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프랜차이즈화는 곧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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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프랜차이즈화는 곧 세계화
  • 차은지 기자
  • 승인 2015.04.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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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조명된 한식 시장의 변화를 살피다

최근 ‘집밥’, ‘한식’, ‘건강 밥상’ 등의 키워드가 부상하며 2015년 외식업계 트렌드 중 ‘한식의 재해석’이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의 14개국 5600명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제4차 해외한류실태조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질문에 42.6%가 ‘한식’이라고 답했다.

한류와 함께 한식의 인지도도 높아지고 로하스(LOHAS), 웰빙, 로컬 푸드 트렌드를 따라 자연스럽게 관심도 확산되고 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세계적으로 유행했을 때 한국인들의 면역력이 강했던 것은 마늘과 김치 섭취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와 한국인의 식문화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건강 문화로 소개됐다.

하지만 조리 시간이 대체적으로 오래 걸리는 한식이 외식문화로 자리 잡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한류에 중심에 선 한식이 세계화가 되기 위해서 어떤 변화와 시도가 필요한지 최근 한식 붐을 일으키고 있는 몇몇 브랜드를 통해 알아본다.

 한식뷔페, 브랜드별 차별화

조리 시간이 길고 복잡한 한식, 프랜차이즈화 및 해외 론칭이 어려운 이유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국내에서는 한식이 ‘뷔페’로 외식 업계에서 급부상했다. 중소기업의 <풀잎채>가 선보인데 이어 CJ푸드빌의 <계절밥상>, 이랜드의 <자연별곡>, (주)신세계푸드의 <올반> 등 대기업의 신규 브랜드가 론칭되며 외식시장에서 한식뷔페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5월~7월 사이 롯데도 <별미가>로 한식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한식 분야에 대한 다각도에서의 관심이 집중된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투자대비 손실이 큰 뷔페는 자체 물류 공급이 가능한 대기업이 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각 기업은 뷔페라는 형식은 같지만 브랜드 별로 차별화를 둬 고객 유치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 가장 먼저 한식 뷔페로 출전한 <풀잎채>는 기존 한식과 먹는 방식이나 진열 방식이 서구의 샐러드바 형태를 취했다. 이 차별화된 콘셉트에 고객은 곧 반응을 보였고, 체계적으로 안착한 브랜드다.

▲ 이랜드의 <자연별곡>은 작년 4월 론칭 후 1만 원대로 즐길 수 있는 한식 샐러드바와 임금님 수라상 콘셉트로 빠르게 성장했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위해 ‘퓨전’을 선택했고, 특히 전통 주전부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팥죽 퐁듀’, ‘흑임자 아이스크림’ 등 이색 디저트가 주목을 받았다.

▲ CJ의 <계절밥상>은 제철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밥상이라는 차별화를 두고 역시 1만 원대에서 디저트까지 즐기 수 있는 한식 뷔페로 젊은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몰이를 톡톡히 했다.

▲ 이어 <올반>을 론칭한 신세계푸드는 지역 특산물과 유기농 식재료 사용으로 차별화를 뒀다. 곧 문을 열 롯데의 <별미가>는 효소를 활용한 한식 뷔페로 등장할 예정이다.

▲ <자연한그릇>의 경우 ‘대한민국 최초 쌈밥 샐러드바’라는 슬로건으로 친환경 채소쌈을 직화에서 구운 불고기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한동안 한식뷔페가 빠르게 확산되자 고객들은 각 브랜드를 골고루 방문하며 비교하는 등 뷔페를 뷔페식으로 즐기는 재미를 누리기도 했다.

한식의 진정한 세계화를 꿈꾸다

지난달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 최종화에서 도희(유이 분)가 호구(최우식 분)와 함께 식사하면서 “3인분 더 주세요!”하고 외친 식당이 있었다. 바로 패밀리 한정식 레스토랑 <에코랑>이다. 한식의 프랜차이즈화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에코랑>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이다.

 

▲ <에코랑> 손태찜과 한상차림 ⓒ사진제공 <에코랑>

 

한국적인 격자무늬를 살린 모던한 인테리어와 정갈한 음식으로 벌써 입소문을 모으고 있는 <에코랑>은 손가오리쌈, 버섯 불고기, 연잎왕구이, 강원도 손태찜, 연어스테이크, 수제명이떡갈비, 꽃게간장게장 등 15종 메인 메뉴와 12첩 반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려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가격대로 부담이 없다는 것이 프랜차이즈 브랜드로서의 강점이다. 또 고객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게 반찬 2배열 기법을 도입했다. 또한 장인의 손맛을 담아 개발한 각 메뉴는 좋은 재료를 사용한 저염식 식단으로 건강까지 생각했다.

 

<에코랑>은 이전 한식당마다 조리와 상차림의 복잡성 때문에 많은 직원을 써야한다는 점을 개선해 본사가 관리하는 체계적인 주방시스템을 개발해 한 주방에 3명, 홀에도 많지 않은 직원으로 운영이 가능하게 했다. <에코랑>의 가장 큰 차별화는 바로 ‘한상’ 서빙에 있다. 그릇 하나하나를 서빙 했던 이전과 달리 롤러를 이용한 ‘한상 테이블’로 차림을 간편하게 한 것이다. 이는 서빙 시간을 단축하고 고용 인원을 최소화 하며 노동력을 줄이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 ‘한상 테이블’은 특허를 내고 진입장벽을 높여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에코랑>만의 특벌한 서비스다.

 

<에코랑>은 여러 가지 브랜드로 특화 돼 있기도 한데, 동태요리전문점인 <에코랑 찜&탕>, 면요리전문점 <에코면>, 한정식 도시락 <에코락>, 프리미엄 한정식 김밥전문점 <에코랑 공방>,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삼색쉐프‘s 88식당>, 카페 브랜드 <에코빈> 등이다. 이렇게 브랜드가 다양한데는 <에코랑>의 오리지널 브랜드 각각의 메뉴를 세분화 시키고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려는데 있었다.

<에코랑> 한정식에서도 다양한 메인 메뉴로 단조롭고 질리기 쉬원 코스 한정식의 문제를 해결하고 주기적으로 반찬을 교체해 지루함을 덜었다. 또한 <에코랑>에서 <에코락>의 기능을 살려 메뉴 포장이 가능하게 한 것도 주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리 부분에서도 맛을 일원화하고 점주가 간단한 조리만 익혀도 창업이 가능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한정식 프랜차이즈 최적화시켜 올해는 광주와 제주에서도 곧 <에코랑>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국내에 안착하면 <에코랑>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에코랑>의 윤진수 팀장은 “한정식의 세계화가 어려운 이유는 외국인들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보기에도 좋고, 먹어서도 맛있고 건강한 이미지를 심어주며 지속적으로 그것을 끌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해외에 진정한 한정식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기본에 충실하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한식의 기본 정신이다. 그리고 한국의 정신은 오래된 것을 그대로만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이다. 한동안은 한식의 새로운 변신과 해외 진출이 더 많은 이목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세계화에 적합한 모습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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