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금융위기…코로나19 대출상환시기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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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금융위기…코로나19 대출상환시기 도래
  • 박현주 기자
  • 승인 2023.10.1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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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연체액 7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
 한국외식업중앙회 자영업자들이 지난 6월 20일 국회 앞에서 생계 회복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자영업자들이 지난 6월 20일 국회 앞에서 생계 회복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코로나19 대출 상환 유예 기간이 끝나면서 금융당국이 우려했던 자영업자 빚 폭탄이 터졌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자영업자의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원,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액은 7조3000억원으로 각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대출의 질이 좋지 않다.

자영업자 연체율은 올해 2분기 1.15%로, 2014년 3분기(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은행권 연체율은 전 분기보다 0.04% 올랐는데, 비은행권 연체율은 2.91%로 0.37%나 올랐다. 심지어 여러 곳에서 대출 받은 다중채무자가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71.3%로 역대 최대 비중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 잔액은 7조3700억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카드 결재 대금을 갚을 돈이 없어,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고액의 수수료를 얹어 미루는 것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정부가 코로나19 당시 자영업자에게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을 통해 자금을 지원해준 것이 고금리 시대 시한폭탄으로 돌아온 것이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 지역신보가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은 1조708억원이다.

지난해(5076억원)보다 2배를 넘어선 수치다.

대위변제액은 2022년 5076억원, 2021년 4303억원, 2020년 442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대위변제는 소기업·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해준 지역신보가 소상공인이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것이다. 전국에 17개 지역신보가 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관계자는 “2020년 이후 코로나19로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전폭적으로 늘면서 대위변제액이 증가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소득이 코로나19 이전 소득을 회복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 소득수준이 100이라면, 지난 1분기는 92.2다. 코로나 이전에 100만원을 벌었다면 현재는 92만원밖에 벌지 못한다는 얘기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풀린 지난해 2분기 이후 소득이 반등하긴 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부담 탓에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다.

자영업자는 코로나19로 급격하게 늘어난 대출의 상환 시기는 가까워지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와 생산, 투자, 소비둔화의 3저가 동시에 일어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대출 부실 위험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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