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어떻게 투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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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어떻게 투자할까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5.09.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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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6일, 2015년 세법개정안이 발표되면서 많은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든 용어가 있다. 가입자가 예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택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통합 관리 할 수 있으며 일정기간 동안 운용수익에 대해서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ndividual Savings Account, 이하 ISA)이다. 2018년 12월 31일까지 가입이 가능한 ISA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SA는 쉽게 말하면 바구니 하나를 만들어서 돈을 넣어놓고 운용하는 사람에게 어느 회사의 어느 상품에 얼마를 투입하라고 지정할 수 있는 계좌다. 전년도 과세기간에 근로 또는 사업소득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입 가능하지만 금융소득 2000만 원 이상 발생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해당이 안 된다.
ISA는 은행, 증권, 보험사 등에 가서 개설하고 여러 금융회사의 상품 중에서 계좌로 편입할 상품을 직접 선택하며 신탁업자(계좌를 발급할 수 있는 금융회사)에게 운용을 지시한다. 신탁업자는 소정의 수수료를 얻는다. 연간 납입한도는 2000만 원이며 의무가입 기간은 5년이다. 예외조항도 있지만 우선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그럼 ISA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일까? 바로 비과세와 저율분리과세이다. 5년간 총 이익 중 200만 원까지는 비과세를 적용하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9.9%(지방세 포함)의 분리과세를 적용하기 때문에 전액 15.4%의 세율을 적용받고 금융소득종합과세에도 합산되는 부분까지 생각을 하면 의외로 혜
택이 좋아 보인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금융상품의 한 종류가 될 수 있을까? 필자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신탁재산과 투자재산이 혼합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A은행에서 ISA를 개설하면 A은행의 예적금을 가입할 수 없다는 얘기다. 증권사와 은행, 보험사를 모두 가지고 있는 계열사라면 크게 타격을 입지 않겠지만 계열사 없는 순수은행의 경우는 오히려 소정의 수수료 외에는 남는 게 없을 수도 있다. 그럼 이 제도로 혜택을 볼 수 있는 회사는 어디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보험사라고 생각한다. 외국의 ISA와 비슷한 계좌들과는 달리 이번에 시작하는 ISA는 보험상품에 돈을 투입할 수 없게 되어있다. 그럼 보험사들이 계좌를 개설해서 계열사의 금융회사에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가입자를 몰고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재무설계라는 글자와는 전혀 상관없는 ‘보험팔이’를 하고 있는데, ISA를 개설하면서 좀 더 재무설계의 강자인 것처럼 이미지를 만들어서 고객들을 호도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ISA는 보험을 판매하는 또 하나의 접근 수단이 될 수 있다. 생각해보자. ISA를 개설할 수 있는 보험사의 설계사들이 고객들을 회사의 상담센터로 고객을 데려가서 그 안에서 이런저런 금융상품 가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할 수 있다. 고객에게 유리하게 이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험설계사들은 아는 고객에게 좋은 게 있으니 가보자는 유인책은 있어도 금융이나 재무적인 관점에서 숙련된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맹점이 있다. 결국 보험 끼워팔기의 하나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두 번째는 제도상의 맹점이다. 과연 정부가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함이 맞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바로 5년 의무가입이라는 조건인데, 5년 내에 해지를 하게 되면 세금을 추징한다. 예외사항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5년간 돈을 묶어 놓아야 빛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외국의 경우는 중도인출이 가능하지만 한국에서는 안 된다. 과연 현재의 어떤 고객이 1년에 수 백, 수 천만 원을 5년간 묶어놓을 자신이 있을까. 이 글을 보는 당신은 가능한가? 솔직히 말하면 필자는 불가능하다.
앞에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이 불가하다고 했다. 그들이 그러면 이 계좌로 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근로소득이 있는 자녀나 임대소득이 있는 배우자에게 자산을 분산 한다면 이 역시 그들만의 ‘세(稅)테크’로 ISA가 이용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이 자산가들도 ISA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구조적인 맹점이다. 우리 대다수는 이미 손쉽게 가입할 수 있으며 비과세가 되는 상품을 알고 있다. 바로 주식형 펀드이다. 국내주식형펀드는 지금도 수익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그러니 ISA에 돈을 넣어놓고 국내주식형펀드에 돈을 투입하라는 투자선택은 미안하지만 어리석은 선택인 것이다. 장기간 묶이는 돈이니 예적금의 비중도 높게 가져가기 애매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국 채권형펀드나 ELS, 해외펀드, ETF,파생결합증권 등에 투자하도록 ISA를 개설하는 금융회사에서 권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진심으로 우리의 돈을 소중히 생각할까? 이것들 모두가 수익이 난다는 보장이 있는 상품이 결코 아니다. 어찌 보면 처음에 반짝했다가 수그러든 재형저축보다도 못한 상품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ISA는 재형저축과 소장펀드를 합쳐서 약간의 기능을 넣어서 이름만 바꾼 자산가를 위한 합법적인 절세계좌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결국 그들만의 리그인 것이다. 1년에 2000만 원씩이나 5년 동안 돈을 불리는 목적의 지출을 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잘해야 월 몇 십만 원 투입할 수 있는데 거기서 오는 운용소득이 크지 않을뿐더러 거기에 매기는 세금조차 적을 수밖에 없다. 5년간 돈을 활용하지 못하는 리스크를 떠안을 이유가 없다. 차라리 은행에 돈을 넣어놨다가 주식이 많이 싸졌다 싶을 때 그때 제일 많이 가입하는 주식형펀드에 자금을 옮기는 게 더 현명할 것이다. 혹시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기면 돈을 찾아 써도 되지 않는가.
저금리시대에 근로자, 자영업자의 종합적 자산관리를 통한 재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했고, 시장상황에 맞추어 계좌 내 금융상품을 자유롭게 편입 및 교체할 수 있도록 해서 편의성, 상품성이 제고된다는 취지만 좋은 제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은행도 주식형펀드도 투입할 필요가 없는 세금혜택을 주는 계좌를 만들어서 엉뚱하게 투기성(욕심이 더 큰 투자를 필자는 투기라고 생각한다) 돈의 투입만 더 만들어서 우리를 더 아리송하게 만들어버렸다. 필자가 너무 안 좋은 이야기만 계속한 것 같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ISA는 적당히 맛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가 혹할만한 탐스러운 과일은 아니다. 가입은 자유지만 이 글을 쓰는 나는 안 할 생각이다.

 

 

 

강경완 W에셋 지점장은 국민대학교 마케팅학과를 졸업하고 여러 언론사와 각종 강의를 통해서 솔직하고 정확한 금융의 이면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뜬구름 잡는 기존의 재무설계에서 벗어나 삶을 가장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실질적인 재정설계 상담을 하고 있으며 이패스코리아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www.facebook.com/hellohog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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