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홍콩반점 + 빽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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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홍콩반점 + 빽다방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5.09.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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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으로 요리하고 있는 백종원의 사진과 그 아래에 적힌 두 줄의 문장. ‘가격의 거품을 빼고 맛과 정성 그리고 정직함으로 채웠습니다. 더 많은 국민들이 부담 없는 가격에 즐거운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만들어 갑니다.’ <홍콩반점>에 들어서면 아니, 백종원의 브랜드 매장에 들어서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홍보 포스터다. 강력하게 다가오는 이 두 줄로 백종원의 브랜드가 추구하는 것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맛과 정성
음식을 사먹는 소비자들은 크게 둘로 나눠진다. 어떤 시선으로 소비자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오늘은 이렇게 분류해본다. ‘맛있게 배를 채우고 싶은 소비자와 멋있게 배를 채우고 싶은 소비자.’ 백종원의 브랜드는 맛있게 배를 채우고 싶은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브랜드다. 이 소비자들이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거추장스러움을 모두 제거하고(이 소비자들에게는 맛을 제외한 나머지 부가적인 것들은 그야말로 거품일 수 있다) 정직한 맛을 제공하는 것이 백종원 브랜드만의 전략이다. 그리고 그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서비스에 차별화를 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백종원 브랜드가 불친절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서비스 부분에서는 이렇다 저렇다 할 특색이 없다는 것이다. ‘시크한 서비스’라고 말하면 이해를 도울 수 있을까? 정성을 담은 서비스로 이어진다면 브랜드력이 더 돋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의도된 전략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홍콩반점>에 처음 갔을 때, 이곳을 소개해준 지인이 ‘짬뽕 두 그릇과 탕수육’은 꼭 먹어야 하는 세트라며 주문했다. 당연한 세트다. 원래 중국집에 음식을 시키면 각자 식사 메뉴 1개씩 주문하고, 추가로 다 같이 먹을 수 있는 ‘탕수육’을 주문하기 마련이니까. ‘짬뽕 두 그릇과 탕수육’은 <홍콩반점>의 시그니처 메뉴로, 실제로 이곳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고객이 이 메뉴를 주문한다. 우연일까? 의도된 전략일까?
만약 우연이라면 큰 행운을 얻게 된 것이고, 의도된 전략이면 너무 영리한 한 수였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사람들의 입맛을 잡는 메뉴이고, 사람들은 매장에서 다른 메뉴군도 살펴보다 결국 예상대로 주문을 하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프랜차이즈 브랜드뿐 아니라 개인 브랜드도 이 부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만들어졌다면 발견 즉시 발전시켜 특화해야 하고, 의도된 전략의 훌륭한 성과를 원한다면 브랜드 개발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 부분에 몰입해야 한다. 말처럼 쉽게 안 되겠지만 적어도 작은 물길이라도 만들어야 도랑이 개천이 되고, 나아가 강과 바다가 된다.

최적의 비용 + 맛 + 분위기 = 삼박자 설득
필자는 식음료매장에서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서 늘 생각하며 연구한다. 브랜드를 개발하면서 많은 개발자들이 물리적인 부분에만 집중할 때가 있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 미래를 예측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가장 판단하기 쉬운 물리적인 것, 즉 형태적인 것처럼 판단하기 쉬운 색감, 형태, 글자 등 디자인적인 면에 몰입하기 쉽다. 필자도 마찬가지로 디자인을 하면서 몰입하다보면 어느새 물리적인 것에만 초점을 둘 때가 많다. 하지만, 그 물리적인 것은 브랜드의 성공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부분, 의미적인 부분에 더 큰 집중을 해야 한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작업이 훌륭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필자는 브랜드력을 다른 말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힘이라 표현한다.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설득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브랜드의 주인이라면 단번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백종원 브랜드의 설득력은 ‘최적의 비용, 맛, 분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 맛있는 메뉴인데 의외로 부담 없는 가격이다. 화려하고 럭셔리한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그 메뉴를 먹기에 나쁘지 않은 분위기이다. 이런 공간 안에서의 스토리가 소비자들을 잡아끌 수 있는 설득력이자 매력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저가 커피시장을 위협한 <빽다방> 
<빽다방> 이전에는 <이디야커피>가 커피업계의 이슈였다. 저가커피라는 단어를 사용하기가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그와 정반대의 브랜드가 있다면 <스타벅스>와 같은 브랜드 정도가 있을 것이다. <이디야커피>는 저가 시장을 공략해서 소비자의 만족도와 가맹점주의 만족도도 잡을 수 있었다. 카페 창업자들의 어려움을 단가를 낮춤으로써 해결한 것이다. 또한 진입장벽을 낮춰 브랜드가 가진 힘을 창업자가 보다 쉽게 누릴 수 있게 해주고 소비자는 맛은 비슷하지만 낮은 비용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그러던 중 백종원 브랜드 중 하나인 <빽다방>이 나타난 것이다. 최근 TV 프로그램 출연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슈가보이’라는 별명의 백종원 셰프의 <빽다방> 브랜드가 유명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하다하다 카페까지 한다는 소리까지 하는데,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카페 창업 열풍이 제대로 일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카페 브랜드다. 
이런 저가 시장에서 <빽다방>은 <이디야커피>와 또 다른 매력과 전략을 가지고 있다. <빽다방>을 다녀온 대부분의 소비자는 ‘저렴하다’, ‘맛있다고 유명한 곳’, ‘3명이 가도 만 원내면 거스름돈 받는’ 등 다양한 평가를 내린다. 결국 종합하면 ‘싸고 맛있는 카페’다. 정확한 타깃층을 향한 선명한 정체성이야 말로 좋은 브랜드 디자인의 첫 번째 조건이다.

자신에게 집중하면 성공적인 창업이 따라온다
창업자는 ‘명궁수’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 훌륭한 ‘명궁수’는 활을 쏠 때 오히려 과녁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에게 더 많은 집중을 한다고 한다. 자신의 호흡을 느끼고 환경을 느끼며 평소 명중을 했을 때와 같은 자세인지 같은 힘을 쓰고 있는지를 더 파악한다고 한다. 평소와 똑같은 컨디션으로 쏜다면 어김없이 명중일 것이고, 조금이라도 다른 느낌이 들었다면 그건 어김없이 빗나간다고 한다. 이는 어떤 스포츠에도 적용할 수 있는 현상으로 보인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잘 분석한 창업자일수록 창업을 진행하면서 점점 더 탄탄한 브랜드 작업을 할 수 있다. 창업자는 창업에서 절대 자신을 빼놓을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백종원의 브랜드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백종원’이라는 인물이 빠져있는 브랜드가 없다. 결국 사람 이 브랜드의 전부이며 나중에는 브랜드만 남더라도 결국 그 시작은 사람이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백종원의 브랜드는 그 나중이 점점 기대될 정도로 사랑받고 있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로이스디자인연구소의 이종석 대표는 서울예술대학교 실내디자인과 및 서울문화예술대학교 친환경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로이스커피> 대표이자 로스팅 바리스타인 그는 커피 칼럼니스트 및 카페 창업 디자인 강의로 예비창업인들의 창업을 돕고 있다.

e-mail lois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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