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틈타 발돋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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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틈타 발돋움한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7.06.24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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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
 

전기압력밥솥 시장에서 <쿠쿠>가 밥솥의 대명사로 등극한 이유는 기획력 있는 마케팅과 더불어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과 불신에 대응한 철저한 품질관리다. 하지만 그 이전 20년간의 OEM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밥을 맛있게 만드는 기술 확보에 주력했던 노력이 있었다. 

20여년의 준비기간
1978년 구자선 대표는 <성광전자>로 창업 이후 20년간 대기업에 OEM 방식으로 밥솥을 납품하던 중 1998년 외환위기로 주문량이 감소하자 자체 브랜드인 <쿠쿠>를 출시한다. 대기업 사이에서 자체 브랜드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하나였다. 기존과 차별화된 맛있는 밥을 지어주는 제품의 개발이었다. 구 대표는 당시 문제점으로 거론됐던 밥맛을 위해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며 찰진 밥맛의 조건을 찾아 조사하고 최적의 압력을 찾기 위해 수백 번의 밥을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완성된 제품을 들고 대기업에 찾아갔지만 거절당하며 2년 동안 대기업쪽의 요구를 충족시켜간다. 이는 한편으로 더 완벽한 기술력을 갖추는 시간이 됐다. 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게 됐음에도 불구, 20년간 OEM 업체납품만을 해오던 회사를 알리는 일은 어려웠다. 기회는 그때였다. 대기업들이 외환위기에 광고를 줄이고 있던 상황, 광고에 대한 지출은 투자라는 확신을 가지고 연간 50억원을 소비하며 소비자들의 믿음을 획득하는데 성공한다. 그를 발판으로 <쿠쿠>라는 브랜드는 소비자들 인식에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된다. 

기술과 신념이 만든 기회
당시 외환위기로 인해 대기업도 광고를 줄이던 시기였으므로 프라임 시간대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광고가 가능했다. 특히, 냉장고와 TV광고 등에 편중된 대기업들은 전기압력밥솥에 큰 관심이 없었고 때문에 <쿠쿠>의 전기압력밥솥은 더욱 큰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쿠쿠>는 준비된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고, 제품의 경쟁 포지션에 따라 적절한 TV광고 콘셉트와 슬로건을 사용했다. 
첫 번째로 가격대비 효용성을 강조했으며, 이후 밥맛의 차별화 그리고 글로벌을 추구하는 제품임을 강조, 마지막으로 경쟁사 대비 가격이 높아진 이후에는 세련된 이미지 전달에 주력하는 등 전략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또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A/S 불신이 깊이 자리 잡고 있지만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지난날의 경험들은 <쿠쿠>만의 품질관리에 대한 경영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철저한 A/S를 제공케 했고 중소기업 브랜드는 사후 서비스에 약하다는 소비자들의 편견과 불신을 잠재워버렸다. 이후에도 고객들의 평가들을 통해 일품 서비스 기사, 일품 서비스 센터 등을 선정해 성과를 보상하는 등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한 노력을 기하고 있다. 갑작스레 들이닥친 외환위기에 OEM 납품업체에서 OBM 자체브랜드로 성장한 쿠쿠전자(주). 그 뒤에는 20년간 최적의 밥맛을 찾기 위해 발로 뛴 구자선 대표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를 바탕으로 마케팅과 품질경영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쿠쿠>는 아직도 밥맛 향상과 동시에 안전에 대한 기술 확보를 위해 사내 근무직의 50%가 연구개발 인력일 정도로 기술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 현재는 압력기술을 응용해 쌀 문화권에서만 밥이 팔릴 것이라는 발상을 깨고 일본에는 카레와 찜 기능을, 유럽에서는 수프와 스튜를 조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해외 진출 판로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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