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3.0으로 성공한 국내외 사례 <현대자동차><요거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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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3.0으로 성공한 국내외 사례 <현대자동차><요거베리>
  • 김성배 기자
  • 승인 2015.10.1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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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고객의 눈물을 닦아준 친구
최근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 구글이 자율주행자동차(무인차) 사업부문의 CEO로 존 크래프칙(Krafcik)을 영입했다. 존 크래프칙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현대자동차> 미국 판매법인 CEO를 지내면서 마케팅3.0시대의 경영전략을 보여준 인물이다.
2008년부터 2009년 사이에 글로벌 경제위기로 북미지역의 자동차 판매량은 37%나 줄어들었다. 실업률이 8%에 달하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조차 언제 실직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새로운 자동차를 구입하기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1986년에 미국 시장에 진출한 <현대자동차>는 싼 맛에 사는 차로 인식되면서 영화나 개그 프로그램의 우스개 소재로 사용될 정도의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냉전 시대에 한국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미국 정부가 억지로 현대 포니자동차를 구입해 관공서 등에 공급한 것이 미국인들이 보는 한국차에 대한 시선을 만들었다.
존 크래프칙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현대자동차> 같은 후발주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대자동차>는 2009년 파격적인 보증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자동차를 구매한 지 1년 내에 실직하면 아무런 조건 없이 무상으로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어슈어런스(assurance) 프로그램이었다. 미국 소비자들은 2009년 프로풋볼 결승전 ‘수퍼볼’ 경기를 시청하며 본 광고에 <현대자동차>가 상상하기 어려운 제안을 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 제품이 좋으니까 사라는 설득이 아니라 불안정한 삶의 조력자가 되겠다고 다가온 <현대자동차>의 판매량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다. 당장 첫달 판매량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배 정도 성장했다. 놀라운 결과였다. 2008년 <현대자동차>의 미국시장 판매량은 40만 1742대였고 시장점유율은 3%였다. 존 크래프칙의 마케팅3.0 전략으로 2013년에는 72만783대를 판매하고 점유율도 4.6%에 달했다. 5년 사이에 판매량이 79.4% 늘어난 것이다.

<요거베리>
월드 클래스를 향한 승부수

<요거베리>를 운영하는 (주)후스타일은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의 성장전략을 연구했다. <요거베리>는 요거트 매장이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이면서, 국내보다 해외진출에 주력했고, 요거트 제조기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기업이다. (주)후스타일은 창업 초기부터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리딩기업을 찾아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를 살폈다. 예를 하나 들자면, 이들은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다양한 제품화(One-Source Multi-Use)를 하고 있었다. <스타벅스>에 가면 음료 말고도 컵, 냅킨 등을 판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아니다.
(주)후스타일이 사업 초기부터 요거트 제품시장에 뛰어들어서 남양유업(주) 같은 대기업과 비슷하면서 더 저렴하고 맛있는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을까. (주)후스타일은 경쟁자를 분석하는 이유는 따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과 다른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요거베리>라는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고 요거트 제조기를 팔기 시작할 때 기존 대기업들은 (주)후스타일을 경쟁자로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요거베리>의 ‘요거트 스타터’가 연간 100만개씩 팔리며 대기업 기존 제품의 매출을 잠식하고 있다.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요거베리>가 판을 바꾼 것이다.
(주)카카오의 사례가 <요거베리>의 사례와 비슷하다. (주)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내놓았지만 <네이버>의 (주)NHN는 대응 전략을 세우지 않았다. 나중에 <라인>을 내놨지만 이미 국내 시장은 <카카오톡>이 장악하고 있었다.
또 이번에 (주)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선점했다. 이제 와서 (주)NHN이 더 효율적인 유사 서비스를 내놓더라도 기존 질서를 재편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주)카카오는 (주)NHN을 철저하게 분석했지만 (주)NHN은 (주)카카오를 간과했기에 벌어진 일이다.
(주)후스타일은 요거트 시장을 공략하고자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요거트 제품을 모두 수집해 분석했다. 몇 년이 걸리더라도 됐다 싶을 때까지 시장을 분석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요즘은 전 세계의 소비자 니즈를 분석하고 있다. 그렇게 세운 전략의 첫 단계가 프랜차이즈 사업이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요거베리> 브랜드를 알리고 다음 단계를 위한 자금을 모았다. 그런 다음에 제품화에 들어갔다.
(주)후스타일은 제조기를 많이 팔면 요거트 파우더를 꾸준히 팔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시장분석 결과 10여년 전에 한 업체가 요거트 제조기를 성공시켰음을 알게 됐다. 10여년 전에 팔린 요거트 제조기는 이제 팔리지 않는다. 주된 판매채널이 홈쇼핑이었고 70만대가 팔렸다. 분석해보니 디자인이 나쁘고 씻기 번거롭고 전기선 처리가 불편했다. 어디엔가 집어넣어야 하므로, 구매자들은 꺼냈다가 다시 넣기 귀찮아서 금방 싫증을 냈다.
판매가 중단된 이유를 알았으니까 개발을 시작했다. 시제품을 작고 간결하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계속 개량했다. 전기 없이 더운 물로 발효되도록 3000번 넘는 실험을 거듭했다. 개발에 성공했지만 성급하게 출시하지 않고 2년을 더 고치고 특허를 확보했다. 대학에서 관련 특허를 사오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1년 전부터 판매를 시작한 요거트 제조기와 크림치즈 제조기는 국내 시장에서만 130만대가 팔렸다. 여기서 나온 매출이 500억 원을 넘어간다.
(주)후스타일의 성장과 시장점유율 증가는 기존 업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요거베리> 요거트 메이커가 큰 성공을 거뒀는데 유제품 대기업들은 그때까지도 플라스틱 통으로 된 물건을 파는 회사 정도로 인식했다. 따라서 유산균 시장을 제패하려고 (주)후스타일이 관련 제품을 이미 개발해놓은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기존 요거트 제조기는 우유에다가 <불가리스> 같은 기성품을 넣어서 발효시킨다. 그런데 사러 가기가 은근히 귀찮다. 유통기한이 짧아 여러 개 사놓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요거베리>의 ‘요거트 스타터’는 가격이 저렴하고, 화학첨가물이 없고, 유통기간이 1년으로 모든 면에서 월등하다. 기존 제품을 살 이유가 없다.
(주)후스타일은 앞으로 아웃도어 캠핑용, 사무실 개인책상 1인용 요거트 메이커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캠핑을 가서 즉석카레만 먹다가 요거트 샐러드 먹도록 레시피를 제공하고, 아침에 출근해서 USB를 꽂아두면 점심식사 대용으로 요거트를 먹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요즘은 애완견을 위한 요거트는 어떨까 시장분석에 들어갔다. 어떤 업종이 잘 되는지를 고민하지 말고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지를 고민하자는 방침이 (주)후스타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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