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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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음으로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5.08.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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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해마로푸드서비스 정현식 대표
▲ (주)해마로푸드서비스 정현식 대표ⓒ사진 황윤선 기자

Break Time 품격이 빚어낸  정현식 대표의 말말말

“엄마의 정성 표현하라니까 닭발을 그려왔더라.”
<맘스터치>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앞치마 로고를 만들기까지 많은 노력을 쏟았다며.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나는 모르겠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거창한 개념보다 가맹점주가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보다 똑똑한 직원 우리 회사에 많다.”
CEO의 품격은 자신보다 능력 있는 직원을 얼마나 많이 고용하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며.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주)해마로푸드서비스 정현식 대표는 항상 젊은 감각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청춘토크콘서트처럼 청년들이 모이는 곳에서 자주 마이크를 잡고 그들과 정을 나눈다. 정 대표는 50대, 참석자들은 10대이거나 20대다. 그런데 그가 말을 건넬 때마다 참석자들의 웃음이 빵빵 터진다. 정 대표는 외국계 프랜차이즈 업체가 장악한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맘스터치>가 ‘핫’한 이유를 담백하게 표현했다. “엄마의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면, 잘 팔리게 되어있고, 가맹점이 돈을 벌게 되어있다.”

무엇이 다른가
가맹점 700개를 돌파하고 목표인 1000개를 향해 질주하는 <맘스터치>. 그 기세에 업계가 놀라고 있다. <맘스터치>는 치킨과 햄버거를 주로 판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같은 다국적 기업이 직접적인 경쟁상대다. 그런데도 이들 업체와 당당히 겨뤄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정현식 대표의 행보를 모두가 주목하는 이유다.
정 대표는 <파파이스>에서 오래 일했다. <파파이스>가 잘나갈 때도, 못나갈 때도 다 그의 근무 기간에 들어간다. <파파이스>의 쇠락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결국 <맥도날드> 같은 ‘글로벌 몬스터’와의 경쟁에서 졌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정 대표가 <파파이스>를 나와 직접 차린 <맘스터치>는 남다른 성장을 하고 있다. <맘스터치>만의 특별한 역량이 있다는 얘기다. <맘스터치>는 일단 이름이 좋다. 브랜드 이름을 들으면 엄마의 손길이 떠오른다. 작금의 집밥 열풍은 정이 메마른 현대적 밥상의 반작용이다. 집밥 콘셉트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외식업체들이 꽤 나오지만 패스트푸드와는 거리가 멀다. 치킨과 햄버거는 집밥과 어울리지 않아서다.
정 대표는 “패스트푸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장점이면서 단점이다. 패스트푸드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정성이 담긴 음식을 원한다”며 “<맘스터치>는 엄마의 마음을 담은 정성어린 한 끼 식사를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기존 브랜드보다 따뜻한 느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맘스터치>는 시스템도 강하다. 정 대표는 <파파이스>를 비롯해 여러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의 물류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사실 <맘스터치>라는 브랜드는 1997년부터 있었지만 정 대표가 인수하기 전에는 잘 안됐다. <맘스터치>는 <파파이스>를 운영하던 TS해마로가 제2브랜드로 만든 것이다. TS해마로는 <파파이스> 브랜드의 수명이 끝나간다고 판단했다. <파파이스>는 미국 만화 캐릭터 뽀빠이의 이름과 분위기를 따온 브랜드다. 하지만 뽀빠이를 아는 사람들은 점점 패스트푸드를 즐기지 않는 나이가 되어갔다. 여기에다가 자체 브랜드를 만들면 <파파이스>와 달리 로열티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도 있었다.

역량을 집중하라
<맘스터치>는 2004년 정 대표가 맡기 전까지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파파이스>와 다른 점이 없었다.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정 대표는 과감하게 주요 상권을 포기했다. 목 좋은 곳은 이미 경쟁업체가 들어와 있었다. 1급지에 있는 <맥도날드>나 <롯데리아>는 월 매출 8000~1억 2000만 원을 올린다. 임대료와 인건비가 비싸고, 마케팅에도 천문학적인 돈을 쓰므로 가맹점주의 투자 금액도 크다. 반면 <맘스터치>는 동네 상권을 공략했다. 대형 업체가 들어가지 않은 작은 틈새시장을 주목한 것이다.
정 대표는 “동네 상권에서 가맹점이 늘어나고 수익을 올리려면 창업비용이 낮아야 한다. 많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가져간다”며 “<맘스터치>는 인테리어와 주방설비 업체를 가맹점주가 선택하도록 맡겼다. 점주가 직접 공사하겠다고 하면 표준 설계도만 넘겨주고 나중에 사후 감리만 한다”고 밝혔다.
<맘스터치>의 창업비용은 투자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테리어비용이 20~25평 기준으로 3750만 원, 주방장비가 2500만 원 정도다. 창업비용은 저렴한데 점포당 매출이 잘 나오니 다른 브랜드 가맹점주들이 <맘스터치>로 바꾸려고 줄을 선다. <맘스터치> 사업 초기에는 가맹점주 중에서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했던 비율이 70%나 됐고, 지금은 가맹점이 급증하면서 30%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매장이 많아졌지만, <맘스터치>는 다른 치킨 브랜드보다 2~3배 많은 1만 5000명의 고객 권역을 보장한다.
창업비용을 줄인 대신 음식 재료는 가맹본부가 꼼꼼하게 관리한다. 재료의 질이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믿는다. 정 대표는 “<맘스터치>가 경쟁하는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주요 업체들의 조리기술이나 운영 시스템의 수준에 큰 차이가 없다. 좋은 재료를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에 따라서 고객 만족도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전략이 먹혀들어가면서 실적이 좋아졌다. 2013년 2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지난해는 6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2013년 497억 원에서 2014년 794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 (주)해마로푸드서비스 정현식 대표ⓒ사진 황윤선 기자

품격이 최고를 만든다
정 대표는 “리더의 품격은 자신보다 능력 있는 팔로어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내가 강조하는 자율경영은 직원과 가맹점에게 재량을 주고 수직적인 의사결정을 배제하는 것”이라며 “유비보다 제갈량이 똑똑하지만 리더로서는 유비가 뛰어났다. 국가처럼 큰 조직을 경영하려면 리더 혼자서 일을 다 처리할 수 없다. 제갈량처럼 좋은 팔로어들을 모으고 존중하며 운영해야 대업을 이룬다”고 강조했다.
이제 정 대표는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군에 마련한 육류가공 공장 및 물류센터는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명품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첫 단추다. 3300㎡(1000평) 넓이의 땅에 가공식품 10t을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이 들어섰다.
정 대표는 “올해 증시 상장을 하고 내년에 진천 물류센터를 확장한 후 2017년에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 2018년에 1000호점으로 국내 확장이 끝날 전망이다. 따라서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사명”이라며 “앞으로 3년 정도에 <맘스터치>가 글로벌 리딩 브랜드가 될지 여부가 판가름 난다고 생각한다. 온 힘을 다해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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