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를 이해하다
형인 이재욱 대표는 요리사가 멋있어 보여서 호텔조리학과에 진학했다. 요리업계 전문지를 보니 인기 요리사는 많은 팬을 몰고 다녔다. 그래서 들어갔지만 실제로 경험한 요리의 세계는 멋있지만은 않았다. 육체적으로 힘들
고 휴일근무가 많았다. 회의감이 들어 다른 분야로 가야하나 고민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요리가 천직이라고 여
기고 식품 회사에 입사해 제품 개발을 했다. 그가 들어간 회사는 피자 재료를 만들었고 덕분에 피자의 향과 발
효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동생 이재원 부사장도 형을 따라 호텔조리를 전공했다. 형이 요리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서 그랬다. 졸업 후
취업을 했는데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 <미스터피자>에 가게 됐다. 거기에서 피자 실력자들을 모아 ‘드림팀’을
구성해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세계피자대회에 나갔다. <미스터피자> 드림팀은 신기에 가까운 실력으로 우
승할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줬다.
정직하게 하면 알아준다
각자 피자에 대한 경험을 쌓은 이재욱·이재원 형제는 창업을 결심한다. 한국에서 간편식 취급을 받는 위치
로 떨어진 피자의 위상을 높이고 싶었다. 피자는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종류가 다양하고 맛의 깊이도 있는 요
리다. 그런데 한국 시장에서는 미국식 패스트푸드의 영향을 받은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저가 경쟁을 하
고 있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피자는 초기에 고급 음식이었지만 갈수록 위상이 떨어졌다.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저가 경쟁을 하면서 ‘원 플러스 원’을 내놓기 시작했다. 하나를 주문하면 두 개를 준다는 브랜드가 잘 나가던 상
황이었다. 다른 브랜드가 그것을 따라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제대로 된 피자를 만들면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며 “피자는 생각보다 복잡한 음식이다. 발효상태에 따라 맛이 미세하게 달라진다. 피자도 다른 음식과 마찬가
지로 정성을 들이면 고객이 알아준다. 고객들은 생각보다 현명하고 세심하다. 주문이 밀려 급하게 만든 피자는
바로 알아채고 피드백을 준다”고 말했다.
비상하는 알볼로의 꿈
이재욱·이재원 형제가 창업한 점포는 유명 피자업체 출신 직원이 개인 피자집을 했지만 실패한 곳이었다. 이
곳에 가게를 얻으니 지인들이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진짜 피자를 보여주면 골목이 깊어도 발길이 이
어질 것이라고 믿었다. 그랬더니 20㎡(6평)에서 시작한 가게가 33㎡(10평)이 됐고, 또 시간이 지나자 99㎡(30
평)이 됐다. 올해 네번째 이사한 가게는 330㎡(100평) 넓이다. 피자는 정직한 슬로푸드라는 철학이 만든 결과
물이다. 이 대표는 가맹점 확장은 차근차근 하더라도 본사 주변의 주민 및 상인과 상생하는 ‘알볼로 마을’ 만들
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재욱 대표 미니 인터뷰
Q. 피자는 정직한 슬로푸드라는 경영철학이 인상
적이다
<피자알볼로>는 진짜 수제피자다. 도우는 물론이고 피클
과 소스까지 각 점포에서 직접 만든다. 진짜 피자를 만
든다는 진정성을 표현하고자 홍보 전단지에 우리 형제
의 신상정보를 다 적었다. 시간이 걸렸지만 이름을 걸
고 만든 피자를 고객들이 인정해줬다. 특히 아이가 있
는 어머니들이 이런 피자 브랜드가 잘 되어야 한다고
격려해줬다.
Q. 서두르지 않는 사업을 하는 이유는?
<피자알볼로>는 슬로푸드를 추구한다. 음식을 빨리 내는
것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주문 후 나오는 시간이 비교적
길다. 도우의 발효시간이 72시 이상으로 길고 냉장만 쓴
다.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중에서 냉장만 쓰는 곳은 우
리가 유일하다.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으므로 아토피가
있는 아이의 부모들이 아주 좋아한다. 가맹사업도 천천
히 하고, 350개 이상 가맹점을 하지 않겠다. 가맹점 늘리
기보다 100년 가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비창업자에게 매우 인기
가 있다
<피자알볼로>의 음식은 다 직접 만들어야 하므로 편한
사업이 아니다. 편하게 장사하고 싶다면 <피자알볼로>를
권하고 싶지 않다. 프랜차이즈지만 장인이 있는 가게로
만들고 싶은 분들을 원한다. 앞으로 예비가맹점주 교육
기간을 두 달로 늘릴 계획이다.
1 2 3 가맹 포인트
➊ 피자가 다르다 : <피자알볼로>는 비싸지만 그
이상의 값을 한다. 100% 자연산 치즈, 72시간 이
상 발효시킨 수제 냉장 흑미 도우, 생토마토로 만든 수제소스, 직접 만든 피클, 그리고 무엇
보다 어떤 화학첨가물도 넣지 않았다.
➋ 독창적인 브랜드 가치 :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지 않는 <피자알볼로>의 브랜드 인지도가
업계 1위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브랜드 신뢰도는 단연 1위라고 할 수 있다. 비상한다는 뜻
의 브랜드 네이밍, 비행장을 테마로 한 매장, 그리고 건강와 웰빙 등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
드로 손색이 없다.
➌ 오래갈 기업 : <피자알볼로>는 가맹점 하나하나를 100년 가는 장인가게로 만들고자 노력
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다. 가맹점이 빨리 늘어나길 원하지 않는 보기 드문 생각을 가진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