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교육과 현장경험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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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교육과 현장경험이 중요하다
  • 창업&프랜차이즈
  • 승인 2015.09.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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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소상공인지원기관에 근무하면서 예비창업자를 위한 창업 강좌인 5단계 패키지 교육생 담임을 2개월 맡은 적이 있었다. 그때 교육생인 50대 중반의 전업주부가 교육을 마치고 여러 가지 준비과정을 거쳐 창업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개강 첫날, 한 수강생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나눈 대화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가던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던 끝에 소상공인지원기관에서 하는 창업교육의 광고를 접하고, 무작정 접수를 하게 됐다. 그리고 첫마디가 ‘성 공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눈빛이 달랐다. 생존에 대한 의지가 살아 숨쉬고 있었다. 생각의 변화를 가져온 동기가 무엇인지 굳이 물어 보지는 않았다. 물어보지 않아도 알 것만 같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가정의 경력단절 여성과 전업주부들 대부분이 무슨 일인가를 하고 싶어 하고, 또 하는 일에 성공하고 싶은 생각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희망이 있기 때문에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하고 힘들어도 참고 견디고 있는지 모른다.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가 얼마나 창업하기를, 또 창업해서 성공하기를 원하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창업, 끈기와 믿음으로 성공을 이끌다
교육기간 동안 창업에 대한 전문지식도 중요하지만 개업하기까지 힘든 과정에 대비해 많은 준비와 정신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동안 경제활동에서 벗어난 경력단절여성과 전업주부, 퇴직자들은 한때 유행한 업종에 치중한 창업을 주로 선호해 실패 사례가 많기 때문에 유행 업종과 유망업종에 대한 비교 분석능력과 사업타당성, 아이템에 따라 상권의 위치를 구별해 내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지금이 아니라 3~5년 후에도 유망한가를 따져보는 데에서 출발해 일단 상품 및 서비스 가치제공의 기본에 충실하는 한편, 자신이 잘 아는 분야나 자신의 취미와 적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녀에게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된 자질 중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인 끈기와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도록 주문했다. 끈기는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핵심적인 자질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대부분 포기하려고 할 때 성공한 창업자들은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역경을 돌파하는 힘이 강하다. 그녀에게 2개월 교육과정에서 틈나는 대로 기업가 정신을 갖도록 했다.
현장경험과 이론 및 실기 등 철저한 창업준비
졸업 후, 창업 준비기간 동안의 이야기를 들었다. 떡전문점을 창업아이템으로 정하고 3개월간 떡집에서 현장경험을 하면서 생산공정 전반에 대해 배우고 노력했지만 주인의 비협조로 떡 제조기술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떡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인사동에 소재한 전문학원을 찾아 6개월 동안 떡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았다. 떡 생산과 관련해 이론과 실기의 전 과정을 익히고 난 후 상권입지를 정하고 창업하기 까지 1년 2개월의 기간이 걸렸다.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자녀교육보다도 더 힘들다는 푸념도 했지만, 목동아파트 단지 인근에 30평 규모의 떡전문점을 창업했다. 힘들고 고된 준비기간 이었음을 얘기하면서도 창업 후, 바로 창업박람회에 출품한 떡은 박람회장 안에서 호평을 받았다.
성공이었다. 창업의 진실한 맛을 보는 순간이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다.
준비된 창업, 실패 확률 줄인다
준비된 창업은 전문분야라 할지라도 성공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이 창업자 사례에서 보듯 창업이란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녀는 현재 서초동으로 사업장을 이전해 떡과 이바지전문점을 운영하면서 결혼식에 필요한 폐백음식 납품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창업 후, 지금은 안정된 사업경영으로 어려움은 없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종업원 문제였다고 한다. 떡제조기술을 가르쳐주고 숙련될 쯤에 그만두고 본인이 창업을 한다는 것이다. 다시 신입직원을 채용해 떡 제조기술을 가르쳐줘야 하는 과정이 반복되다보니 생산과 수익성에도 많은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다행히 떡의 주재료로 쓰이는 찹쌀과 일반쌀의 가격 변동폭이 적어 재료구입이 용이했다. 봄, 가을 혼수철에는 단체주문이 많아 밤을 새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하루 일과는 아침 5시에 시작해 오후 7시에 끝나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 좋았다. 이제는 고정고객이 많아 수요예측이 가능하고 일정한 규모의 당기순이익으로 안정된 가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렇듯 창업은 타고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재물이 많고 능력이 있는 사람, 재벌가의 2세만이 창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라도 창업을 할 수는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지금처럼 경쟁이 격화돼 있는 창업환경에서 실패할 수 있는 확률이 너무 높다. 따라서 창업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 사례에서 보듯이 교육과 현장경험을 충실히 하고 창업 이후에도 일정한 기간 동안 사업정착단계까지 창업후견인(mentor)을 두어 지속적인 창업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생각해 볼일이다.

 

 

 

 

 

전남신용보증재단 해남지점 박찬규 지점장은 1954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광주상고를 나와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산업은행, 한국기업평가(주), 기보캐피탈을 거쳐, 서울시 마포소상공인지원센터 센터장을 지냈으며, 서울시 신용보증재단에서 소상공인 창업과 경영개선을 위한 경영지도에 힘써왔다. 현재는 진이창업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며, 소상공인들을 위해 자금지원과 경영지도에 전념하고 있다. 「성공창업 가이드북」을 펴낸바 있다.
e-mail Soood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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