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욕심 때문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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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욕심 때문이다 (1)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4.09.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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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당히’ 돈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설령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가 생각하는 ‘적당히’의 개념은 적당히라고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사람들은 돈을 ‘많이’ 가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여기서 현실과의 괴리가 발생한다. 버는 돈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 매월 300만원의 실수령액을 받는 사람의 경우 1년이면 3600만원, 10년이면 3억6000만원을 벌어들인다. 10년이 지나면 얼마나 통장에 가지고 있는가? 300만원에서 써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각종 세금, 관리비, 교통비, 식비, 문화생활비, 보험료, 여행비, 경조사비 등등 아주 사소하지만 안 쓸 수 없는 것들을 쓰고 나면 사실 얼마나 남는가?
물가는 해가 갈수록 가파르게 상승한다. 통계에 나오는 물가상승률은 전혀 체감이 되지 않는다(물가상승을 연동한다는 국민연금의 경우 매년 잘해야 2%를 상회하는 정도의 상승을 반영한다). 이런 말이 있다. 월급은 산술급수적으로 오르고 물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오른다고.
도저히 말이 안 된다. 한 달에 잘해야 50만원, 1년에 600만원을 내 생활에서 떼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수 천만원의 자동차를 사고 싶어 하고 몇 억씩 하는 집을 사고 싶어 하고 노후의 생활마저 안정적이고 싶어 한다. 20년을 모아도 1억2000만원이고 이 역시 20년간 전혀 한푼도 쓰지 않고 잘 모아두었다는 가정에서다.
그래서 사람들은 욕심을 부린다. 아니, ‘터무니없는’ 욕심을 부린다. 부동산으로 돈 번 사람, 주식으로 돈 번 사람. 주변에 꼭 있다. 하지만 내가 바로 아는 사람은 없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자신이 다른 누군가로부터 그 누군가의 지인이 그랬다는 식으로 주체도 알 수 없고 정말 그 사실이 존재하는지도 알 수 없을 풍문들만 떠돈다. 그리고 생판 본적도 없고 그 사람이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지도 모르면서 주식방송이라는 것을 보고 그 안의 전문가라는 사람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가 말하는 종목을 기다리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가 왔을 때였다. 주식투자를 한다고 하는 지인이 물어왔다. 나 같으면 어떤 주식을 사겠느냐고. 나는 주저 없이 ‘현대자동차’를 꼽았다. 차트분석이니 뭐니 그런 거 하나도 없이 그저 세계 5위의 자동차회사라는 곳의 주가가 겨우 2만원대 초반이라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고, 그 회사가 망할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어느 정도의 확신은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나도 아는데, 한 주에 2만원은 너무 비싸.”
단지 이 이유만으로! 현대자동차의 주식을 못 사겠다고 했다. 단지 주당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와 두 배의 수익이 나려면 주당 2만원이나 올라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냐는 것이 현대차의 주식을 살 수 없다는 이유였다. 기업의 내재가치가 어쨌니 재무제표 분석이 어쨌니 책 사고 공부했던 사람들의 최종 투자선택의 이유는 겨우 이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천 얼마의 듣도 보도 못한 그 당시 상승세라는 코스닥의 한 기업의 주식을 수천 주 샀고, 당연히 반도 못 건졌다.
만약 이 사람이 내 생활에서 뚝 떼어낼 수 있는 1억원이 있었다면? 주저 없이 현대차의 주식을 5000주를 살 수 있었을 것이고 지금은 10억이 넘는 평가액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은 종잣돈이 핵심이었다. 2만원짜리 주식이 2만4000원이 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면서 천원짜리 주식이 1400원이 되는 건 쉽다고 생각을 한다. 한쪽은 4000원이고 한쪽은 400원이라 당연히 후자가 쉬울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상한 계산을 그 상황이 닥치면 하는 것이다.
모두 욕심이 눈과 생각을 가려버린 것이다. 욕심은 조급함을 부르고 조급함은 판단력을 흐리게 하여 결국엔 한 발 물러나서 바라보면 전혀 말도 안 되는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훈수 두는 사람이 판을 더 잘 보는 것처럼.

 

강경완 메트라이프생명 FSR은 국민대학교 마케팅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언론사를 통해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으며, 금융교육 전문기업 이패스코리아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e-mail koolnjo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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