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_불황의 시대, 그래서 주점이다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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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_불황의 시대, 그래서 주점이다 Interview
  • 조주연 기자
  • 승인 2015.02.25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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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석 주점 요리 전문가

스몰소주 ‘반병포차’의 시대를 예측하는 조진석 주점 요리 전문가

▲ 조진석 주점 요리 전문가 ⓒ사진 박세웅 팀장

술을 파는 주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술이 아닌 안주다. 먹고 싶은 술에 따라 주점을 가는 것이 아니라 먹고 싶은 메뉴에 따라 주점을 가는 것이 바로 우리의 술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점을 창업할 때 안주는 가장 중요하면서 꼼꼼하게 준비해야 할 부분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오픈할 경우에는 정해진 메뉴가 있다. 그래도 개별적으로 간단히 만들 줄 아는 메뉴가 있다면 우리 매장만이 가진 서비스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한솔외식연구소의 조진석 주점 요리 전문가와 함께 안주는 물론 주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현재 한솔외식연구소에서 맡고 있는 강의는 무엇인가요?
후라이드치킨마스터, 오븐치킨마스터, 이자카야 창업 과정, 포차 창업 과정, 돈가스 창업 과정 등을 맡고 있습니다. 호텔에서 일식 요리를 담당했고, 치킨브랜드에서도 메뉴 개발 업무를 진행했어요. 다른 요리학원에서 일한 경험도 있고요. 이런 경험에서 쌓인 노하우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할 수 있어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Q. 맛있는 안주를 만드는 것이 왜 중요한가요?
주점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술을 많이 팔아야 해요. 그리고 술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안주를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술의 맛은 바꿀 수 없지만 안주 맛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니까요.

Q. 주점을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주점뿐만 아니라 어떤 업종을 창업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점주의 행복입니다. 점주가 편해야 고객도 편해질 수 있거든요. 안주를 선택할 때도 점주가 가장 준비하기 좋은, 즉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어야 해요. 최근 주점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을 보면 안주가 화려한 느낌이 강해요. 그러면 세팅을 할 게 많아지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않아요. 비싸고 화려한 안주보다는 부담스럽지 않은 저가형 안주가 좋죠.

Q.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안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고객이 메뉴판을 펼쳤을 때 가격, 숫자에 의해 납득이 갈 수 있는 메뉴가 돼야 해요. 일단 1만 원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야 한 개 시킬 안주를 두 개 시킬 수 있거든요. 고객은 안주의 내용보다는 일단 가격을 먼저 생각해요. 그래서 1만 원 메뉴보다는 9900원 메뉴를 추천하는 겁니다. 치킨도 꼭 한 마리일 필요는 없어요. 반 마리 정도로 메뉴 한 개를 구성하면 가격도 저렴해지고 양도 많지 않기 때문에 또 다른 안주를 시킬 수도 있고요. 결과적으로는 저렴한 안주를 판매하더라도 기존 객단가와 결국 같아지게 됩니다.

▲ 미니호박떡볶이, 스지오뎅탕

Q. 스몰비어가 인기 있었던 이유와 비슷한 것 같아요. 스몰비어도 저렴하고 양 적은 메뉴를 여러 개 시키면서 가볍게 한 잔 하는 분위기였으니까요.
맞아요. 큰 그릇, 넉넉한 양을 할 것이 아니라 작고 여러 개의 안주를 구성하는 게 좋아요. 그게 사실 일본 분위기에요. 앞으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1인 또는 2인 등을 위주로 하는 소규모 주점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스몰비어를 가는 이유도 단지 가격 때문이 아니라 간단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거든요. 이 부분을 공략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점주가 안주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셰프의 수준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강하면서도 작은 점포를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죠.

Q. 저렴하면서도 맛있고, 만들기 쉬우면서도 양이 적지 않은 메뉴를 추천해 주세요.
예를 들면 진미채 후라이를 들 수 있어요. 진미채는 한 봉지에 1만 3000원이면 1kg 정도 돼요. 진미채를 튀겨서 맛있는 소스와 나가면 한 그릇에 원가가 1000원이 채 안 될 겁니다. 이 메뉴를 4500원에 파는 거죠. 이 안주는 맥주 한 잔을 다 마셔도 남을 정도로 양이 넉넉하니까요. 또 스몰 스지 오뎅탕이 있어요. 스지는 소 힘줄인데, 이것을 오래 끓여서 탕으로 만든 것인데, 부산 지역에서 유행하는 것을 스몰 버전으로 만들었어요. 스지가 들어가 허기를 채울 수도 있고 오뎅도 있고 국물도 있어서 양도 적당하죠. 작은 불이 함께 나가서 따뜻함도 꽤 유지되는데, 보통 8000원에 판매하죠. 이밖에도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안주는 많아요. 약간의 창의력만 있으면 무한하죠.

Q. 앞으로의 술과 안주 문화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많이 하면서 이제는 남자가 아닌 여자가 술 문화를 주도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술을 강권하는 문화도 이미 사라지고 있고요. 술을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시듯이 안주 역시 웰빙 경향을 따라가게 될 겁니다. 이미 안주도 웰빙, 저염식 등이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고요. 가볍고 맛있는 안주, 바로 이것이 안주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치킨 등 안주를 만들 때 나트륨을 가능한 한 많이 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쪽이 반응도 더 좋고요.

앞으로는 소주도 한 병이 아닌 반 병부터 팔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스몰비어에 해당하는 스몰소주가 인기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고, ‘반병포차’같은 브랜드가 생길 지도 모르죠. 이런 주점이 고객이 원하는 만큼 마시면서 가벼운 안주를 즐기는 세대에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저렴하고 양이 적은 안주는 반병포차에도 잘 어울릴 겁니다.

Q. 프랜차이즈 또는 개인 창업을 하시려는 분들께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안주는 양과 맛이 평균 정도만 되면 크게 불평을 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한 가지 메뉴에 뛰어난 맛을 내는 것보다는 고르게 실력을 갖는 게 중요하죠. 또 앞으로는 소형 매장이 트렌드이기 때문에 점주님이 주방장은 물론 계산, 홀까지 모두 책임지는 경우를 고려해야 해요. 주방부터 계산까지 모두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겁니다. 직원에게 일을 시키는 경우, 사람 관리가 가장 어려운 운영이라는 것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어떤 조직이든 한 사람 이상이 되면 조직 관리가 되는 것이고, 이것이 제일 힘들거든요. 또 사장의 역량이기도 하고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에도 점포 관리는 물론 직원 관리도 함께 배울 필요가 있어요. 이러한 관리 능력을 기른다면 독립적인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도 가능하죠.

앞에 말씀드린 내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장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해요. 블루 오션을 찾으라는 것이 아니라 개성적으로 색다르게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한 거죠. 이러한 능력을 갖춘다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CEO가 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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