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명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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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명가의 비밀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3.09.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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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세발낙지> 김영인 대표

식당 운영 18년째. <목포세발낙지> 김영인 대표는 그동안 외식 시장의 격변하는 흐름과 부침, 코로나 팬데믹까지 겪은 산 증인이기도 하다. 아무리 시장이 변해도 ‘맛집’의 비밀은 하나라고 그는 말한다.

목포세발낙지 김영인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목포세발낙지 김영인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목포세발낙지>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노포로 방송에 소개된 후 단골고객들의 발길이 더 잦아진 건 물론, 인천, 수원, 용인에서도 왔다는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꾸준하게 골목을 지켜온 정성이 더욱 인정을 받는 것이다. 김영인 대표는 노포 영업의 비밀이 무엇이라고 전했을까.  

 

뻘 속의 산삼  
“낙지는 계절 상관없는 보양식입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낙지는 소도 일으켜 세운다’라고 나올 정도였습니다.”

‘바다의 산삼’, ‘뻘 속의 산삼’이란 별명을 가진 낙지는 산후 조리 등 몸이 쇠약해진 사람들의 보양식으로도 좋다. 환자가 생기면 일부러 찾아와서 포장해가는 고객도 많다. 김영인 대표는 그런 때 더욱 신경써서 포장했다고 말했다. 미리 요리를 하면 물이 생기기 때문에 코로나19 때도 배달하지 않았고, 집에 가서 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준비해서 포장했다. 

이런 정성을 아는 고객들은 회사나 집이 이사해도 다시 찾아오곤 한다. 특히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 기업의 직원들이 일부러 정기 모임을 하러 찾아올 때, 고객들이 맛있다며 또 오겠다고 할 때, 설거지가 필요없을 정도로 싹싹 긁어먹은 그릇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식당에 규제가 많을 시기에도 단골 고객들은 꾸준히 찾아왔다. 덕분에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었다.

 

 

목포세발낙지 김영인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목포세발낙지 김영인 대표 ⓒ 사진 이현석 팀장

공덕동 맛집 
식당 운영 18년째. 성실한 직장인이었던 김 대표는 어느날 뇌출혈로 큰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한 달 정도 입원해야 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건강을 해치자 김 대표는 알아서 업무량을 조절할 수 있는 사업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낙지 전문점을 하기 위해 대형 낙지 전문점에서 비법을 전수받으려고 했는데 전수해주는 댓가로 요구하는 금액이 너무 컸다. 돈을 내고 배우는 대신 김 대표는 낙지 요리를 포장해와서 아내와 함께 맛의 비결을 연구했다. 

완성된 요리 시식회에 지인들을 불러서 평가를 들어보니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이대로 레시피를 만들면 되겠다 싶어서 열심히 연구하여 ‘공덕동맛집’, ‘낙지맛집’ 으로 불리게 됐다.


레시피보다 손맛
<목포세발낙지>의 최고 인기 메뉴는 연포탕과 철판볶음이다. 연포탕은 육수가, 볶음은 양념이 비결로, 연포탕 육수에는 무, 파뿌리, 다시마, 청양고추가 들어가고 볶음 양념에는 과일 등 10여 가지가 들어간다. 

레시피는 ‘비밀’이지만 사실 알려줘도 큰 상관은 없다. 같은 레시피라도 손맛이 다르니까 <목포세발낙지>의 맛을 따라 하긴 힘들 것이다. 김 대표의 ‘손맛’ 자부심에는 이유가 있다.

고객들은 늘 맛있다 라며 찾아왔고 맛으로 승부한다면 자신 있었다. 방송국에서 찾아왔을 때도 ‘노포의 영업 비밀’에 대해 김 대표는 ‘맛과 친절’이라고 답한다. 늘 가게 이익보다 고객 입장을 생각해서 최상의 재료를 마련해 아끼지 않고 듬뿍 넣었다. 고객을 위한 마음은 결국 돌아오는 법이다. 

“장사꾼 돈은 개도 안 물어간다는 옛말이 있잖아요. 그 정도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돈을 쫓아가진 말자’, ‘세상 혼자 사는 거 아니다’라는 신념으로 살았는데, 지금 더 인정받는 것 같아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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