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을 나왔지만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 취직은 했지만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로 다시 나온 사람들, 젊음을 회사에 바치고 이제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시니어들, 가족을 위해 잠시 커리어를 중단했다가 다시 경제활동을 하려는 여성들. 이들이 최근 창업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대부분은 처음 자기 가게를 열어 운영해 보려는 초보창업자들이다.
초보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상권분석이다. 특히 창업이 적성에 딱 맞는 사람은 아니거나 생계를 위해 철저하게 계산된 창업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알아둘 것은 상권 분석에서는 특별한 기술이나 요령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계산도 필요 없고, 수익에 대한 미래 예측도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관심을 가지고 끝없이 관찰하고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정보를 얻어내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다 보면 비로소 지금 잘 될 수 있는 창업아이템을 알아낼 수 있다. 그렇게 창업을 하면 현재 매출을 가장 잘 낼 수 있고, 내 투자에 응답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안정된 창업을 위해 상권분석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령은 있다. 창업점포의 위치와 접근성, 소비인구를 구성하는 요소와 주변 근린시설 등 3가지를 잘 따져보는 것이다.
높은 곳보다 낮은 곳, 신도시는 주의해야
상권을 분류하는 가장 큰 틀은 지리, 지형지세, 다시 말해 위치다. 상권은 지리적인 조건인 하천, 도로, 둑 등에 의해 나눠지므로 이 부분을 상세히 살펴 분석해야 한다. 예로부터 언덕이나 경사가 심한 곳은 상권이 거의 발달하지 않는다. 때문에 누군가가 미래투자성이 밝다는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피하는 것이 낫다.
지리적으로는 높은 지형보다 낮은 곳이 더 유리하다. 교통망이 더 잘 갖춰져 있고, 시장이나 극장, 예식장, 은행 등 각종 생활편의 시설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또 상권이 잘 형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성장은 잘 이뤄지지 않는 신도시, 서울 외곽지역의 베드타운 등은 상권형성과 성장이 더디거나 어려울 수 있어 초보 창업자는 주의해야 한다.
같은 건물 내에서도 이러한 원리는 작용한다. 깊게 내려가는 지상 2층보다는 지하 1층이 낫다. 보도가 높으면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가게 매출도 지상 1층이 가장 잘 나오고, 지하 1층이나 지상 2층은 60~70%, 지상 2층이나 지상 3층은 50~60% 정도의 이용률을 보인다. 이를 잘 파악해 보증금과 권리금도 지상 1층과 비교해 적절하게 파악해두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업종 업태에 따라 달라지는 입지
업종에 따라 점포의 방향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것이 더 좋은 창업 아이템이 있고, 적절한 습기가 필요한 아이템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커피전문점이나 식당 등의 외식업은 대부분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잘 드는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상권 내 상가들은 보증금이나 권리금도 비교적 비싼 편이다.
소비율은 역세권과의 접근성, 점포 주변을 통과하는 유동인구가 결정한다. 시내 중심가와 역세권, 대학가 상권이라면 이를 쉽게 충족할 수 있다. 도시개발 사업 등에 따라 지하철이나 도로가 생기는 지역의 상권이라면 미리 선점해 두면 좋다. 서울 시내 주요 교통수단인 지하철은 유동인구와 배후 수요를 감안할 때 현재 매출 가능성이나 성장 가능성도 높다.
데이터는 반드시 현재의 것을 사용해야
주택가 상권은 일일이 거주인구의 소득수준, 연령층, 인구수와 세대수, 교육 정도, 주거 형태, 소비행태, 남녀 구성비 등을 비교, 분석해야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한 가지 팁을 더 주자면, 어떤 곳이든 상권이 형성된 곳은 그 주변에 형성된 점포들을 살펴보고 상호 보완과 함께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는지 살펴보라는 것이다. 주변에 경쟁 매장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필수다.
일반적으로 초보창업자들은 수개월, 수년 전부터 데이터를 분석해 상권을 알아보지는 않는다. 때문에 쉽게 실패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현실을 배제한 채 이론만으로 접근하거나, 지나치게 오래된 데이터만을 믿고 상권을 선택하는 것도 실패 요인이 될 수 있다. 데이터는 반드시 어제도 아닌 오늘의 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주)바이앤셀파트너스 김진 실장은 (주)바이앤셀파트너스 내 프랜차이즈 인큐베이팅팀 팀장으로서 외식업체 개발 및 우수인력 헤드헌팅 역할을 맡고 있다. 한일공동개발 외식 프랜차이즈 마케팅 개발위원을 역임, 창업자 및 프랜차이즈 업계 대상 아카데미와 강의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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