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한 아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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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한 아우 없다”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7.08.2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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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제2브랜드 열풍 속
▲ 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첫 번째 브랜드의 성공을 기반으로 새로운 재2브랜드를 속속 론칭하고 있다. 매년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제2브랜드 론칭 또한 지속되고 있어,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제 2브랜드 왜 시작할까?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의 제2브랜드 열풍이 과열되고 있다. (주)놀부는 <놀부보쌈>부터 <놀부부대찌개>, <공수간> 등 10여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제너시스는 <BBQ> 외에도 <닭익는마을>, <참숯바베큐치킨> 등 6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본죽>으로 유명한 본아이에프(주)의 경우에도 <본도시락>, <본설렁탕>, <본비빔밥>까지 적지 않은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렇듯 프랜차이즈 업계는 너나 할것 없이 제2브랜드 론칭에 여념이 없다. 자칫 제2브랜드의 실패는 제1브랜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속속 이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제2브랜드 행렬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구조와 연관이 있다.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 보면 제1브랜드가 어느 정도 성공궤도에 오르면 더 이상 가맹사업을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은 본사의 노하우와 시스템을 가맹점에게 전수시켜 주고 그 대가로 받는 ‘로열티’에 있다. 가맹점 개설이나 물류 공급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별도의 옵션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가맹점을 개설해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 본도시락


때문에 제1브랜드의 운영 시스템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템의 제2브랜드를 론칭해 가맹점을 전개해 나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현재 반짝 인기 아이템에 우르르 몰렸다가 금방 가라앉는 우리나라의 트렌드 중심의 프랜차이즈 사업 특성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때문에 예비창업자는 창업에 앞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보공개서를 통해 브랜드 론칭이력, 현재 경영상태, 재무상태, 매출액, 영업이익, 최근 3년간의 가맹점과 직영점의 수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또 그만큼 제2브랜드를 준비하는 본사에도 더욱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는 건 당연하다. 장안대학교 변명식 교수는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상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하나의 브랜드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든 구조”라며 “좁은 프랜차이즈 시장 안에서 입맛이 자주 바뀌는 문화 특성까지 고려했을 때 메인 브랜드와 더불어 제2, 제3브랜드의 론칭은 불가피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매출확대를 목표로 하는 오너의 사업영역 확대 의식과 도입,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의 주기가 짧을 경우도 제2브랜드를 시작하는 이유로 꼽힌다.

 

▲ 닭익는마을

제2브랜드 더 많은 투자 필요
특히 우리나라 프랜차이즈산업의 60~70%가 외식업이라는 부분에도 주목할 만하다. 제1브랜드의 노하우와 시스템을 기반으로 실패확률을 줄이기 위해 유사한 외식부문으로 제2브랜드를 론칭하는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외식시장에서 가맹사업의 전개는 어느 수준의 경쟁력에서 한계를 들어 낼 수밖에 없다. 제1브랜드의 인지도가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리 길진 않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메뉴의 차별성 외에 차별화된 경쟁력 제고, 더 탄탄한 기반으로 한 제2브랜드 전개가 필요하다. 변 교수는 또 “기존 제1브랜드를 신설할 때와 마찬가지로 시스템 구축, 인력강화, 운영방법 등 새로운 틀을 잘 잡아야 하며 더불어 개선사항이 더해질 때 보다 안정적인 제2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로마강정>으로 유명한 (주)마세다린의 <김마로>, <도면당>과 <원할머니보쌈·족발>을 운영중인 원앤원(주)의 <커피에투온>, 한때 <메드포갈릭>과 <스파게띠아>를 운영했던 (주)썬앳푸드의 <스파게띠아 익스프레스> 등 꽤 이름이 알려진 곳들의 제2브랜드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특히 <스파게띠아 익스프레스>의 경우 기존 <스파게띠아>의 운영시스템에서 모든 시스템을 셀프로 변경하고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웠지만 기존 <스파게띠아>의 덜어먹는 푸짐함이라는 이미지가 오히려 걸림돌이 되며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실제 제1브랜드의 성공으로 인해 다수의 제2브랜드를 론칭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업체 관계자는 “제1브랜드의 인지도가 있다고 큰 욕심이나 목표보다는 소비자 중심으로 좋은 메뉴, 환경,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한다”며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를 뛰어넘겠다는 등의 특정 성과에 얽매이지 않는 별개의 운영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제2브랜드 론칭 목적으로 신성장 동력을 꼽은 이 외식업체는 그동안의 실패를 경험삼아 신중을 기해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3년 이상 기획 중인 이번 제2브랜드는 메뉴자체의 신선함보다는 공간적인 것과 경험을 부여할 수 있는 것들에 초점을 맞추는 등 실패를 토대로 만전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 오빠닭

노하우와 바른 기업정신 겸해져야
반면, <본죽>으로 유명한 본아이에프(주)의 경우 탄탄한 준비과정을 통해 <본도시락>을 제2브랜드로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본도시락>은 2009년부터 3년간의 테스트 점포 운영 기간을 거쳐 2012년 2월 말 가맹사업을 시작했으며, 론칭 1년여 만에 150호점을 돌파하는 등 도시락 업계에서 빠르게 입지를 굳혔다.

또 제1브랜드의 인지도에 기대는 것이 아닌 한식 메뉴에 대한 시장 파악을 시작으로 본아이에프(주)의 물류시스템, 데이터를 활용한 상권 특징과 매출 현황 등 노하우와 운영 시스템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본아이에프(주)는 <본죽>을 시작하며 기본 철학인 ‘본(本)’을 바탕에 두고 건강한 맛, 재료, 양, 서비스에 있어 기본을 지키는 것을 강조,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제2브랜드를 준비한 부분도 눈에 띈다. 

본아이에프(주)의 관계자는 “가맹본부와 제1브랜드의 명성과는 별개로 새로운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을 꼼꼼히 체크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익보다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본 철학을 바탕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반적인 트렌드 파악 우선
프랜차이즈업계 한 전문가는 “제2브랜드는 가능하면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맥도날드>와 같이 단일 브랜드로 수천개의 가맹점을 개설할 수 있듯이 기존 제1브랜드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포화상태인 시장에 관해서도 경쟁력을 제고해 해외진출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더 탄탄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문가는 또 “굳이 제2브랜드를 론칭해야 한다면 기존의 노하우와 시스템은 적용하되 마인드, 조직, 아이템 등 전혀 다른 사람이 다른 아이템을 가지고 시작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제1브랜드가 상황에 맞춰 조직을 탄탄하게 만들어 나갔다면 제2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브랜드 개발에 투여되는 시간이 짧고 이로 인해 제1브랜드에 끼워 맞추기식의 구조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때문에 무엇보다 소비자의 구매력과 구매성향, 문화, 시장의 흐름 등 전반적인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행 돼야 하고, 이에 맞춘 브랜드를 새롭게 준비하는 과정이 전제돼야 제2브랜드의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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