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카스테라 논란, 누구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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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카스테라 논란, 누구의 책임인가
  • 지유리 기자
  • 승인 2017.04.1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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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대왕카스테라의 문제점을 고발한 프로그램이 방영된 후 외식업계에서는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 ‘대왕카스테라=기름빵’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소비자의 분노는 커졌고, 이 피해는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에게 이어졌다. 일련의 사태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 또한 모호하다.


인기 브랜드의 추락
대왕카스테라는 대만 단수이 지방에서 건너온 것으로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6년에 소개되어 전체 가맹점 수만 전국 400여개에 달하는 인기 브랜드다. 소비자들에게는 이스트, 소다 등의 화학첨가물 없이 밀가루, 우유, 계란만을 사용한 레시피로 촉촉한 카스테라를 만든다는 광고를 내세웠다. 이에 맛과 영양을 겸비한 디저트로 평가받으며 빠른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TV방송을 통해 한 대왕카스테라 업체가 원가 절감을 위해 반죽에 버터 대신 다량의 식용유와 화학첨가제를 썼다는 것을 보도했고, 대왕카스테라의 촉촉함의 비밀은 다량의 식용유라는 폭로로 이어졌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충격적이었고, 이에 대왕카스테라의 소비는 급감했다. 결국 대왕카스테라 점포의 폐점이 속출했다. 업주들은 “특정 점포의 문제를 마치 전체의 문제점으로 호도한 방송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방송 후 대왕카스테라 업체들은 ‘믿고 드셔도 안전하다’는 안내 문구를 선보였지만 외면한 소비자를 다시 끌어 모으기엔 역부족이었다.


식용유? 좋다vs나쁘다
방송 후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식용유의 사용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았다. 
베이킹에서 식용유는 빵을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들기 위한 유지류의 하나로 거의 모든 빵에 들어가는 재료다. 동물성 지방인 버터에 비해 식물성 지방인 식용유의 경우,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의 함량이 낮아 심혈관 질환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다. 때문에 동물성 지방사용을 지양하는 경우엔 버터 대신 식용유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용하는 유지의 따라 식감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버터는 고급스러운 맛을, 식용유는 부드럽고 쫀득한 맛을 낸다. 결국, 첨가물에 따라 음식의 특성이 달라질 뿐 이를 좋다, 나쁘다로 평가 할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이다. 
결국 모든 베이킹에 식용유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카스테라의 부드러운 맛을 내기 위해 조금 다른 비율의 재료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더 적합해 보인다.


수명 짧은 외식업계
외식업계에서 특히 위생 문제는 소비자들에게 민감한 부분이다. 때문에 한번 돌아선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어느 한 고발프로그램의 마녀사냥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단정 짓기에는 더 큰 문제점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자료를 살펴보면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10년 이상, 가맹점 수 500개 이상인 브랜드는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의 0.8%에 불과하며,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평균 수명은 4~5년에 불과하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음료가 평균 3년 10개월로 가장 짧고, 분식·주점의 평균 수명도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패스트푸드와 아이스크림이 각각 7년, 6년 8개월을 나타냈다.  
국내 프랜차이즈의 수명이 유독 짧은 이유는 가맹사업이 그저 가맹점주 끌어 모으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현혹시킬 아이템, 일명 ‘창업 트렌드’가 떠오르면 본사는 시선을 끌기 위한 무리한 마케팅을 전개한다. 이에 불투명한 마케팅이 출연하고,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시장 시스템을 강요하게 된다. 
어쩌면 대왕카스테라는 이번 방송사태가 아니더라도 언제든 인기가 사그라들 수 있는 외식업 아이템이었는지도 모른다. 쏠림 현상이 강한 아이템일수록 반짝 성공에 그친 경우를 지금까지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레시피가 단순할수록 아류 브랜드의 양산이 쉽고, 시장 쪼개 먹기 식의 시스템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소비자들의 입맛이 빨리 바뀌는 외식업계에서는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꾸준히 사랑받는 아이템의 개발 필요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보드게임 카페, 버블티 전문점, 대패 삼겹살 등 모두 쏠림현상에 편승해 성공한 아이템이었지만 반짝 아이템으로 그치고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매출확보의 브랜드들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때문에 반짝 뜨는 아이템의 경쟁이 뜨거운 게 현실이다. 
이에 롱런하는 브랜드의 출현을 위해서는 보다 투명한 경영 방식과 차별화된 아이템의 개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한 점주들의 경우 본사에 대한 의존율을 낮춰 경쟁력을 키우고 창업시장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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