한정적인 시간에 공간이 좁으면 회전율이 낮고 입소문이 빠른 곳이기에 오히려 2층 상권이 유리하다는 게 여 대표의 생각이다. 반면 평수가 좁은 점포의 경우 주택가나 번화가 상권에 적합해 재방문의 손님을 통한 웨이팅 맛집은 마케팅으로 재활용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백소정>은 10개 점포의 개점보다 1개 폐점을 지양하는 가맹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가맹점주와의 면담 시에도 오랫동안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성향인지를 파악해 가맹사업을 진행한다. 여 대표는 그동안 기억에 남는 점주로 세종시 70대 점주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은퇴자였던 점주는 외식업이 처음이었던 탓에 점포를 개점하고 6~7개월까지 힘들다는 하소연을 이어갔다. 그럴 때마다 두 대표는 기다려보자는 말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이후 세종시 점주는 운영 2년 만에 매출 1억이라는 기적의 숫자를 기록했고, 현재 2호점을 운영하면서 누구보다 행복한 창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 대표는 본사가 가맹사업을 할 때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백소정>의 경우 폐점률을 줄이기 위해 매출이 적은 점포 발생 시 마케팅의 지원과 슈퍼바이저의 방문을 통한 매출 향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종하늘도시점 점주님께서 여럿 프랜차이즈를 운영해봤지만 <백소정>만큼 진정성 있게 점주를 도와주려는 본사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고 말씀해주신게 기억에 남아요. 진심을 다하는 저희의 마음을 알아주셔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주)청춘브라더스 백소정  여지운·김진영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주)청춘브라더스 백소정 여지운·김진영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워라벨을 꿈꾸며 
여·김 대표의 일과는 아침 산책으로 시작한다. 오전 5시 반에 기상해 2시간 정도 산책을 하는 일과가 두 대표에게 루틴이 됐다. 특히 여 대표는 아침에 걸으면서 오디오북 듣는 걸 좋아한다. 이외에도 성공사례 관련 동영상은 차를 타고 이동할 때나, 집에서 샤워할 때 수시로 시청한다.

김 대표 역시 여 대표의 일과를 같이 하면서 좋은 습관을 널리 알리고자 11월부터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동기부여 챌린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아침 6시에 기상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일종의 미션 프로젝트로 다이어트, 독서, 금연 등의 목표를 세워 미션에 성공할 경우 본사의 지원금을 포함해 100만 원을 획득할 수 있는 챌린지다.

현재 12명이 모집된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직원끼리 서로를 끌어주고 응원해주는 문화를 만들기 위함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침을 여유롭게 시작하자는 의도로 기획됐다. 

“예전에는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편이었는데 일찍 일어나니 여유 있는 아침 시간이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그 이후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생겼고, 내 몸이 건강해진 기분이 들어서 좋습니다. 직원들과 오랫동안 건강하게 회사를 운영하고 싶은 마음에 함께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밝고 활기찬 모습의 여 대표지만 원래 자신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다고 고백했다. 

“원래 스스로를 콤플렉스가 많은 자존감 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최근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의 말씀 중에 자존감이란 내가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닌 내가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스스로 판단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제가 결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 대표는 자신의 부족함을 독서로 채우고 있다. 그런 이유로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사업가 이나모리 가즈오와 홍정욱을 꼽았다. 3~4년 전에 읽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저서 『왜 일하는가』는 뜨거운 울림을 준 책이었다고 고백했다.

김 대표는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아버지를 이야기했다. 엔지니어링 사업 분야에서 성공한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이 노력했던 일들, 서른 살이 되어서야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인지 찾았고, 말씀드렸던 당시를 떠올리며 뒤늦게 아버지에게 인정받은 사실 하나만으로 자신의 꿈을 이뤘다는 말을 전했다.   

(주)청춘브라더스 백소정  여지운·김진영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주)청춘브라더스 백소정 여지운·김진영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행복을 위한 여정 
두 대표에게 올 한 해 소감을 묻자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리고 여 대표는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들려줬다. 

“저희 어머니는 최근까지 병원에서 청소 일을 하셨어요. 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일을 그만두셨는데 요즘 여행을 다니시면서 올해가 가장 행복한 한 해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어머니가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자신 역시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고 여유있는 시간을 보낸 올해가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동료인 김 대표가 많은 도움을 줬기에 가능했다며 김 대표에게 공을 돌렸다. 김 대표 역시 ‘내 자신이 너무 열심인 것이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가족과 주변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살고 싶다는 소신을 밝혔다.  

앞으로 <백소정>은 새롭게 서비스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 외에 가맹점주, 본사 역시 서비스에 관한 교육을 제대로 받고 슈퍼바이저를 위한 집중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한 해는 생존전략을 위한 QSCV를 기본으로 <백소정>의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맛, 서비스, 청결, 가치를 바탕으로 어떠한 위기에도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상권에 상관없이 고객이 찾아오는 점포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 대표는 <백소정>의 가맹사업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음을 시인하면서 앞으로는 브랜드의 안정화를 위해 오프라인 점포 250개, 특수상권 50개로 총 300개의 가맹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주)청춘브라더스의 두 번째 브랜드인 <희자>를 11월에 론칭할 계획이라고 귀띔해줬다. <희자>는 여 대표 어머니의 성함으로 닭한마리를 메인 메뉴로 한 주점이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레트로한 문화를 입힐 예정인 <희자>는 주택가 등의 B급 상권을 중심으로 입점할 예정이다.

새 브랜드의 론칭을 앞두고 여·김 대표의 역할 분담에도 변화가 생겨 앞으로 <백소정>은 김 대표가 <희자>는 여 대표가 각각 맡아 브랜드의 집중력을 높일 방침이다. 그리고 <백소정>의 대만, 일본의 해외 진출을 기획하면서 이를 위한 공부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친구이자 사업파트너, 이제는 가족 이상이 된 서로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다. 

하지만 대답은 꽤 오랜 시간 침묵으로 대신했다. 그리고 어느새 두 대표의 눈가는 촉촉이 젖어있었다. 말 대신 그들의 눈을 통해 그동안의 시간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서로가 오랜 시간 함께한 존재로서, 서로의 진정한 편이 되어주고 손을 맞잡아준 사이. 다른 듯 닮아있는 둘의 모습에서 진정한 벗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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